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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시설에 있는 ‘꽃’이 아니다, 우리는 사람이다!"
장애계, 2028년 4월 20일까지 시설 폐쇄하는 '시설폐쇄법안' 제정 요구
"거주시설은 대안 아닌 '감옥'… 정부는 법 제정으로 과오 바로잡아야"
등록일 [ 2018년04월05일 18시27분 ]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 촉구 결의대회에서 한 장애인 활동가가 시설에서 지역사회로 나오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장애계가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안(일명 꽃동네 폐쇄법)’ 제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420장애인차별철폐공동행동(아래 420공투단)은 정부에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5일 오후 3시, 사회보장위원회가 있는 국민연금공단 충정로 지사 앞에서 열고 이 자리에서 시설폐쇄법안을 발표했다. 이곳은 보건복지부 장관의 서울 집무실이 있는 곳이다.

 

420공투단이 제시한 시설폐쇄법안은 제1조에 2028년 4월 20일까지 장애인 거주시설을 폐쇄하고, 장애인의 지역사회에서의 완전한 통합과 참여를 보장하는 것을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420공투단은 "현재 전국엔 1505개소의 장애인수용시설이 운영되고 있고, 수용인원은 3만 980명에 달한다. 특히, 대형 거주시설 중 하나인 꽃동네에는 약 3천여 명이 입소해 있다"라며 "꽃동네를 비롯한 거주시설이 성장하는 동안, 장애인은 밥을 얻어먹어야 하는 사람, 또는 봉사의 대상으로 여겨지게 되었다"라고 설명했다.

 

420공투단은 이러한 수치와 사회적 인식 구조가 가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장애인 시설 수용을 복지정책이란 이름으로" 만들어간 국가가 있다고 지적했다. 2018년 장애인거주시설 예산은 약 4709억 원이다.

 

이에 이들은 "장애인들은 시설에서 욕구나 욕망, 성공도 실패를 선택할 수도 없다"라며 "화분에 심어 물 주고 볕만 주면 되는 꽃처럼, 장애인도 시설에서 먹여주고 입혀주며 기르는 '꽃'으로 여겨온 수용의 역사를 이제는 국가가 시설폐쇄법 제정으로 앞장서서 끝내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탈시설 당사자인 추경진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활동가는 "얼마 전, 18년간 시설에서 살다가 언니와 함께 지역사회에서 살고 있는 혜정 씨에 관한 다큐멘터리 '어른이 되면'을 보았다"라며 "영화엔 언니인 혜영 씨가 시설에 면회를 갈 때마다 혜정 씨가 '나도 어른이 되면 저거 할 수 있어?'라고 물었다는 말을 하는 장면이 나온다"라고 입을 열었다.

 

추 활동가는 "실제로 시설에서는 '안 돼'라는 말을 쉴 틈 없이 한다. 시설은 거주인 중심이 아니라 종사자 중심의 생활이기 때문에 그렇다"라며 "출입문은 대부분 잠겨있고, 몇 평 안 되는 곳에 4~50명의 사람이 모여있다. 개인적인 생활은 꿈도 못 꾼다"라고 자신의 경험을 전했다.

 

그는 "장애인수용시설에서의 삶은 자기결정권도, 인권도 무시되는 곳"이라며 "헌법에 따라 모든 사람은 인간으로서 존엄한 가치를 갖고, 행복을 추구할 권리가 있다. 나는 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살고 싶다"라고 전했다.

 

신현석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사회복지지부 조직국장은 "얼마 전 생활고에 시달리던 한 사람이 범죄를 저지른 이유를 묻는 말에 '차라리 감옥에 가면 먹고 자는 건 해결될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는 기사를 읽었다"라며 "과연 이 사람의 선택을 자신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른, 권리가 보장된 선택이라고 볼 수 있을까"라고 반문하며 발언을 열었다.

 

신 국장은 "장애인이 시설에 가는 이유도 이와 같다. 지역사회에서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는 자원이 없어서 시설에 들어가는 것인데, 시설 측에서는 오히려 자신들의 존재가 장애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한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시설 종사자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시설 폐쇄'를 반대하는 실질적인 이유가 고용 불안 때문인 것을 파악하게 된다"라며 "그러나 탈시설은 인간의 존엄하고 자유로운 삶을 보장하는 패러다임이며, 이는 장애인만의 문제 아닌 종사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우리가 서로 반대 측에 서 있지 않다. 힘 있는 연대가 서로를 향해 만들어지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기자회견 발언에 앞서 투쟁을 외치고 있는 신현석 국장.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대표는 시설폐쇄법안을 발표하며 "이 법안은 법률가나 정치인의 생각을 토대로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삶과 차별의 경험, 시설에서 배제되고 격리되고 살아온 삶의 역사를 가지고 만든 법안"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 법안은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때 어떤 지원을 한다는 수준의 법안이 아니다. 이 법안은 지금까지 '삶의 대안'이라며 우리를 장애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격리해온 시설이 '감옥'이라는 걸 명시하는 선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 법안으로 우리는 아주 선명하게 우리의 권리를 이야기하고,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다. 우리가 기다리는 시간은 10년이다. 그 이후에 장애인 거주시설은 우리의 투쟁으로 사라질 것"이라며 의지를 밝혔다.

 

이날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사회보장위원회부터 서대문까지 행진했다. 이들은 서대문역 사거리를 10분가량 점거하며 오가는 시민들을 향해 시설폐쇄법 제정의 필요성을 호소했다.

 

사회보장위원회에서 종로 방면으로 행진하고 있는 결의대회 참가자들.

행진 도중 서대문역 사거리를 점거하고 시설폐쇄법 제정을 촉구하는 결의대회 참가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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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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