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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이 보이지 않는 싸움을 하는 사람들,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장애인이 만나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대한문 앞 쌍용차 해고 노동자 분향소 찾아
김주중 쌍용차 조합원의 명예회복과 해고자 전원복직 위한 연대 문화제 열려
등록일 [ 2018년08월03일 14시03분 ]

고 김주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노조원은 지난 6월 27일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쌍용차 대량해고 사태의 서른번째 희생자였다.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은 또다시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차려야 했다. 22번째 희생자가 발생하였던 2012년 4월에도 이들은 대한문 앞에 분향소를 만들었고, 1년 7개월을 이곳에 있었다. 그 사이, 켜켜이 쌓여있던 해고자의 죽음 위에 또 다른 죽음들이 얹어졌다. 그리고 지난 6월 27일엔 서른 번째 죽음이 일어났다. 그의 이름은 김주중. 그는 2009년 쌍용차 옥쇄파업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고 반년을 감옥에 있었다. 감옥에서 나오자 어마어마한 빚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2009년 이명박 정부가 쌍용차 해고 노동자에게 청구한 손해배상소송으로 생긴 벌금이었다. 가난의 고리가 그의 목을 조여왔으나, ‘쌍용차 해고자’라는 낙인이 번번이 재취업을 가로막았다. 그가 숨 쉴 수 있는 공간은 점점 줄어드는데 이 지옥 같은 세계에서의 출구는 도저히 보이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음으로써 이 지옥을 벗어났다.

 

지난 7월 3일, 상복을 입은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김주중의 영정을 들고 다시 대한문 앞에 섰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에 쌍용차 사태 진실 규명과 해고자 복직을 촉구하며 분향소를 차렸다.

 

한낮 온도가 40도까지 치닫던 지난 2일엔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이 전원 복직을 외치며 조계사에서 대한문 앞 분향소까지 오체투지를 했다. 달궈질 대로 달궈진 아스팔트 바닥에 지난 9년의 고통이 납작 엎드렸다가 일어서길 반복했다. 고공농성과 단식, 오체투지, 수년간의 농성…. 싸우고 싸우고 또 싸운다. 이 고통은 언제 끝나는 걸까. 암흑 속을 돌진하는 절망과 슬픔을 헤집으며, 아무리 싸워도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삶이란 도대체 무엇일까. 이러한 물음을 품고서, 2일 오후 7시 대한문 분향소 앞에서 쌍용차 해고 노동자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만났다.

 

2일 오후 7시, 대한문 분향소 앞에서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과 이형숙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집행위원장은 ‘싸워도 풀리지 않을 것 같은 문제’를 안고 살아가는 삶이란 어떤지를 이야기 하며 마음을 나눴다.


이날, 연대 문화제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눈 김정욱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사무국장은 23살 때 쌍용자동차에 입사해 16년간 근무하다가 지금은 그 절반이 넘는 시간을 거리에서 보내고 있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는 2009년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대량해고를 감행했고, 이후 해고 노동자들은 거리에서 끊임없이 복직을 요구하며 싸워왔다. 그 결과 지난 2016년 노·노·사 합의에서 쌍용자동차는 ‘해고자 복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으나, 현재까지 복직된 사람은 45명에 불과하다. 그 사이 30명의 해고 노동자가 세상을 떠났다.

 

이러한 현실을 이야기하며 그는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쌍용차 희생자 분향소에 찾아와 울고 있던 가족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고 나서 바뀔 것을 기대했으나 지금 제자리에 모든 것이 멈추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쌍용차 또한 2016년 합의에 대해 별다른 이야기를 하지 않고 있다. 그러면 정부가 나서서 이 문제를 이야기해야 하는데 해결되지 않은 채 2년이나 흘렀고 그사이, 해고 노동자가 또다시 목숨을 끊었다.”면서 “우리는 이를 바로잡기 위해 다시 길거리에 분향소를 차릴 수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한 해고자가 '전원복직'이라는 유니폼을 입고 고 김주중 조합원의 빈소에서 향을 피우고 있다. 그의 영정 뒤에는 29명 해고 노동자의 모습이 새겨진 현수막이 걸려 있다.


이형숙 장애인과가난한이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집행위원장 역시 쌍용차 해고 사태처럼 정부가 나서 풀려고 하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싸우고 있다. 지난 5년간 장애계는 광화문 지하 농성장에서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장애인 거주시설 폐지를 외쳤다. 작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농성장에 찾아와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를 약속했다. 하지만 주거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 기준만 폐지됐을 뿐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에 대한 계획은 여전히 없으며, 장애등급제는 중증과 경증이라는 ‘장애 정도’에 따라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 장애계로부터 ‘장애인을 2등급으로 다시 나눈 것에 불과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현재 이들은 ‘3대 적폐를 제대로 해결하라’는 요구를 가지고 청와대 앞에서 다시 농성을 시작했다. 벌써 131일(2일 기준)이 지나고 있다.

 

이 위원장은 “지난 5년간 광화문에서 농성하며 몹시 힘들었다. 3년 정도 지나니까 농성 주최자인 우리마저도 농성이 고루하게 느껴졌다. 우리의 사안을 알리기 위해 광화문 사거리 등 도로를 점거하는 ‘그린라이트’를 100일 정도 했다. 차량 위에 올라가서 욕설하는 사람도 있었는데 그때 시민들에게 욕을 무지 먹었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사람들의 ‘분노’가 좋았다고 했다. 그나마 사람들이 자신들을 알아주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사람들은 ‘지각한다’고 소리 질렀지만 되려 이 기간에 우리의 요구를 사람들에게 많이 알렸다. 덕분에 힘이 많이 났다”며 웃었다.

 

이들은 풀리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관심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김정욱 사무국장은 “우리의 요구는 간단하다. 2016년에 합의한 해고자 복직 약속을 지키고 2009년도 옥쇄파업 당시 투입된 공권력이 가한 폭력, 손해배상청구를 해결하라는 것이다. 그리고 죽은 사람들에게 국가는 사과해야 한다”며 함께 하는 사람들을 향해 “이 분향소와 추모제에서 우리가 하는 이야기를 사람들이 많이 들어줬으면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이 자리에서 함께 손을 내밀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형숙 위원장은 “가난하다는 이유로,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죽임당하지 않고 이 사회에서 살아가고 싶다. 그래서 우리는 광화문에서 농성했고, 그 결과 박능후 장관이 와서 우리 요구 사안에 대해 지킬 것을 약속했지만 이는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리도 이에 대해 사과받고 싶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의 연대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부양의무자 기준이 폐지되고 장애등급제가 없어질 때까지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전원복직' 옷을 입고 연대 문화제에 참석한 사람들.
지민주 민중 노동가수가 노래를 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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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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