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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연시 유독 안 잡히는 장애인콜택시, 원인은 운전원 부족?
서울시 장콜 평균 대기시간 58분이라고 밝혔지만 체감은 2시간 이상
법정 차량 대수 웃돌지만, 운전원 부족으로 제대로 활용 못 해
등록일 [ 2019년04월24일 18시20분 ]

“3시 23분에 집에 가기 위해 콜을 했다. 현재 시간 7시 5분. 세 시간 40분 넘게 기다렸는데도 차 연결이 안 되었다. 나는 기본요금인 1500원 거리를 가기 위해 4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 우리 사무실에서 집까지는 직선거리로 3km 정도인데, 3km를 가기 위해 4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있다.”

지난 3월 14일 서울시 장애인콜택시(아래 장콜)을 기다리며 최용기 씨가 개인 SNS에 남긴 글이다. 결국 그는 그날 장콜을 타지 못했다. 최 씨가 밝힌 출발지에서 목적지까지 거리를 지도 앱으로 검색해보니 비휠체어 이용자 기준으로 자동차 16분, 지하철 19분, 걸어서 49분이 나왔다. 휠체어를 이용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걸어서 1시간도 안 되는 거리를 휠체어 이용자는 4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속절없이 장콜을 기다리는 사람은 최 씨뿐 만이 아니다. 서울 장콜 이용자 김상희 씨는 “연말 즈음부터 저녁에 30분 정도면 잡히던 장콜이 2시간 이상 기다려야 배차되는 것 같다”며 “지난해 연말연시에도 이와 비슷하게 장콜이 안 잡혔다”는 고충을 털어놨다. 그는 현재 출근할 때 예약콜을 이용하고 있지만, 예약 시간보다 1시간을 기다린 후에야 차량 배차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서울시도 알고 있는 장콜 배차 불편

 

서울시설공단 장애인콜택시운영처가 2018년 12월 내놓은 ‘장애인콜택시 종합현황철’ 중 운영현황 갈무리


서울시 장콜을 운영하는 서울시설공단(아래 공단)은 지난해 12월 12일 홈페이지에 ‘연말연시 이용수요 증가 및 도로정체 상황이 겹치면서 대기시간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공지글을 올렸다. 지난 3월 5일에는 ‘개학 등 이용수요의 집중으로 대기 시간이 증가하고 있다’며 ‘공급확대를 위해 기간제 운전원 채용을 진행하고, 3월 중순경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도 이러한 배차 문제와 불만을 인지하고 있는 것이다.

 

공단의 해명과 휠체어 이용자들의 민원 제기는 비교적 일치한다. 3월에 올린 게시글에서 공단은 대기 시간 증가를 해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기간제 운전원 채용’을 내걸었다.

 

한 달여가 지난 현재, 장콜 배차 사정은 나아졌을까? 최용기 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그는 “네 시간 이상을 기다리지는 않지만 두 시간 정도는 기본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최 씨는 이러한 기다림이 이제 당연스럽게 받아들여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그러면서 “덤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자신에게 왠지 자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고 밝혔다.

 

두 시간 이상을 기다리는 게 기본이 되었다는 건 이용자 개인의 체감상의 문제만은 아니다. 2018년 12월에 작성된 ‘서울시 장애인콜택시 종합현황철(아래 종합현황철)’에도 이런 양상이 잘 드러나고 있다. 종합현황철에 따르면 2015년 평균 34분이었던 장콜 대기시간이 2018년에는 58분으로 늘어났다. 그러나 이것은 서류상 평균 대기시간일 뿐 이용자 체감은 이를 훨씬 웃돌 가능성이 크다. (연관기사: "장애인콜택시 대기시간이 30분 미만이라구요?") 실제 30분 이내 탑승률은 2015년 58.5%에서 2018년 28.4%로 절반가량 줄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차량 대수만을 보자면 사정은 나아진 것처럼 보인다. 2013년에는 비휠체어 장애인을 위해 휠체어 탑승설비가 없는 개인택시 50대가 도입되었으며, 휠체어 탑승설비가 있는 특별교통차량은 2015년 424대에서 2018년 437대로 13대(다인승버스 1대 포함) 늘었다. 반면, 총 탑승인원은 2015년 119만 3071명에서 2018년 117만 1424명으로 2만 1647명이 줄었다.

 

차량이 늘고 탑승인원이 줄었다면, 차량 대기 시간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되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배차가 원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서울시 도시교통실 교통기획관 택시물류과 택시정보분석팀 관계자는 “장콜의 경우 이용자들은 이동뿐 아니라 부가적인 서비스를 해야 할 경우가 많아서 배차 시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예약을 했다가 취소하는 경우가 많아 근처까지 기사가 갔다가 허탕치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 이용자들은 두세시간 장콜 기다리는데 ‘운전원 부족’으로 정작 차량은 놀고 있어 

 

서울시는 배차 시간이 길어지는 것에 대해 ‘이용자 탓’을 했으나 실상을 들여다보면 가장 큰 원인은 운전원 부족으로 보인다. 종합현황철에 따르면 개인택시 50대를 제외한 장콜 차량은 437대, 정규직 운전원은 456명이다. 그런데 운전원의 휴무와 근무시간, 휴게시간 등을 고려하면 437대가 100% 운영되기는 힘들다.

