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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자를 차별하는 가장 무서운 방법은 그들에 대해 말하지 않는 거예요”
[독자인터뷰] 홍은전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등록일 [ 2017년08월21일 16시11분 ]
당신이 생각하는 비마이너의 존재 가치는 무엇입니까? 비마이너는 어떤 언론입니까? 비마이너 독자분들께 물었습니다.
내년도 최저임금 7530원, 월급으로 환산하면 157만 3770원. 급등한 최저임금을 감당하지 못한 비마이너가 대대적인 후원자 모집에 나섰다는 건 안 비밀. 이 곡진한 응답들로 더 많은 후원자를 유혹하려고 합니다. 비마이너의 존재 가치에 동의하는 이들이여, 지금 당장 유혹당합시다.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홍은전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
- 자기소개 해주세요.
홍은전이고, 노들장애인야학 교사입니다. 2001년, 한창 방황하던 스물세 살에 ‘우연히’ 만나서 지금까지 하고 있습니다. 2014년까지 야학 상근활동을 했고, 지금은 프리랜서 활동가(?)로 살고 있습니다. (소개할 때마다 난감합니다.) 인권기록활동네트워크 ‘소리’의 일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소리’는 잘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듣고 기록하고 글 쓰는 일을 합니다. 지금은 2007년에 평택 미군기지 확장으로 쫓겨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중입니다. 그러니까 많은 시간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기록하고, 글을 쓰고, 혼자 멍 때리며 보냅니다.

 

- 비마이너는 언제부터 읽으셨나요? 어떻게 알게 됐어요?
창간했을 때부터…… 읽지는 않았고요. 창간했던 사람들을 잘 알고는 있습니다. 저 사람들은 매일 뭘 저렇게 쓰나, 아무도 안 보는데, 쯧쯧, 했던 것 같습니다. 야학 상근활동하던 때는, 기사든 책이든 거의 읽지를 않았습니다. 세상 바쁜데 언제 저런 걸 읽으라는 것이냐, 생각하면서 술 먹으러 갔습니다.
 
- 비마이너의 존재 가치는 무엇일까요. 비마이너는 대체 왜, 존재해야 할까요? 
제가 술 먹으러 간 동안 그 사람들이 뭘 했는지는, 2013년에 알았습니다. 그해에 노들야학 20년을 기록하는 작업을 했습니다. 비마이너 창간과 함께 우리(노들과 장애인운동)의 기록이 그야말로 ‘폭발’했습니다. (책을 쓰는 동안 정말 큰 덕을 보았습니다.) 2010년 이전에도 우리는 정말 많은 것을 했는데, 기록된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기록되지 않는 것은 기억되지 않습니다. 기억하는 개인은 뿔뿔이 흩어지고 그 기억마저 반드시 흐려집니다. 세상이 소수자를 차별하는 수많은 방법 중 가장 무서운 것은 그들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입니다.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언론에 다뤄지지 않는 것이 아니라, 언론이 다루지 않으므로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됩니다.
그러니까 무엇보다 더 이상 ‘기자 없는 기자회견’을 하지 않아도 된 것이 가장 좋은 점 아닌가, 생각합니다. 제 친구 구◯◯님께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습니다. “너는 네가 준비하는 행사에 사람이 몇 명쯤 오는 게 제일 좋겠니? 50명? 100명? 200명?” 그때 저는 노들야학 이야기를 담은 책 『노란들판의 꿈』 북콘서트를 앞두고 무진장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거든요. (저는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걸 무척 싫어합니다. 저라면 딱 5~6명 정도가 좋습니다. 뒤풀이할 때 나랑 같은 테이블에 둘러앉은 사람들의 수 정도가, 제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정도입니다.) 그런데 제 친구는 이런 말을 해, 저를 놀라게 했습니다. “기자 한 명만 있으면 돼. 내 앞에 몇 명이 있는지는 하나도 안 중요해.” 그 친구는 ‘기자 없는 기자회견’을 많이 해봤대요. 그건 정말 힘 빠지는 일이라고요. 아무리 심각한 문제여도, 아무리 열심히 준비해도, 기사로 나가지 않으면 말짱 꽝, 그냥 묻혀버린다고요. 싸우는 사람이 계속 싸울 수 있으려면 들어주는 사람이 있어야 합니다. 비마이너는 수천 사람, 수만 사람의 몫을 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 근래 기억에 남는 기사와 그 이유는?
근래의 기사는 아니고, 2015년 연재된 <광인일기>가 참 좋았습니다. 연재될 때 본 게 아니라 책으로 묶인 걸 봤습니다. 이전엔 정신장애에 대해 전혀 몰랐습니다. 신선하고 충격적이고 가슴이 아팠습니다. 당사자들의 다양하고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던 인터뷰 글도 좋았고, 뒷부분의 글도 좋았습니다. 여력이 된다면 그런 좋은 연재 기사들은 꼭 책으로 묶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최근 <김상희의 삐딱한 시선> 칼럼도 잘 읽고 있습니다. 
 
- 비마이너가 좀더 다뤘으면 하는 기사는? (기사 아이템 좀 주세요!)
장애계 안에서도 잘 다뤄지지 않는 문제들을 ‘찾아서’ 다뤄주세요. 그런 면에서 이번 ‘선감학원’ 기획 연재는 아주 훌륭한 기사라고 생각해요.
 
- 비마이너는 어떤 '언론'인가요?
투쟁하는 장애인들의 기록자로, 진보적 장애인운동을 온전히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정말 중요한 매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소수자의 시선에서 세상을 바라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 자신의 시야를 확장하고 시력을 강화하고픈 모든 사람들에게 좋은 참고자료가 될 거라고 믿어요.  

 

- 비마이너에게, 그리고 비마이너를 읽는 분들께 이 말만은 꼭 해야겠다, 하는 말씀 있으신가요?
비마이너를 후원해주세요. 기자들이 안정적으로 기사 쓰는 일에 힘쓸 수 있도록 재정적 기반을 마련하는 건 정말 중요하니까요. 기자가 많아지고, 외부 필진도 늘어나서 비마이너가 새롭고 다양한 기사,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주길 바랍니다. 비마이너 동지들,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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