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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심재활원 사건이 충격적? 전혀 새로운 일 아냐… 근본적 해결 위해 시설 폐쇄해야”
시설 재활교사가 거주 장애인들끼리 서로 때리게 하고 동영상으로 찍어
장애계 “시설 폐쇄하고 탈시설 대책 마련해야… 정부는 시설폐쇄법 제정하라!”
등록일 [ 2019년02월28일 16시18분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8일 오후 2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심재활원 폐쇄 촉구와 함께 정부에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을 요구했다.

시설 재활교사가 거주 장애인끼리 서로를 때리게 하는 등 장애인 학대로 논란이 일고 있는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 산하 거주시설에 대해 장애계가 시설 폐쇄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는 28일 오후 2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심재활원 폐쇄 촉구와 함께 정부에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을 요구했다.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은 지적장애인거주시설 성심재활원(거주인 81명, 종사자 48명), 중증장애인거주시설 성심요양원(거주인 30명, 종사자 22명), 장애인 직업재활시설 성심보호작업장, 장애인 특수학교 성심학교를 산하 기관으로 두고 있다.

 

성심재활원 사건을 보도한 KBS 보도 화면. KBS 영상 캡처
 

지난 2월 22일 KBS 보도에 따르면,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 산하 성심재활원에서 재활교사가 40대 발달장애인 거주인에게 다른 20대 장애여성을 때리라고 지시하고 자신은 이를 보며 욕설과 조롱 등 인신공격을 퍼붓고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한 사실이 드러났다. 재활교사는 이 영상을 동료들과 돌려보기도 했다. 영상 촬영 이유에 대해선 “업무 중 받았던 스트레스를 거주인들에게 대리로 풀”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방송에 따르면 관련 영상은 5개이며 4명의 거주인이 피해 입은 것으로 현재 확인됐다.

 

그뿐만 아니라 방송에선 한 지적장애인이 교사들의 상습폭행이 두려워 스스로 정신병원에 입원한 일, 재활원 측의 늑장 대응으로 실신한 거주인이 1시간가량 방치됐으나 시설 측은 늑장 대응을 숨기기 위해 CCTV 삭제를 시도한 점 등이 추가 폭로되기도 했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은 과거에도 채용 비리, 배임, 장애인 학대 등으로 논란이 된 적이 있다는 것이다. ‘사회복지법인 성심동원 장애인 폭행 사건 해결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가 27일 발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4~15년엔 채용 비리, 배임 등의 사건으로 법인 이사진이 전원 교체됐다. 그러나 2015년 또다시 장애인 학대 동영상이 외부인에 의해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가면서 논란이 일었고, 이에 대해 국가인권위원회는 시설장 교체와 관련자 징계, 지자체의 행정처분 등을 권고했다.

 

따라서 장애계는 인권침해를 저지른 재활교사들에 대한 처벌을 넘어 이러한 사건이 지속해서 발생하는 근본적 구조인 시설 자체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장연에 따르면 “정부는 2011년 장애인복지법을 개정하여 장애인거주시설의 정원을 30명 이하로 제한하였으나, 성심재활원은 예외시설로 구분되어 지금까지 발달장애인 81명이 거주하는 거대 시설로 유지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의 발생은 개별적 우연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에 의해 만들진 범죄적 환경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한 사태”라는 것이다. 

 

추경진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활동가
 

시설에서 15년간 살다가 탈시설한 추경진 노들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익옹호활동가는 “밖에서 폭행당하면 도망이라도 가는데 시설에선 도움 청할 곳도 없고, 몸과 마음이 파괴된다. (영상에서) 폭행당한 장애인 당사자는 도망가지도 못하고 얼마나 무서웠겠나”라면서 “그러나 이 시설만의 문제가 아니다. 폭행은 다반사고 나갈 수 있는 출입구는 다 잠겨 있으며, 말 안 듣는다는 이유로 감금하는 곳이 시설”이라고 말했다.

 

추 활동가는 “시설에서의 15년은 지옥 같은 나날이었다. 죽지 못해서 살았다.”면서 “식사시간에 밥을 못 먹으면 굶어야 했고 단체생활이라는 이유로 개인행동은 제한됐다. 무슨 일이 생기면 어떻게 하면 조용히 넘어갈 수 있을까, 생각밖에 안 한다. 시설은 이런 인권침해 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28일 오후 2시 광화문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심재활원 폐쇄 촉구와 함께 정부에 ‘장애인거주시설폐쇄법’ 제정을 요구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 대표 또한 “소수의 일탈한 교사가 장애인을 두들겨 패고 희롱했다며 세상은 놀란다. 그 개인을 처벌하고 시설에 관리·감독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한다. 마치 최근에 일어난 일처럼 놀라는 데 이런 일은 수십 년부터 계속되어 왔다. 전혀 새로운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90년대 후반 에바다 농아원 사태를 시작으로 프리웰(구 석암재단), 대구 청암재단, 성람재단, 인강원, 남원평화의 집, 대구시립희망원, 충주 성심맹아원 등 장애인거주시설에서 발생한 인권침해 문제에 대해 장애계는 끊임없이 문제제기하며 근본적 대책 마련을 정부에 요구해왔다.

 

박 대표는 “국가는 보호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가둬둔 이것을 ‘복지’라고 이야기한다. 언론은 (폭행을 저지른) 사람들이 잘못했다고 이야기해도 시설을 만들고 장애인을 그곳에 살게 만든 구조는 이야기하지 않는다”면서 “이것이 바로 삼일절 백 주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이 겪는 현실이다. 백 년이 지났으면 장애인도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게 ‘시설 독립 만세’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질타했다. 

 

박 대표는 “현재 공식적으로 4만 명이 넘는 장애인이 시설에 있다. 책임자 처벌에서 나아가 시설을 폐쇄해야 한다. 그러면 사람들은 ‘거주인들은 어떻게 하느냐’고 묻는데, 지역사회에서 살게 만들어야 한다. 장애등급제·부양의무제 폐지하고, 활동지원서비스, 주간활동서비스를 제대로 지원하면 된다”며 정부에 예산 확보를 촉구했다.

 

이날 전장연은 정부에 장애인시설폐쇄법 제정을 비롯해 복지부와 경기도, 오산시에 △성심재활원 사태 전수조사 및 책임자 처벌 △성심재활원 즉각 폐쇄 및 거주인 81명에 대한 탈시설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기자회견 후엔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하라”, “장애등급제 폐지”, “부양의무제 폐지” 등의 문구를 바닥에 락카로 쓰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바닥에 “장애인 거주시설 폐쇄하라”는 문구가 검은 색 락카로 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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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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