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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가 설립한 장학숙, 그러나 “장애학생은 오지 마”?
정책모니터링센터, 장애인 차별하는 자치법규 26건 수정 요구
등록일 [ 2017년03월21일 13시01분 ]

서울시 서초구 소재 전라북도 장학숙 전경. (출처: 전라북도 장학숙 홈페이지)

서울 등 대도시 소재 대학에 진학한 지역 학생들의 학업 지원을 위해 지자체가 설립한 대부분의 장학숙에 장애학생은 입소할 수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장애인인권포럼 부설 장애인정책모니터링센터(아래 모니터링센터)가 21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장학숙은 월 15만 원가량의 저렴한 비용으로 이용할 수 있어 학부모들 사이에 인기가 높다. 그러나 “신체 및 정신상의 사유로 공동생활에 부적합한 사람”은 입사를 금한다는 장학숙 운영 조례로 장애학생은 입사 자격을 가질 수 없었다. 장학숙은 지자체에 따라 장학관, 향토학사, 향토생활관, 영재관 등으로 불리기도 한다.
 

모니터링센터가 전국의 장학숙 관련 조례, 규칙, 규정을 전수조사한 결과, 관련 자치법류를 제정한 자치단체 43곳 중 23곳(53.49%)에서 장애학생 입사를 제한하거나 퇴사 조치하는 장애 차별적 조항이 확인됐다.
 

자치단체별로 보면 인천 1곳(강화군), 경기 3곳(가평군, 연천군, 화성시), 강원 4곳(평창군, 양양군, 양구군, 철원군), 충북 2곳(제천시, 태안군), 전북 4곳(본청, 정읍시, 진안군, 전주시), 전남 4곳(나주시, 여수시, 강진군, 구례군), 경북 3곳(영천시, 청송군, 포항시), 경남 2곳(산청군, 합천군)의 자치법규에 이런 조항들이 있었다. 모니터링센터는 “관련 자치법규 없이 운영되는 곳도 상당수 있어 사정은 더 심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모니터링센터가 장애인차별이라고 지적한 조항은 ①신체 및 정신상의 사유로 공동생활에 부적합한 경우 ②정신상의 사유로 공동생활이 부적합한 경우 ③질병 등의 사유로 공동생활을 영위하는데 부적합한 경우 등 세 가지 유형이다.


모니터링센터는 “①, ②는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에 해당하므로 삭제해야 한다”면서 “정신상의 문제는 입사 제한 사유가 되어선 안 되고 그로 인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퇴사 사유로 논의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 ‘제주특별자치도 탐라영재관 설치 및 운영 조례 시행규칙’ 제3조(입주학생 자격 제한)의 2 “신체 및 정신상의 사유로 공동생활에 부적합한 자” 조항과 ‘태백시 향토학사 입사생 선발에 관한 조례’ 제5조(자격 제한)의 1 “신체·정신상의 사유로 공동생활이 어려울 때” 조항이 2011년과 2013년에 삭제된 바 있다.
 

또한 “‘가평군 향토학사 입사생 선발 조례’에만 있는 ③의 경우 ‘질병’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여 오해의 소지를 없애야 한다”면서 “강원도 정선군과 속초시의 향토학사 조례는 ‘전염성’ 또는 ‘감염성’ 질환이 있는 사람만 입사를 제한하여 장애인 차별 소지를 없앴다”고 밝혔다.
 

장애학생 입사를 금하는 장학숙 규정과 달리, 초중등학교와 대학교 기숙사에선 오히려 장애학생 입사를 ‘우대’하고 있다. 교육부의 ‘대학교 생활관 관생 선발 지침(예시)’은 거주지역에 관계없이 장애인을 생활관생으로 우선 선발하도록 권고하고 있으며, 대구시와 광주시의 중등학교 기숙사 설치 및 운영 조례도 사회적 배려 대상자(장애학생 포함)를 우선 선발하도록 명시하고 있다.
 

정수미 모니터링센터 연구원은 “지방자치단체들이 장애학생의 장학숙 입사제한 조항을 삭제하고,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우선 선발하는 적극적 조치에 나서야 한다”면서 “이번 기회에 장학숙의 장애학생 입사 제한 현황뿐 아니라 정당한 편의 제공 여부 등 전반적인 실태를 조사하여 장애학생들도 장학숙에 입사할 동등한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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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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