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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표님, '대선보다 탄핵'이라고 말하지 않았나요?
한기총 찾아가 '동성애 포함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한다' 말한 문재인 후보
이번 주부터는 촛불집회에 나오지 마시길
등록일 [ 2017년02월14일 15시08분 ]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보수기독교 단체에 동조하는 발언을 해 촛불시위와 동떨어진 대선 행보를 하고 있다는 의심을 받게 됐다. 


<한겨레> 보도에 따르면, 문재인 대표는 13일 이영훈 대표회장을 비롯한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 소속 목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성적 지향’까지 포함한 포괄적 차별 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영훈 회장 등이 동성 결혼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히며, 차별금지법 제정 반대를 요청하자 “동성애나 동성혼을 위해 추가적인 입법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며 “우리 당 입장이 확실하니까 너무 염려하지 않으셔도 괜찮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는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선거운동본부가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하고 동성커플의 사회적 의무와 권리에 대한 제도적 대안을 마련하자고 한 것에 비해 후퇴한 입장이다. 물론 2012년 당시에도 보수기독교 단체의 반대가 있었고, 이를 의식하여 민주통합당 내 종교특별위원회가 “동성애와 동성혼을 허용하는 법률이 제정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기자회견까지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후보는 ‘인권이 우리 사회의 기초’이며, ‘누구나 존중받으며 사는 사회’, ‘국가가 단 한사람의 인권도 소홀히 않는 사회’를 만들겠다며,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공약했다.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문재인 페이스북
 

2012년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는 떨어졌고, 박근혜 정부 들어 보수 기독교 단체는 동성애 혐오와 이슬람 혐오로 기승을 부려 정치 세력화를 꾀했다. 2016년 2월 29일에는 보수 기독교 단체들이 주최한 국회 기도회에서 “두 당(새누리당, 더불어민주당) 대표님들”의 “항복 선언”을 받아내기도 했다. 거대 양당의 대표급 정치인이 이날 기도회에 참여해 보수 기독교 단체의 뜻대로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이다. 특히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은 이 법을 ‘동성애법’, ‘이슬람법’, ‘인권 관련 법’이라 표현하며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순실 국정농단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헌재 판결만을 앞두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어떤가? 박근혜의 시대착오적인 국정운영과 맹목적 지지 세력에 대한 국민적 분노가 100일 넘게 광장의 촛불로 타오르고 있는 지금, 문재인 대표는 왜 극우기독교 단체의 압력에 머리를 조아리는가? ‘한기총’이 아직 박근혜 탄핵 반대를 공식적으로 천명하지 않아서인가? <한겨레> 2월 9일자 보도에 따르면, 3.1절 박근혜 탄핵 반대 집회에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도 참가한다고 한다. 한국자유총연맹 정광영 사무총장대행이 그렇게 말했다. 물론 사실이 아닐 수 있고, ‘한기총’의 공식적인 참여가 아닌 개별적 참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명백한 것은 이영훈 대표회장이 국정교과서 도입과 사드 배치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는 등 박근혜 탄핵 반대집회에 참여하는 극우기독교세력와 같은 주장을 해왔다는 것이다.


지난 주 문재인 대표는 분명 “대선보다 탄핵”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촛불집회에 참여한 지 사흘 만에 탄핵반대집회의 핵심 세력인 극우기독교 단체에 굴복하여 포괄적 차별금지법 반대한다고 말한 것을 어떤 의미로 받아들여야 하는가? 그것이 대선 행보가 아니라면, 그럼 탄핵(반대) 행보인가? 설사 대선 행보를 하더라도, 문재인 예비 후보는 촛불집회에 참석해온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무지개' 깃발은 안 보이고, 보수기독교인들의 '표'만 보이는가? 문재인 후보에게는 촛불시민의 표와 태극기시위대의 표가 똑같은 '표'로 보이기 시작했는가? 그렇다면, 그래서 동성애 혐오로 무장한 보수기독교세력의 '표심'에 굴복한 것이라면, '차별과 혐오 없는 민주주의'가 촛불시민혁명의 지향점이라고 믿는 촛불시민의 한 명으로서 '이번 주부터는 촛불집회에 나오지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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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lizom@hanmail.net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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