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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휠체어 탄 장애인도 고속·시외버스 탈 수 있어야’ 국토부에 권고
“장애인이 고속·시외버스 못 타는 것은 장애인 차별”
국토부엔 편의시설 설치, 기재부엔 예산 지원 권고
등록일 [ 2017년08월22일 13시29분 ]

2014년,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고속버스를 점거한 모습.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가 고속·시외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를 설치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국토교통부 등에 편의시설 설치 등을 권고했다. 이에 따라 곧 있을 장애인 시외이동권 2심 판결을 비롯해 장애인 시외이동권 보장 움직임에 물꼬가 트일지 귀추가 주목된다.

 

2015년 휠체어 이용 장애인 30명은 고속·시외버스 등에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탑승할 수 없는 것은 장애인 차별이라며 인권위에 진정했다. 지난 6월 30일 기준으로 전국에서 운행 중인 시외버스(고속형, 직행형, 일반형)는 1만 730대, 시내버스(광역급행형, 직행좌석형, 좌석형)는 4635대다. 이 중 휠체어 탑승 편의시설이 있는 버스는 경기도에서 운행 중인 2층 저상버스(직행좌석형 시내버스) 33대가 전부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국토부는 휠체어 이용 장애인이 탑승 가능한 고속·시외버스 표준모델 개발 등 실용화 사업 계획이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2017~2021)’에 있다는 등의 이유로 이는 장애인 차별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고속·시외버스 운송사업자들 또한 버스를 개조해 휠체어 승강설비를 장착하는 것은 현행 자동차 관리 및 안전 관련 법령에 위반되고, 고속·시외버스 제조회사에서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버스를 만들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어 자신들의 책임이 아님을 강조했다. 또한, 버스정류장 공간이 협소해 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를 장착하더라도 실제 이용이 어렵고, 휠체어 승강설비 설치비나 저상버스 구입비 등에 대해선 국가와 지자체 재정지원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토부의 주장에 인권위는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계획(2017~2021년)’이 예정대로 추진된다고 하더라도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할 수 있는 고속·시외버스가 상용화되기까지는 향후 약 4~5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과도기적 대책을 마련하라고 국토부에 권고했다.

 

인권위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고속·시외버스 상용화 전까지,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교통 수요를 고려해 현재 운행 중인 시외버스(고속형, 직행형, 일반형)와 시내버스(광역급행형, 직행좌석형, 좌석형) 일부에 휠체어 승강설비 및 휠체어 사용 장애인 탑승 공간이 설치될 수 있도록 버스를 개조하고, 휠체어 사용 장애인으로부터 사전예약을 받아 해당 버스가 운행될 수 있도록 하는 대책 마련을 국토부에 권고했다.

 

고속·시외버스 운송사업자들의 주장에 대해서도 인권위는 현행 고속·시외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자동차관리법령에 적법할 뿐만 아니라, 2006년부터 2016년까지 교통안전공단이 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 설치 관련 튜닝을 승인한 건수는 무려 243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버스제조사에서도 휠체어 탄 상태로 탑승이 가능한 고속·시외버스용 버스가 생산·판매되고 있었다.

 

이에 인권위 장애인차별시정위원회는 “교통사업자가 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를 설치하는 것은 국가와 지자체 재정지원 의무와는 별개로 교통사업자의 의무”라면서 “이로 인해 교통사업자가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입어 사업 유지가 어렵지 않은 한 설치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9조 제4항을 위반한 장애인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더불어 인권위는 기획재정부 장관에게도 국토교통부가 추진하는 고속버스 이동편의시설 설치비 지원 사업 등에 필요한 예산을 지원하고, 휠체어 사용 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시외·시내버스가 지속해서 확대될 수 있도록 교통사업자에 대한 재정지원, 금융지원, 세제지원을 확대 시행할 것도 권고했다.

 

호주, 영국, 미국 등 해외에서는 휠체어 사용 장애인의 고속버스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관련 설비 규정을 의무화하고, 최종적으로 모든 고속버스에 휠체어 승강설비 등 장애인 편의시설이 설치되도록 단계적 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또한, 휠체어 탑승 공간 한정(버스 1대당 1~2석)으로 장애인이 버스 이용 시엔 출발 24~48시간 전에 사전 예약해 줄 것을 권하고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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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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