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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뉴스에 수어 방송 어렵다” 농인들 요구 거부
‘스마트 수어 방송’ 고려하겠다 제안했지만 “소수자 권리 기술에만 의존할 문제 아냐” 비판
등록일 [ 2019년04월02일 19시54분 ]

3월 14일 KBS 본관 정문 앞에서 KBS 뉴스9에 수어통역방송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김태순 서울농아인협회 금천지부장이 ‘KBS의 9시 뉴스 프로그램에 수어통역을 실시하라!’라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사진 허현덕
 

농인 등 사회인권단체들이 KBS의 "종합뉴스에 수어통역 제공은 쉽지 않다"는 답변에 대해 “청각장애인들의 뉴스 시청권을 보장하라”라며 반박 논평을 냈다.

 

3월 14일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아래 장애벽허물기)’ 등 13개 단체는 KBS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뉴스9'에 수어통역 제공과 다양한 수어통역방송 제작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KBS 측이 "'뉴스9' 수어통역 제공은 화면 구성상 어려우며, 훗날 UHD 방송이 자리 잡으면 별도로 고려하겠다"라고 답했다. 장애벽허물기는 "KBS 답변이 공영방송으로서 타당하지 않다"라며 2일 반박논평을 냈다. 

 

당시 장애벽허물기는 “KBS는 수신료를 받는 대표적 공영방송이지만, 저녁 종합뉴스인 ‘뉴스9’마저도 수어통역을 하고 있지 않다. 심지어 KBS에서 제공하는 수어통역방송 비율이 전체 프로그램의 5%에 불과하다”라고 꼬집었다. 이에 “저녁 종합뉴스인 ‘뉴스9’에 수어통역을 제공하고, KBS 프로그램 중 수어통역방송 비율을 30%까지 단계적으로 확대하라”고 요구했다.

 

장애벽허물기에 따르면 KBS는 ‘뉴스9’의 수어통역 제공에 관해 “화면에 노출하는 방식의 수어통역은 화면 구성상 어려우며 훗날 UHD 초고화질 방송이 자리 잡으면 수어통역을 별도로 볼 수 있도록 고려하겠다”라고 답했다. 수어통역 비율 확대 요구에 대해서는 “‘장애인방송 편성 및 제공 등 장애인 방송접근권 보장에 관한 고시(아래 장애인방송 고시)’를 준수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장애인방송 고시 제6조(필수지정사업자의 장애인방송 의무 편성비율)는 방송사업자는 방송통신위원회(아래 방통위)가 인정하는 방송 시간 중 폐쇄자막방송 100%, 화면해설방송 10%, 한국수어방송 5%에 해당하는 장애인 방송물을 제작∙편성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 ‘TV 화면 제약’ 운운… 청각장애인 방송 시청 가로막는 청인 중심 사고방식

 

장애벽허물기 등 사회인권단체들은 “‘TV 화면의 제약으로 수어방송을 하지 못하겠다’고 말한 KBS 답변이 공영방송으로 타당하지 않다”라며 “비장애인의 시청권을 위해 수어방송은 하지 못한다고 말하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수어방송이 제공되지 않으면 ‘뉴스9’에 대한 청각장애인의 접근 자체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수어를 중심으로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에게 ‘자막’은 부가적인 언어다. 수어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은 글자 읽기에 대한 교육도 ‘수어’를 통해 진행하기 때문이다. 장애벽허물기는 “KBS는 ‘자막방송 100%를 하고 있다’는 근거로 책임을 다했다고 이야기하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스마트 수어 방송이면 다 해결되는가? 기술에만 의존하는 사회통합 의미 없어

 

KBS는 청각장애인이 “지상파를 통해 수어방송을 시청할 수 있는 방법은 UHD 방송의 안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주파수 대역을 지금보다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UHD 방송이 안착하면, 지상파 직접 수신을 통해 스마트 수어 방송 등 장애인 편익을 위한 다양한 서비스를 도입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 중이다”라고 전했다.

 

스마트 수어 방송은 수어 방송의 위치와 크기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고, 수어 수신 여부도 시청자가 선택할 수 있다. 현재 방통위와 일부 방송사업자들이 시행하고 있지만 스마트 수어 방송은 아직 IPTV 등 유료방송에서만 가능한 기술이다.

 

장애벽허물기는 “KBS 답은 궁색하다. 과연 청각장애인을 위한 수어방송이 화면을 조금 가린다고 해서 비장애인의 반대가 높을지 의문이 든다. 그에 대해 여론조사를 하는 등 어떤 노력도 없이 비장애인을 핑계로 뒤에 숨지 말라”라고 꼬집었다.

 

이어 “공영방송이라면 설령 반대하는 여론이 많더라도 다양한 사람이 KBS ‘뉴스 9’를 볼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책임이 있다. 과연, ‘시청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수어방송을 비장애인의 눈에 띄지 않도록 하는 기술에만 의존하는 것이 사회통합을 위해 올바른 정책인지 고민해봐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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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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