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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남학교 폭행 교사 불기소 처분한 검찰, ‘장애인은 맞아도 어쩔 수 없다’?
교남학교 폭행 교사 8인 불기소 처분에 장애인단체들 “전면 재조사” 촉구
장애부모들 “우리가 키우는 아이들은 인간이 아닌가… 끝까지 예의주시할 것”
등록일 [ 2019년01월24일 14시21분 ]

24일 오전, 서울남부지검 앞에서 장애학생 폭행 혐의로 송치된 교남학교 교사 8명을 검찰이 불기소한 것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모습.
 

교남학교 폭행 교사 8명에 대한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장애인단체들이 강하게 반발하며 전면 재수사 및 기소를 촉구했다.

 

24일 오전 11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서울남부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전국 특수학교 내 폭력 사건을 사실상 용인한 것이라며 전면 재수사 및 재수사 과정에 장애인 단체 의견 반영과 불기소 판단에 대한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지난해 10월, 특수학교인 서울 교남학교에서 교사 12명이 연루된 학생 폭행 사건이 드러났다. 경찰 조사 결과, 5월에서 7월 사이 교사들이 장애 학생을 상대로 12차례에 걸쳐 폭행 및 폭행 방조를 해온 사실이 확인되었다. 이에 경찰은 교사 12명을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아동학대 방조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 송치했다.

 

그러나 지난 1월 9일, 서울남부지검 여성아동범죄조사부(부장검사 강수산나)는 교사 12명 중 8명을 불기소처분했다. 검찰은 아동보호전문기관, 발달장애인지원센터 등으로 구성된 아동학대사건관리회의에서 나온 의견에 따라 불기소 처분을 했다고 전했다. 검찰은 "장애 학생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다른 대안을 사실상 찾기 어려웠던 사정, 장애 학생 다수를 지도해야 하는 특수학교의 특수한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장애 학생의 행동을 제지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루어진 행위로, 장애 학생에 대한 신체적・정서적 학대행위로 보기 어렵다"고 불기소 이유를 밝혔다.

 

부모연대 등 장애인권단체들은 이러한 검찰의 결정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부모연대 등은 "교남학교는 이러한 장애 학생의 교육적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 적합한 교육과정과 관련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특수교육기관으로, 장애 학생의 과도한 행동에 대해 폭력이 아닌, 그 행동의 의미와 발생 원인을 파악하고 적절한 지원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하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 단체는 "검찰의 이러한 판단은 '이 정도 폭행은 장애 학생에게 불가피하다'는 근거를 만든 것이고, 특수교육 현장뿐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장애인 대상 폭행을 사실상 허가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왼쪽부터 김예원 변호사, 김성연 활동가, 이은자 전 회장.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교사들의 폭행이) 장애 학생 다수를 지도해야 하는 특수학교의 특수한 상황을 고려할 때 행동 제재를 위해 불가피했으므로 학대로 보기 어렵다'는 검찰의 의견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 논리대로라면, 낮잠을 자지 않겠다고 칭얼대고 떼쓰는 아동을 이불로 돌돌 말아 제재해도, 요양병원에서 자신의 대소변을 손으로 만지는 치매 환자의 뺨을 때려도 괜찮다는 것인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김 변호사는 "검찰은 아동복지법과 아동 학대 범죄 특례법으로만 기소 여부를 판단했는데, 왜 장애인복지법은 검토하지 않은 것인지 묻고 싶다"며 "법률 전문가인 검찰은 경찰의 송치 의견에 빠진 점이 있다면 이를 법리적으로 판단했어야 하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장애인복지법에 따르면, 장애인 폭행 시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고 상해를 입히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되어 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은 공무원에게 상추만 던져도 '폭행'이라고 판단했는데, 아동의 팔과 다리, 머리채를 끌고 가는 교사들에게 어떻게 폭행이 성립되지 않았나"라며 "안전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만들기 위해, 틈을 메우는 것이 검찰의 할 일"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교남학교 교사들에 대한 불기소 처분 판단이 중요한 이유는 이 판단이 자칫 다른 특수학교 내 폭행 사건 처리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아래 장추련) 활동가는 "특수학교 관련 폭행 사건들을 우리가 그동안 얼마나 많이 봐왔는가. 특수학교가 장애 학생을 더욱 믿고 맡길 수 있는 공간, 인권이 침해되지 않는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더욱 강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할 텐데, 검찰의 판단은 '장애인은 맞아도 된다'였다"라고 비판했다. 김 활동가는 "오늘 이후, 검찰이 책임감을 가지고 재조사를 진행하고 제대로 된 결과를 내놓을 수 있도록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검찰의 이번 판단은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에게 다시 한번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이은자 전 강서지회 회장은 기자회견에 모인 부모들을 향해 "아무래도 우리가 키우는 아이들은 인간이 아닌가 보다"라며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전 회장은 "국가가 장애인 교육권을 보장하지 않으니, 우리는 장애아를 낳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주민들에게 무릎을 꿇고, 온갖 모욕을 받아가면서 겨우 학교를 세워왔다. 그런데 이제 국가는 그 안에서 아이들이 맞아도 장애가 있으니 어쩔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라며 "차라리 솔직하게 장애인이 너무 싫고, 교육도 생존도 존엄한 삶도 보장 못 하겠다고 그냥 다 사라져버리라고 말하라"며 복받치는 감정을 쏟아냈다.

 

이어 이 전 회장은 "특수학교가 어떤 공간인가. 발달장애에 대한 전문적 지식과 소양을 갖춘 이들이 아이들을 교육하는 곳 아닌가. 여기서도 발달장애인은 맞아야만 한다면, 대체 사회에서는 어떻게 살아가라는 것인가"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장애의 특수성을 고려해 장애인이 머무는 공간에서, 사회에서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고 있는지 촘촘하게 확인하는 것이 국가의 역할 아닌가. 그런데 오히려 이 특수성을 이유로 인권침해를 용인하다니, 절대 그냥 넘어갈 수 없다"라며 "검찰이 제대로 된 판단을 할 때까지 계속해서 지켜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남부지검 민원실에 장애인단체 입장문 및 면담요청서를 접수하고 있는 모습.

 

부모연대 등 기자회견 참가단체들은 서울남부지검에 불기소 결정에 대한 항의 입장 및 담당 검사 면담 요청서를 접수했다. 대표단은 접수 후 강수산나 부장검사의 점심식사와 오후 행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약 2시간여를 기다린 후에 면담할 수 있었다. 면담 자리에서 강 부장검사는 '거구의 피해자가 과잉행동을 했을 때 이 방법 외에는 제지할 방법이 없고, 직접 폭행을 가한 4명에 대해서는 기소했으므로 법리에 충실한 판단이었다'는 요지의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판단은 '직접 때리지만 않으면 괜찮다'는 인식을 만들게 될 것"이라는 대표단의 반박에 대해 강 부장검사는 "현재 항고를 한 상태이므로, 서울고등검찰청에서 불기소 처분에 문제가 있다는 심리 결과가 나오면 다른 방향도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면담에 참석한 김성연 장추련 활동가는 "검찰이 이 사건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결정을 내린 결과일 것으로 생각했는데, 검사가 피해 학생의 장애가 가장 큰 문제이며 직접 폭행한 것은 아니므로 불기소가 당연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어 당황했다"라며 "이 문제가 교남학교만의 문제가 아닌 만큼, 모든 수단을 동원해 문제가 바로잡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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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한별 기자 hbchoi1216@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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