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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탑승 가능한 시외버스 현장 검증, ‘빨리 도입 되었으면’
시외이동권 소송 항소심 현장 검증...2층 저상버스·리프트 버스 점검
등록일 [ 2016년11월15일 16시03분 ]

14일 경기도 김포시 김포운수 차고지에서 시외이동권 소송 현장 검증이 진행됐다. 현장검증에 앞서 장애인 당사자가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버스에 탑승하는 모습.

“다리가 잘 안 굽혀지고 팔에도 힘이 없어서 일반 버스를 혼자서 타고 내리는 일은 공포스러워요. 예전에 버스 타고 가다가 휴게소에서 굴러 떨어졌거든요. 땅바닥에 패대기쳐진 모습을 사람들이 지켜보는데, 아직도 그 사건이 저에게는 트라우마로 남아 있어요. 오늘 현장 검증에서 저상버스 경사로와 휠체어 리프트로 혼자서 버스를 타고 내릴 수 있었는데, 안전하고 편리했어요.” (유영희 한국여성장애인연합 상임대표, 보행이 불편한 지체 1급 장애인)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들이 국가와 버스 사업자를 대상으로 시외이동권을 보장하라는 차별구제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휠체어 탑승 설비를 갖춘 차량이 교통약자들에게 실제로 안전하고 편리한 교통수단인지 확인하는 법원의 현장 검증이 이뤄졌다.
 

이번 시외이동권 소송은 지난해 3월 4일 휠체어 이용 장애인, 유모차를 끄는 영유아 동반자, 고령자 등 교통약자들이 국토교통부 장관, 서울특별시장, 경기도지사, 버스 사업자인 금호고속과 명성운수 등을 상대로 제기한 것이다. 원고는 피고에게 손해배상 및 시외 저상버스 도입계획 마련을 통한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서울중앙지방법원 재판부는 버스 사업자에게만 휠체어 탄 장애인 등이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을 도입하라고 판결했을 뿐, 국가의 시외이동권 보장 책임은 인정하지 않았다. 원고와 피고가 모두 결과에 불복해 현재 서울고등법원 민사30부(부장판사 강영수)에서 항소심을 진행하고 있다.
 

항소심 재판부는 14일 오후 3시부터 약 1시간 30여 분 동안 경기도 김포시 김포운수 차고지에서 휠체어 탑승 설비를 갖춘 버스에 대한 현장검증을 진행했다. 이날 검증에는 유영희 상임대표(지체 1급) 등 원고 측 당사자와 대리인, 금호고속, 명성운수, 경기도 등 피고 측 대리인이 참여했다. 그러나 또 다른 피고인 국토교통부, 서울시 측 대리인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날 현장검증에서는 현재 김포시에서 운행 중인 8601번 2층 저상버스,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버스 등을 직접 탑승하며 도입 가능성과 편의성, 안전성 등을 집중적으로 검증했다. 먼저 2층 저상버스의 경우 휠체어 이용 장애인, 보행이 어려운 장애인들이 수동 경사로를 통해 승하차하고, 휠체어 고정 설비를 직접 착용했다.
 

탑승 시범을 진행한 정아무개 씨(뇌병변 1급)는 “이 버스를 타면 옆으로 타고 가야 하다보니 급정거를 하면 머리가 흔들리면서 다칠 수 있다. 그렇지만 보통 저상버스처럼 앞을 보고 갈 수 있게 개조되면 안전성은 크게 문제가 없을 것”이라며 “경사로를 이용해 타고 내리는 것은 편리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상훈 김포운수 상무는 “2층 저상버스는 자체적으로 리타더(브레이크 보조 장치)가 있어 급정거 상황이 적을 뿐 아니라, 안전벨트로 휠체어를 고정하면 휠체어가 크게 흔들리지 않는다. 벨트 자체도 일반 안전벨트보다 더 팽팽하다.”라며 “고속 주행은 시속 80km까지 가능하지만, 2층 버스의 차체가 높아 흔들리기 때문에 그렇지 저상버스라서 속도를 못 내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상무는 “장애인을 태웠을 때 기사들이 더 조심하는 부분이 있기는 하지만, 운행 중 사고가 난 적은 아직까지 없었다”라며 “탑승 시간이 오래 걸려 배차가 지연된다고 해도 기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현장 검증에 앞서 장애인 당사자가 2층 저상버스에 시승하는 모습.

현재 국내 일부 관광버스회사가 소유 중인 휠체어 리프트 버스에 대해서도 점검이 진행됐다. 이 버스에는 비장애인 좌석을 떼어 전동스쿠터 최대 6대, 전동휠체어 최대 9대, 수동휠체어 최대 12대를 태울 수 있으며, 운전석과 리프트 입구 양 측에서 리프트를 조종할 수 있다. 이날 검증에선 실제 도로를 주행하면서 시속 80km 이상 고속 주행, 급제동 등 상황에서 안전성, 편리성 등을 직접 시험하기도 했다.
 

오영철 서울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소장은 “탑승 과정에서 불편함이나 불안함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기본적으로 전동휠체어 자체가 자동으로 브레이크가 걸려 있는데다 다시 차량의 안전장치로 고정하기 때문에 휠체어가 크게 흔들릴 우려가 거의 없었다.”라고 강조했다.
 

오 소장은 “이런 설비가 도입되면 두 말할 나위 없이 좋다. 장애인들이 고향이든 자기가 원하는 곳이든 훨씬 이동하기 편해질 것”이라며 “버스 시스템에 장애인이 접근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예산이 아무리 많이 들더라도 이동권 보장의 책임은 정부에게 있다.”라고 지적했다.
 

원고 측 대리인인 임성택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는 “이날 현장 검증을 통해 저상버스와 휠체어 리프트를 장착한 버스가 장애인에게 유용한 이동수단임을 체험했다”라며 “해외에서도 이미 저상버스나 휠체어 리프트 장착 차량으로 고속 주행을 하고 있고, 오늘 주행에서도 별다른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임 변호사는 “미국에서는 버스 회사가 전향적으로 휠체어 탑승 설비를 갖추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한국의 운송사업자들도 이번 재판을 계기로 전향적인 결정을 내려줬으면 한다.”라며 “1심 재판에서는 교통행정기관에 의무가 없다고 했으나, 장애인 시외이동권은 교통행정기관이 나서야 할 문제다. 저상버스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고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외, 고속버스의 운행 규격을 새로 만들 필요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편 버스회사 측을 포함한 피고측은 1심 재판에서 △광역 간·시외 이동을 위한 저상버스의 표준화된 안전기준과 규격 등이 없다 △저상버스 등의 도입은 국가 및 지자체에 과도한 부담을 준다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이 교통사업자에게 구체적인 의무를 지우고 있지 않다는 등의 이유로 버스에 교통약자 편의시설을 설치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장애인 당사자가 2층 저상버스에 탑승한 모습.
장애인 당사자가 휠체어 리프트 장착 버스에 탑승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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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redspirits@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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