 

‘장애인콜택시 종합현황철’ 중 평일과 주말/공휴일 운전원 배치 현황 갈무리


현재 서울시 장콜은 시차제 운행을 하고 있다. 평일 주간에 정규직 운전원은 오전 7시, 8시, 10시, 12시에 순차적으로 일을 시작하여, 휴게시간 1시간을 포함해 하루 10시간씩 일을 한다. 이에 따라 운전원 수는 오전 7시에 144명을 시작으로, 8시 241명, 10시 313명, 12시부터 오후 5시까지는 361명까지로 늘어난다. 그러다가 오전 7시에 출근한 운전원이 퇴근하는 오후 5시부터 운전원 수는 급격히 줄어든다. 오후 5시부터는 217명이 남으며, 대부분의 직장인 퇴근 시간인 오후 6~8시에는 120~131명, 8시~10시에는 59명, 밤 10시부터 다음날 아침 7시까지는 11명이 일한다. 운전원 1인당 1대의 차량이 배치되므로 차량 최대 운용율은 82.6%(361대)이며, 심야시간대에는 2.5%(11대)까지 떨어진다.

 

서울시 측에서도 사실상 운전원 부족을 인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보유 차량을 최대한 활용하기 위해서는 차량 1대당 적어도 2명의 운전원이 배치되는 것이 옳지만 예산 문제상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그래서 기간제 운전원 채용으로 공차의 공백을 메우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평일 17~22시, 주말 12~20시까지 집중적으로 투입된다. 올해도 기간제 운전원은 총 170명이 채용됐는데, 기간이 세 개로 나뉜다. 80명은 3월 13일~11월 12일, 20명은 4월 1일~11월 30일, 70명은 5월 1일~12월 31일까지다. 정확하게 8개월씩만 고용한다.

 

2018년에도 비슷한 시기에 8개월씩 세 차례에 걸쳐 계약이 시작되고 종료됐다. 따라서 계약직 운전원의 계약이 만료되는 11월 중순경부터 새로운 계약직 운전원이 채용될 다음 해 3월 중순경까지는 배차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장콜 이용자가 ‘연말연시에 유독 배차가 안 된다’고 호소하는 사정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

 

게다가 12월 중순은 정규직 운전원이 정년퇴직하는 시기이기도 하다. 김석진 장애인콜택시 노동조합 위원장은 “11월부터 3월까지는 기간제 운전원의 계약이 만료되고, 정년퇴직자가 발생하는 시기라서 남아 있는 기사들의 업무강도가 세진다”며 “특히 연말연시 기간에는 장콜을 이용하고자 하는 분들이 늘어나 어떤 때는 근무기간보다 하루씩 더 근무하기도 한다”고 털어놨다.

 

서울시는 “기간제 운전원 채용 기간은 겨울철에 장애인의 이동이 적다는 통계에 근거해 정해졌다”고 답했으나, 수요 상황과 관계없이 사실상 예산 집행과 결산에 용이한 시점에 맞춰 채용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또한 기간제 운전원의 경우 급여(시급 8800원, 주 30시간)와 처우가 열악해 계약기간 전에 퇴직하는 경우도 빈번하다. 서울시는 지난해에도 기간제 운전원 54명을 추가 채용했는데, 그 사이 운전원 공백은 불가피하다. 결국 정규직 운전원이 늘어나야 배차가 고르게 이뤄질 수 있다.

 

지난 1월 서울시설관리공단에서 공지한 장애인콜택시 기간제 운전원 모집 인원과 근무 기간 갈무리

 

- 차량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운전원 채용 기준 마련해야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시행규칙 제5조에서는 특별교통차량의 대수를 ‘장애인복지법 제32조에 따라 등록한 1~2급 장애인 200명당 1대’로 정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 거주 1~2급 장애인은 8만 5955명으로, 이 기준에 따르면 서울시는 430대를 보유해야 한다. 현재 서울시는 이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 차량을 운영할 운전원 확보 기준은 어느 곳에서도 정하지 않고 있다.

 

오는 7월, 장애등급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되면서 1~3급은 ‘중증’, 4~6급은 ‘경증’으로 이원화되고 2020년부터는 장콜을 비롯한 이동수단에 대한 새로운 기준표가 마련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3급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특별교통수단을 이용할 수 있게 되어 이용자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책으로 서울시는 “비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경우 바우처택시 이용을 권장해서 이용자를 분산할 계획”이라며 “현재 1~2급 장애인 200명당 1대로 정해진 기준도 151명으로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또한 “서울시도 올해 장콜 차량을 45대 늘리고, 내년에는 100대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운전원 확보에 대해서는 기준이 없기에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했다. 다만 “차량 1대가 늘어나면 기본적으로 운전원 1명을 채용해야 한다”며 “이에 따라 차량 1대가 늘어나는 데 1억 원가량의 예산이 들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적어도 차량이 늘어야 운전원이 1명이라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인데, 이 계획대로라면 현재 발생하는 공차 문제는 여전히 해결할 수 없다. 따라서 차량을 효율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차량 1대당 운전원 채용 기준도 함께 논의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래야 연말연시 4시간씩 장콜을 기다리며 분노를 삭이는 일도 줄어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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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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