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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비정규직 총파업의 ‘완전한 지지’를 위하여
[기고] 연대와 내 아이 보호, 그사이 아슬아슬하게 서 있는 장애부모의 입장
등록일 [ 2019년07월08일 21시53분 ]

지난 3일, 총파업대회를 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모습. 사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페이스북 갈무리.


지난 2일, 장애자녀를 둔 학부모들은 한바탕 소란을 겪었다.

 

3일부터 사흘간 급식조리원, 돌봄전담사(특수교육실무사 등), 교무행정사 등 연인원 10만여 명의 학교비정규직 총파업이 예고되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전국 국공립 초중고 1만 1636개 가운데 3분의 1 이상에서 ‘급식 대란’과 ‘돌봄 대란’이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어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등은 대체급식 등 마련에 나섰다. 급식은 도시락과 김밥, 빵 등 간편식으로 하고, 단축수업 등을 하기로 했으며 돌봄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비정규직 노동자나 교직원이 하기로 했다.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조,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아래 학비연대)의 총파업은 이미 지난달 14일 파업 찬반 투표로 결정 났던 터이고 이후 교섭에서 노사 양측이 이견을 좁히지 못했으니 예고된 일이었다. 학비연대는 사용자 측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에 현재 9급 공무원의 70% 수준인 임금을 80%까지 높여달라고 요구했다. 이를 위해서는 기본급을 평균 6.24% 이상 인상해야 한다. 그러나 당국은 예산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이번 소란은 학비연대가 파업에 돌입하면서 각 학교에 보낸 공문서에서 비롯되었다. 공문에는 합법적 쟁의행위에 대한 부당노동행위에 유의해 달라고 요청하면서, 부당노동행위 예시의 하나로 ‘파업(쟁의행위)으로 중단된 업무에 대한 대체근로(학부모 자원봉사 포함) 투입’을 열거해 놓았다. 이는 파업에 참여하는 노동자가 있는 학교에는 학부모가 자원봉사로도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었다.

 

특수학교 학부모들은 이를 보고서 깜짝 놀랐다. 급식은 물론이고 돌봄전담사가 나오지 않는 학교에 중증장애자녀를 보내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다. 이는 단지 상당한 불편함을 감수하는 데 그치는 일이 아니라 때에 따라선 장애를 가진 아이에게 안전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의미였다. 배변과 섭식 등 아주 기본적인 신변처리에 있어서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특히 더 그렇다. 안전하지 못한 학교에 장애가 있는 아이를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는 민주노총 측에 ‘특수학교에 학부모가 자원봉사로 들어가는 것까지 대체인력 투입으로 보는 것은 잘못이다’라는 의견을 전달하면서, 이는 쟁의를 방해하는 위법한 행위가 아니라 특수한 장애가 있는 자녀를 긴급히 보호하려는 뜻이라고 항의했다. 우여곡절 끝에 이 항의는 받아들여졌고 학부모의 학교 진입은 양해되는 사항이 되었다.

 

그러나 파업 첫날인 3일, 정작 일부 학교 현장에서는 학교장이 ‘민주노총의 수정 공문이 오지 않았다’면서 학부모의 진입을 거부하여 또 한바탕 난리를 치렀다. 그런데 이는 불필요한 다툼이었다. 파업 시작 전 교육부는 이미 “일반학교 특수학급, 특수학교 등 여건에 맞추어 지원 대책을 운영하여 장애학생 지원에 만전을 기하기로” 하면서, “특수학교에서는 특수교사 및 교직원이 장애학생 지원에 참여하는 방안을 실시하기로 하고, 장애학생의 통학버스 승‧하차, 급식, 용변처리 등 일상생활 보장을 위해 교직원 및 학부모 협조체제를 운영하기로 하였다”고 밝힌 것이다. 이를 민주노총에서 받아들이면서 혼란은 마무리되었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 쟁의 행위는 존중받아야 한다. 같은 공간에 근무하면서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정규직 임금의 70%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것은 분명 문제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노동자는 파업을 할 수 있다. 이는 헌법이 보장하는 노동3권이다. 파업이란 어떤 형태로든 사용자와 이용인에게 일정한 불편함을 주는 행위이고, 바로 그것을 통해 의지를 관철시키는 노동자들의 투쟁 도구이다. 노동권이 보장된 사회에서 그런 불편함은 기꺼이 감수하는 게 시민의 매너다. 쟁의와 교섭 등 협상과 투쟁을 통해 학교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가 좋아진다면 교육서비스의 질도 더욱 좋아질 것이다. 굳이 교육서비스의 수혜자 입장에서가 아니더라도 이 사회 노동자들의 권리는 서로 옹호해줘야 할 터이다. 그러한 의미에서 부모연대는 민주노총과 많은 지점에서 연대해왔으며, 이번 학비연대의 투쟁 또한 당연히 존중한다.

 

다만, 나는 두 지점에서 아쉬웠다. 하나는 학교의 태도였다. 특수학교는 불편함을 넘어서 상당한 안전문제가 예측되었으나, 일부 학교장들은 학부모에게 대책 마련에 함께 나서 달라고  요청하지 않았다. 미리 요청했더라면 혼란을 예상하고 차분하게 대처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하나는 파업에 들어가면서 학비연대 측에서도 특수학교 학부모들과 미리 대책을 논의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면 서로의 노동권을 지지하고, 장애라는 사회적 약자를 지킨다는 대의의 측면에서 ‘기분 좋은 미담’을 만들어낼 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파업이라는 격렬한 쟁의행위를 하면서 예외를 두기가 쉽지 않은 일이라는 것도 이해한다. 일부 특수학교 학부모들은 안전이 보장되지 않는다며 아이들을 결석시켰다.)

 

학비연대 투쟁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장애부모는 ‘연대와 내 아이 보호’ 사이 어디쯤에 서 있다. 이번 소란을 겪으며 앞으로는 이렇게 아슬아슬하게 서성이는 날이 없기를 바라본다. 이 글은 그러한 ‘완전한 지지’를 위해서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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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옥 전국장애인부모연대 부회장 beminor@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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