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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강제입원 폐지 될 때까지 ‘개정 정신보건법’ 유지 권고
개정 정신보건법, 강제입원 대상으로 ‘자·타해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 모두 명시
등록일 [ 2017년03월06일 16시43분 ]

WHO가 한국의 개정 정신보건법 관련해 보낸 유권 해석 문서.
세계보건기구(WHO)가 개정 정신보건법(정신건강 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지원에 관한 법률, 아래 정신건강복지법)에서 강제입원 요건이 강화된 현 수준을 유지할 것을 권고했다. 오는 5월 30일 시행을 앞둔 정신건강복지법은 강제입원 대상을 기존 ‘정신질환이 있거나(or) 자·타해 위험이 있는 사람’에서 두 요건을 모두 충족(and)해야 하는 것으로 개정됐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미쉘 풍크 WHO 정신보건국 정신건강정책 및 서비스 개발과장은 지난 2일 공식서한을 통해 정신건강복지법에 대한 WHO 공식의견을 한국 정부에 전달했다.
 

WHO는 “정신건강 법률과 관련된 문제에 대해 WHO의 현재 입장 및 지침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위원회 입장 및 지침과 일치하다”면서 “본 위원회는 당사국이 장애에 근거한 비자의 입원을 허용하는 정신건강 법률을 폐지하도록 촉구해왔다”고 밝혔다.
 

이어 WHO는 “특정한 맥락에서, 그리고 본 법이 장애인 권리협약 조항과 조화를 이룰 때까지 제43조 제2항이 비자의 입원으로부터 강력한 수준의 보호를 보장할 수 있도록 '혹은'(or) 대신 '그리고'(and)라는 단어를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고 복지부에 밝혔다.
 

즉, 원칙적으로는 비자의 입원 조항을 폐지해야 하나 한국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해 기존보다 강제입원 요건이 강화된 정신건강복지법 조항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복지부는 “이번 WHO 입장 표명으로 논란이 되어왔던 개정 법률의 강제입원 요건 문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간 대한신경정신의학회 등 정신의료계는 자·타해 위험성과 치료 필요성을 모두 요구하는 것은 WHO 가이드라인을 오역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그러나 WHO 회신에 따르면, 해당 가이드라인은 2008년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의 발효로 철회되어 더는 효력이 없다.
 

현재 법 시행을 앞두고 복지부는 정신건강복지법 시행령·시행규칙안에 대한 입법예고를 해 오는 4월 11일까지 관련 단체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이와 함께 복지부는 “입원판정제도의 원활한 운영을 위해 국공립병원 전문의를 16명 증원하고, 지자체별 시행계획 수립을 3월 중 마무리할 예정”이라면서 “입원 필요성을 독립적으로 심사하는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 시범사업을 6월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알렸다.
 

또한 복지부는 “‘일각에서 입원환자의 절반에 달하는 4만 명이 퇴원한다’는 의견은 근거가 없는 무리한 주장”이라면서 “개정법률상에서 인신보호법상의 구제청구를 통해 입원 적합성에 대한 사법적 심사가 가능하며, 헌법재판소 지적에 따라 입원 시 동 청구권에 대한 고지 및 통지를 강화하여 환자의 사법적 청구권이 보장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차전경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장은 “20년 만에 강제입원제도가 개편되는 것으로 현장에서는 부담이 있을 수 있겠지만 정신질환자의 인권보호제도가 한 걸음 더 나아가도록 합심하여 노력할 때”라면서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해서 듣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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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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