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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장항 수심원’은 정말 폐쇄되었을까?
97년 폐쇄됐지만 여전히 과거 모습 보존하고 있는 장항 수심원
수심원으로 파고드는 넝쿨처럼, 다시 시설에 갇힌 수용자들
등록일 [ 2019년07월12일 16시26분 ]

시간이 멈춰버린 곳에서 창밖 햇살이, 철창 사이로 넝쿨이 끊임없이 그곳을 파고들려고 했다. 그곳은 마을 염소가 잘못 들어왔다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함께 갇혀버리기도 한 숨 막히는 공간이었다. 그러나 바깥의 푸르름은 서슴없이 이곳에 말을 걸고 자리 잡고 있었다. 이상했다. 저 푸르름을 뒤쫓지 않으면, 나는 이곳 장항 수심원이 미처 전하지 못한 목소리를 놓칠 것만 같았다.

 

지난 6일,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이 진행하는 ‘수용소 다크투어’에 참여해 유부도에 있는 장항 수심원에 다녀왔다. 장항 수심원은 과거 정신질환자 수용시설로 SBS ‘그것이 알고 싶다’ 방송을 통해 인권침해 실태가 폭로되면서 97년 11월 긴급 폐쇄됐다. 그날에 멈춰져 있는 달력, 사무실 책상과 바닥에 쌓여있는 시설운영일지 등이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시설이 폐쇄되어서야 밖으로 나올 수 있었던 그들은 정신질환자에 대한 국가의 무관심과 주변의 편견에 쫓기며 거리를 전전하다 죽거나 행방불명 됐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방치되었던 사람들은 지역사회에 뿌리 내리지 못한 채 결국 다른 수용시설로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장항 수심원의 일과 중에는 이용자들에게 일광욕을 ‘허락’하는 시간도 있었다. 지금도 수심원의 내부를 비추는 햇볕은 마치 그때를 기억하는 것 같았다. 햇살을 따라 창틈으로, 철창 사이로 파고드는 저 푸른 넝쿨은 잠시나마 자유를 만끽한 그들이 다시 수용소 안으로 갇히는 모습 같았다. 그렇게 떠난 줄 알았던 사람들은 여전히 시설 안에 갇혀 있었다.

 

장항 수심원이 폐쇄된 지 22년이나 지났지만, 여전히 우리는 장애인수용시설이라는 분리·배제의 망령에 사로잡혀있다. 그뿐만 아니라 국가가 나서서 시설을 권장하기까지 한다. 문재인 정부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탈시설을 공약했지만, 7월에 도입한 종합조사표에서 장애인수용시설을 ‘일상생활서비스’라며 이용을 권하고 있다. 하지만 시설이 존재하는 한, 탈시설 장애인이 지역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서비스를 마련하고 확충하지 않는 이상 다른 이들도 ‘갇힌 삶’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하게 될지 모른다.

 

장항 수심원 창가의 철창 사이로 파릇파릇한 풀들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사진 박승원

 

유부도에 있는 장항 수심원. 사진 아래쪽에 ⊔ 모양의 건물이 장항 수심원이다. 사진 박승원
 

유부도 마을 주민이 낚싯배를 끌어오고 있다. 사진 박승원
 

장항 수심원 앞에 자리한 갈릴리 교회. 사진 박승원

 

장항 수심원 전경. 사진 박승원
 

장황 수심원 앞에서 한 참가자가 깊은 생각에 빠졌다. 사진 박승원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이 진행하는 ‘수용소 다크투어’에 참여한 사람들이 장항 수심원 내부를 살펴보고 있다. 사진 박승원
 

참가자들이 사무실 책상 위에 남겨진 시설운영일지, 치료대장, 간호기록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박승원

 

참가자들이 사무실 책상 위에 남겨진 시설운영일지, 치료대장, 간호기록 등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 박승원
 

바닥에 널브러진 달력이 1997년 11월을 가리키고 있다. 사진 박승원
 

장항 수심원의 시계가 먼지 쌓인 채 멈춰 있는 모습. 사진 박승원
 

마을 염소가 장항 수심원에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사체로 발견됐다. 사진 박승원

 

장항 수심원 목욕탕. 당시 사람들은 천장 위에 달린 파이프를 통해 빗물을 받아 씻었다. 사진 박승원

 

장항 수심원 내 화장실. 변기 가림막이 무릎 높이밖에 되지 않는다. 사진 박승원
 

여성 수용소 어느 방에 붙어있는 일과표. 사진 강혜민

 

수용실 어느 방 벽면에 “자조 자립 자위 1970년 1월 1일 대통령 박정희”라고 쓰여 있는 명패가 걸려 있다. 사진 박승원

나무 이파리 사이로 들어온 햇살이 시설 내 바닥을 비추고 있다. 사진 박승원
 

장항 수심원 복도 끝 쇠창살과 철문 사이로 초록 넝쿨이 들어온 모습. 사진 박승원

 

장항 수심원 복도 끝 쇠창살과 철문 사이로 초록 넝쿨이 들어온 모습. 사진 박승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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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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