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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 여성 비법조 출신의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취임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할 것”
인권위 독립성 회복, 인권·시민단체와의 관계 혁신적으로 개선 등 약속
시민사회단체 “투명한 인선 절차” 환영하며, 앞으로의 기대 밝혀
등록일 [ 2018년09월06일 17시25분 ]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 (사진제공=국가인권위원회)

 

시민사회가 추천하고, 인권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춘 최초의 여성 비법조인 출신의 국가인권위원장이 탄생했다.

 

5일, 제8대 최영애 국가인권위원장이 취임했다. 최 위원장은 취임식에서 △인권위 독립성 회복 △차별금지법 제정 △인권·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 혁신적으로 개선 △고용과 소득 불평등 심화에 따른 양극화 문제와 사회적 안전망 위기에 적극적으로 대처 △정부·지자체와 인권옹호 파트너십 강화 등을 약속했다.

 

최 위원장은 그간 인권위가 인권옹호 등의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수용하며 인권위 독립성을 훼손했던 사건들에 대해 진상조사를 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10년간 인권위는 용산참사 인권침해 문제 해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고 2009년 이명박 정부의 직제 축소로 직원들이 면직되기도 했다. 2012년 인권위 블랙리스트가 폭로됐을 때는 아무런 진상조사도 하지 않은 채 사건을 덮었다는 비판도 있다. 이에 대해 그는 “인권 보호 의무를 진 인권위가 일련의 인권침해 과정에서 오랜 시간 침묵하며 스스로 독립성을 훼손한 데 대해 신임위원장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인권위의 독립성 회복을 기본 방향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인권위의 역할을 다시 세우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추진을 내세웠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을 지원하고 난민 등 소수자 혐오 문제, 높아진 평등권 요구를 실현하기 위함이다. 그러면서 인권 보호를 위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 의무를 담은 인권기본법을 제정하고 인권영향평가, 국가인권행동증진계획(National Action Plan) 등을 도입해 비정규직 문제와 노동인권 취약집단 보호, 평등한 교육기회, 취약계층의 의료 접근권 강화, 주거 빈곤층의 주거권 강화 등에 앞장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최 위원장은 “우리 사회 인권 신장을 위해 헌신해온 인권·시민사회단체와의 관계를 혁신적으로 개선”하는 것을 가장 중요한 자신의 책무로 꼽았다. 지난 10년간 인권위와 시민사회 단체의 불화는 심각했다. 현병철 전 인권위 위원장의 불통 등에 항의하며 장애인 활동가들이 인권위 사무실을 점거하자 전기와 난방 공급을 끊어 고 우동민 장애활동가를 사망케 한 인권위의 반인권적 행보는 시민사회 단체의 분노를 샀다.

 

그는 “파리원칙에서도 언급되듯이 인권신장을 위한 시민사회의 역할은 절대적이고 독립적이며 필수적이다. 시민사회의 역할을 의견수렴 창구로 제한하지 않고 이들과 진정성 있는 자세로 소통하고 협력할 것”이라면서 “학계와 법조계, 언론계 등 범시민사회와도 다각적인 협력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모든 국가 정책에 국제인권규범과 기준이 적용되도록 견인해낼 수 있는 힘 있는 국가 인권전담기구로서의 위상을 정립하겠다”면서 11년 만에 인권위로 다시 돌아온 포부를 밝혔다. 최 위원장은 서울시 인권위원회 위원장, (사)여성인권을 지원하는 사람들 이사장으로 활동했고,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04.7.~’07.9.) 및 사무총장(’02.2.~’04.7.), 한국성폭력상담소장(’91.4.~ ’01.9.)을 역임했다.

 

최 위원장의 취임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국가인권위제자리찾기 공동행동(아래 인권위공동행동)은 “인권위원장을 시민사회가 참여하여 투명한 후보추천위원회를 거쳐 인선했다는 점, 인권 전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춘 최초의 여성 비법조인 출신이라는 점에서 최영애 인권위원장의 임명을 환영한다.”면서 “이제 과거 임명권자의 밀실 인선으로 인권위의 독립성을 훼손한 것에서 벗어나 인권위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실현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많아졌다”며 앞으로의 기대를 전했다. 

 

이명박·박근혜 정부하에서 인권위원장과 인권위원에 대한 ‘밀실 인선’은 꾸준히 문제가 되어 왔다. 이는 인권위법에 구체적 절차 없이 지명·선출권자만 명시되어 있어 지명권자의 자의적 기준에 따라 인선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 구 ICC)은 수차례 한국 인권위 등급심사를 보류하였고, 2016년엔 단일한 독립 선출 위원회가 일관성 있는 선출 절차를 적용한 인선 절차 개선을 권고하기도 했다. 이번 최 위원장 후보의 내정은 국제사회와 인권시민사회의 권고를 이행한 첫 사례다.
 
이어 인권위공동행동은 성소수자 혐오로 가득한 질의로 넘쳐났던 인사청문회에 대해 언급하며 “공적 자리에서 국회의원 등 정치인들과 공직자들의 사회적 소수자 혐오 발언이 공공연하게 지속되는 것은 정치에서부터 우리 사회 혐오와 차별문제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하며 “유엔자유권위원회 등 국제인권기구의 권고에 따라 공론의 장이 소수자 혐오선동의 장이 되지 않도록 인권위가 나서야 한다”고 앞으로의 역할을 제시하기도 했다.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또한 “현재 한국 사회에서는 성소수자혐오, 난민혐오, 장애인혐오 등 사회적 소수자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차별과 배제의 목소리들이 즐비하다. 이런 때일수록 인권위의 적극적인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최영애 위원장이 취임사에서 언급했듯, 인권위가 소극적인 태도를 버리고 차별과 혐오 없는 사회를 위해 거침없이 노력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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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미 기자 hyemikim@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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