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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과 불평등을 거름 삼아 발전하는 도시를 고발한다”
10월 17일 ‘빈곤철폐의 날’ 맞아 빈곤 철폐 투쟁 선포 기자회견 열려
노동자, 빈민, 노점상, 철거민, 상인까지...“우리의 몫을 찾아오기 위해 연대 투쟁할 것”
등록일 [ 2017년10월17일 13시50분 ]

"빈곤과 불평등의 도시를 고발합니다! 평등한 땅이 한 평 두 평 늘어나 빈곤을 철폐하는 그 날까지 우리의 싸움은 계속될 것입니다!"

 

빈곤철폐의 날인 17일, 빈곤 당사자와 진보적 사회, 노동, 인권, 시민단체가 거대한 빌딩 숲 사이에 모여 "빈곤 철폐"를 외쳤다. 1017빈곤철폐의날 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는 17일 오전 11시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세계빈곤퇴치의 날'을 맞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17일, 빈곤철폐의 날 투쟁 선포 기자회견이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진행되고 있다.

조직위는 "빈곤은 빈곤에 처한 민중이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시키는 사회 구조에 맞서 힘을 모아 싸울 때 철폐할 수 있다"라며 "빈곤과 불평등이 만연한 사회를 고발하고, 이에 맞선 싸움을 선포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다"라고 밝혔다.
 
조직위는 △부양의무자기준, 장애등급제, 장애인수용시설 완전 폐지 △집, 거리, 가게에서 쫓겨나지 않는 세상 △노점상 강제철거, 노점관리대책 중단 및 용역 깡패 예산 전면삭감 △선 대책 후 철거, 순환식 개발 시행 △홈리스에 대한 분리와 배제 중단 △가난한 이들의 건강보험 체납 해결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 △과로사, 초과노동, 임금 격차 철폐 △공공주택 확충, 전·월세 상한제 도입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빈곤 사각지대 방치하는 복지제도 개선 등 11개 투쟁과제를 제시했다.
 
정성철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노동자와 빈민, 그리고 장애인과 철거민, 노점상 등 이 땅의 빈곤층의 현실은 결국 모두 연결되어 있기에 빈곤 철폐를 위한 투쟁과제 중 어떤 것도 놓고 갈 수 없다”면서 “화려한 도시의 이면에는 노동자와 가난한 이들의 눈물이 담겨있다. 생존을 이어가던 사람들이 밀려난 자리를 '개발' 논리로 독식한 자들이 차지하고, 그렇게 세워진 건물들 속에서 노동자들은 저평가된 노동으로 힘겨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김영표 민주노점상전국연합 위원장은 “지난겨울, 광화문 광장에서 일어난 함성과 촛불로 정권은 교체됐으나 노점상과 철거민의 삶은 이전과 그대로다”라면서 “사당동, 마포구에서 강제철거가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상반기 서울시 25개 구에서 진행한 노점상 단속만 2600회가 넘는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렇게 엄청난 단속을 당하면서, 우리가 어떻게 서울시와 신뢰를 갖고 대화 할 수 있겠나"라며 "가난한 사람의 삶을 짓밟는 국가와 정부에 대한 고발을 한 목소리로 이어가자"라고 촉구했다.
 
국가도 빈곤과 불평등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또 다른 축에는 '재벌'이 있다. 최종진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위원장 직무대행은 "우리 사회에서 발생하는 빈곤은 재벌 독식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최 직무대행은 "전체 노동자의 절반에 해당하는 1천만 명이 비정규직이고, 한 달 임금이 200만 원에도 못 미친다. 그러면서도 한국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은 세계 2위"라고 지적했다.
 
그는 "재벌은 노동자를 착취하고, 세금도 내지 않은 채 탐욕적으로 재산을 불려 나간다. 그뿐만 아니라, 골목 상권까지 잠식하면서 영세상인의 생존권마저 위협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최 직무대행은 "빈곤과 불평등의 주범인 재벌과 이를 비호하는 국가 구조를 타파하는 싸움을 함께 이어가자"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에는 빈곤과 불평등의 현장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직접 이 사회를 고발하는 퍼포먼스가 이어졌다.

 

(왼쪽) 동자동 쪽방촌에서 거주하는 김정호 씨, (오른쪽) 맘편히장사하고싶은모임 회원 공기 씨

동자동 쪽방촌에서 거주하는 김정호 씨는 "그나마 월 25만 원 하는 쪽방이 있어 살아가고 있는데, 건물 주인들이 이를 게스트 하우스 등으로 개조하려 한다"라며 "월세가 높아질까, 쪽방에서마저 쫓겨나면 어디로 가야 하나 늘 불안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고발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러한 현실은 상인들에게도 마찬가지이다. 맘편히장사하고싶은모임(맘상모) 회원인 공기 씨는 "임대료 폭등으로 상인들은 삶의 터전에서 계속 쫓겨나고 있다"라며 "영업 기간을 5년밖에 보호하지 않는 임대차보호법 등 미비한 법과 제도, 그리고 끝없는 건물주의 탐욕을 고발한다"라고 밝혔다. 지난 8월에는 서촌 '궁중족발집' 임대료가 300만 원에서 1200만 원으로 폭등하는 일이 있었다.

 

이에 대해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활동가는 "이런 임대료 폭등은 비일비재한 사례"라며 "성실히 살아가는 상인들이 정말 마음 편히 장사할 수 있도록, 관련법이 조속히 개정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직위는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안정된 방 한 칸 마련하기 어려운 노동자들, 대책 없는 개발 때문에, 임차료 폭등 때문에 쫓겨나고 밀려난 사람들, 이렇게 밀려나 결국 거리에 종착한 이들에게 도시는 이들이 몸 누일 땅 한 평, 좌판 펼 땅 한 평을 허락하지 않는다"라며 "빈곤과 불평등을 거름 삼아 발전한 도시에서, 다시 우리의 몫을 찾아오기 위한 싸움을 할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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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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