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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입원제도, 정신질환자 권리 보장 강화하는 방향으로 도입되어야”
국회입법조사처, 사법입원제도 도입 관련한 쟁점 짚어
“환자의 절차적 권리 보장하는 절차보조인제도 강화해야”
등록일 [ 2019년04월03일 17시40분 ]

사법입원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된 가운데 사법입원제도가 입원 적합성 심사뿐만 아니라 정신질환자 권리 보장과 초기 집중치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제도화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 3월 29일 발간한 ‘이슈와 논점’ 제1567호에 실린 ‘정신질환자 사법입원제도 도입 논의의 배경과 쟁점 및 과제’에서 이와 같은 방향이 제시됐다.

 

- 사법입원제도, 가족과 의사에게 맡겼던 강제입원 결정권… 국가가 되찾아 오는 것

 

지난해 말 강북삼성병원 임세원 교수 사망 사건 이후 윤일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정신건강증진 및 정신질환자 복지서비스 지원에 관한 법률’(아래 정신건강복지법) 일부 개정안에 사법입원제도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사법입원제도는 정신의학적 판단만으로 정신질환자의 입원 여부를 결정하지 않고, 사법기관이 환자의 상태와 가족의 지지환경을 고려해 입원 적절성을 평가하도록 한다. 현재 정신질환자의 비자의 입원 상당 부분을 보호의무자와 의사가 결정하는데, 이를 국가가 책임지도록 해서 환자 인권을 보호하고 가족 부담을 덜어내겠다는 취지다.

 

보고서는 사법입원제도의 도입 배경을 우리 사회의 중증정신질환 관리 수준에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았다. 그 이유에 대해선 △정신질환에 대한 편견과 차별 △급성기 병상의 붕괴 △퇴원 후 치료·재활 및 회복지원 복지시스템 미흡 △장기간의 저강도 입원 지속 △비치료적인 ‘사회적 입원’에 대한 대책 부재 등을 제시했다. 또한 2017년 시행된 ‘정신건강복지법’이 여전히 환자의 치료를 보호의무자와 정신과전문의 판단에 의존하고 있고, 기존 정신보건법에 비해 환자 인권이 강화된 것도 아니라고 평가했다.

 

따라서 “현재의 심각한 치료적 접근성 퇴보와 근본적인 인권보장의 실패를 극복하기 위해 중증정신질환 관리를 국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기 위한 방편으로 사법입원제도 도입”이 거론되고 있다는 것이다.

 

두꺼운 책 옆에 판사봉이 있다 ⓒ픽사베이
 

- ‘독립성 보장’ 필수… 어떤 기관에서, 어느 시점에 해야 할까

 

사법입원제도는 강제입원 시 법원 또는 준사법기관에서 입원심사를 하여 입원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법원이든 준사법기관이든 사법입원제도의 핵심은 WHO의 ‘MI원칙(정신장애인 보호와 정신보건의료 향상을 위한 원칙)’에 따라 강제입원의 적법성을 담보하기 위해 독립기관이 심사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보고서는 “사법적 심사는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하며, 상급기관에서 심사에 대한 불복이 가능하더라도 그 기관의 결정이 ‘최종적인 것(종국성)’이어야 한다”며 “더불어 강제입원 과정에서 환자 권리에 대한 고지, 입원 전 환자의 이의 제기 보장, 절차보조인과 같은 절차적 권리보장 규정도 마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미국과 독일은 법원에서 심사하고 있으며, 영국·일본·캐나다 등은 정신건강 전문가로 구성된 준사법기관인 MHRT(Mental Health Review Tribunal)에서 이를 심사하고 있다.

 

두 모델 모두 장단점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법원 심사 모델은 입원 여부 판단의 객관성과 공정성이 확고한 반면, 절차가 형식적이어서 환자에게 일종의 낙인 또는 외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MHRT 모델은 정신건강 전문가가 입원 심사에 직접 관여하여 실질적 판단을 할 수 있고, 환자에게 낙인이 되지 않도록 유연하게 설계·운용할 수 있지만 유연한 절차가 적법절차의 요건에 미달할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어느 시점에 입원 심사를 진행할 것인가도 논의되어야 한다. 응급입원 후 72시간 이내에, 길어야 1~2주 이내에 입원 심사를 하는 ‘조기심사’와 정신의료기관의 장이 일단 입원 결정을 하고 상당 기간(약 28일) 강제입원시키다가 이후 계속입원 결정 여부를 법원 또는 준사법기간에 맡기는 ‘중기심사’ 방식이 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조기심사는 적법절차 원칙에 충실한 반면, 거의 모든 강제입원이 최초심사 대상이 되므로 심리 건수가 많아져 인력과 비용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하며 “중기 심사는 계속입원 결정 전 퇴원시키는 경우, 별도의 심사가 필요 없어 강제입원율이 다소 높아질 수는 있으나, 이후 심사 없이 퇴원이 용이하므로 재원 기간이 짧아질 수 있고, 절차 비용 부담도 절감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강제입원의 사후승인으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중기심사 방식에서는 2~4주로 심사 기간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덧붙였다.

 

- 절차보조인제도 강화하고, 초기 집중치료 이뤄질 수 있는 제도로 이행돼야

 

보고서에서는 사법입원제도가 도입되면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와 보호의무자 제도 폐지가 거론될 것으로 내다봤다. 입원적합성심사위원회는 서류심사만으로 입원 부적합성을 걸러내는 한계 때문에 무의미해질 가능성이 있고, 보호의무자 제도는 가족에게 입원에 대한 법적 권한이 없어지면서 향후 절차보조인에 의해 대체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절차보조인제도는 정신질환자가 병원이나 시설에서 입·퇴원 시 동료지원가가 개입하여 그 절차를 보조함으로써 의사를 확인하고 대변해주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우리나라는 지난해 말부터 시범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나아가 국회입법조사처는 “사법입원제도가 강제입원율 하락과 재원기간 단축보다 불필요한 계속입원 및 ‘사회적 입원’을 억제하고 필요한 입원을 허용해, 궁극적으로 정신질환자에 대한 초기 집중치료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도입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사법입원제도의 정착을 위해서는 절차보조인제도를 확고히 할 필요가 있다고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병원 치료와 지역사회 연계서비스를 결합해 ‘탈원화’를 도모하는 지역사회 정신건강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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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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