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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주민 다 내쫓겠다는 재개발 정책… 투표가 무슨 소용인가”
노점상·철거민·임차상인 내쫓는 서울시정… 반성 없는 후보들 향한 비판 쏟아져
등록일 [ 2018년06월07일 16시58분 ]

빈곤사회연대가 7일 서울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빈곤과 차별없는 서울 만들기'를 위한 지방선거 의제들을 발표했다.
 

“(청량리 4구역에 진행 중인 건설공사는) 용적률이 1000%에 달하지만 임대주택은 2%에 불과합니다. 98%의 주민들을 내쫓기 위해서 조직폭력배가 동원되고, 이들이 밤이면 쇠파이프를 휘두르고 집안으로 벽돌을 집어 던지는 등 주민들을 위협합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구호를 내건 대통령이 등장했지만, 그 대통령이 2017년 5월 18일, 광주에 가서 임을위한행진곡을 부르고 있을 때 청량리 4구역에는 용역깡패 200명이 쇠파이프를 들고 나타나 문이란 문은 다 때려 부쉈습니다. 그 자리에 경찰관, 시청 직원도 있었지만 모두 방관했습니다. 이게 정말 나라입니까?”


백채현 전국철거민연합 청량리지역장의 말이다. 동대문구청장이 60여 곳을 재개발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지역주민을 위한 최소한의 이주대책은 전무한 상황. 백 위원장은 “투표 끝나면 어차피 (주민들) 다 내쫓을 건데, 유세하고 다니면 뭐하냐”면서, 일주일여 앞으로 다가온 6.13지방선거가 무의미하게 느껴진다고 털어놨다.


빈곤사회연대가 7일 서울시청 앞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오히려 삶의 터전이 철거되고 있는 빈민들의 성토가 쏟아졌다. 이들은 여당이나 야당 할 것 없이 재개발에 매몰되어 지역주민을 위한 대책은 방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5월 30일 서울시는 사전협의 없는 강제퇴거와 퇴거 과정에서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한 ‘정비사업 강제철거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종합대책에는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 인권지킴이단 입회하에 인도집행 실시 등의 내용을 담았다. 그러나 철거민들에게 ‘강제철거’는 계절과 상관없이 생존권을 옥죄는 일로 다가온다. 빈곤사회연대는 따라서 ‘동절기 강제철거 금지’는 대책이 될 수 없으며, 개발사업 계획 수립에 앞서 사업이 인권에 끼칠 영향을 미리 헤아리기 위한 인권영향평가를 의무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가든파이브 이주 상인들은 이런 대책 없이 쫓겨난 대표적인 사례다. 2008년 이명박 서울시장은 청계천 복원공사로 인해 쫓겨날 위기에 처한 상인들에게 7~8000만원의 특별 분양가를 제시하며, 대체 이주상가 ‘가든파이브’ 입주를 제안했다. 그러나 막상 계약이 이뤄지자 분양가를 2억원으로 제시했다. 게다가 청계천 상인들은 값싼 도소매 상품을 판매하던 영세상인들인데, 가든파이브는 이에 맞지 않은 백화점식 복합 쇼핑센터였다. 이 때문에 공실률이 높아졌고, 박원순 서울시장도 취임 직후 이곳을 방문해 “귀곡산장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2018년 현재 이주대상 상인 약 6000명 중 가든파이브에서 장사하고 있는 상인은 100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박 시장 재임기간 동안에도 대책은 마련되지 않았다. 고준우 가든파이브대책위 활동가는 “상인들은 공공사업이라는 말만 믿고 따랐는데, 이주대책도 마련하지 않고 이제와서 모른 척하는 서울시의 태도가 너무 뻔뻔스럽다”면서 “청계천 복원 결정은 서울시가 했으니 그에 따른 책임을 회피해선 안 된다”라고 강조했다.


노점상들의 처지도 다르지 않다. 특히 김성은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사무처장은 지방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이 지역 상인과 노점상들의 갈등을 부추기면서, 노점상을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사무처장은 “창동역 2번 출구의 노점상 55명은 구청과 협의해서 2번 출구 개선사업에 참여했지만, 여전히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지방선거가 시작되고 길거리 벽보에는 ‘창동역을 깨끗하게’라면서, ‘불법노점 재설치 반대’를 내건 후보들이 등장했다.”고 전했다. 그는 “포스터 볼 때마다 노점상들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받는다. 이것은 정치인들이 나서서 주민과 노점상 간의 갈등을 부추기는 것이고 노점상 혐오다”라며 “노점상이 정치인들의 생명 연장을 위한 대상으로 이용되어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빈곤사회연대는 이날 기자회견문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은 선거기간 후보자들의 이미지를 위해 이용당해 왔을 뿐이고, 선거가 끝난 이후 가난한 사람들의 권리와 안전에 대한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빈곤사회연대는 따라서 모든 후보자들이 '빈곤과 차별없는 서울'을 위해 △이윤 중심이 아니라 개별지역에 거주하는 사람 중심의 개발정책 △퇴거의 대상이 아니라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야 할 존재로서 노점상을 존중할 것 △홈리스에 대한 적극적 인권보장 정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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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rollingston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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