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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인들, “국회 기자회견에 수어통역사 배치하라” 청원
“수어와 자막이 없어 무슨 내용인지 농인은 알 수 없어” 하소연
한국수화언어법 제정 3년째지만, 정보접근 차별 여전… 국회부터 앞장서야
등록일 [ 2019년07월19일 17시43분 ]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등은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국회 기자회견 등에 수어통역 지원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영상 캡쳐
 

한국수화언어법 제정으로 수어(수화언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로 인정받고 있음에도 정작 해당 법률을 제정한 국회가 이를 무시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국회 기자회견과 본회의 등에 수어통역이 지원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수어를 제1언어로 사용하는 농인들이 국회 기자회견장인 정론관 등 주요 사안에 수어통역사를 배치해달라고 국회의장에게 청원했다.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 한국농아인협회 그리고 추혜선 정의당 의원이 19일 국회 정론관에서 ‘한국수화언어법, 국회부터 준수하라’라며 국회 기자회견 등에 수어통역 지원을 요청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이들은 “한국수화언어법을 제정한 지 3년이 지났지만, 공공기관뿐 아니라 해당 법률을 제정한 국회조차 통역지원을 하지 않는 등 농인의 정보접근권을 배제하고 있다”라며 “농인에 관한 차별이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김세식 한국농아인협회 감사는 “한국수화언어법이 2016년 제정되어 수어가 국어와 동등한 자격을 가진 농인의 고유한 언어로 인정받으면서 이제는 농인이 차별받지 않겠다고 생각했지만, 지금도 차별은 여전하다”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이어 “국회는 ‘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홈페이지를 통해 기자회견뿐 아니라 상임위원회 회의도 모든 국민이 볼 수 있게 영상으로 중계하고 있다”라면서 “하지만 국회 소식을 접하기 위해 홈페이지에 접속하더라도 수어와 자막이 없어 내용을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현재 본 회의장과 국회방송 뉴스만이 수어통역을 제한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한국수화언어법 제2조 3항은 ‘농인과 한국수어사용자는 한국수어 사용을 이유로 정치∙경제∙사회∙문화의 모든 생활영역에서 차별을 받지 아니하며, 모든 생활영역에서 한국수어를 통하여 삶을 영위하고 필요한 정보를 제공받을 권리가 있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이에 김세식 감사는 “한국수화언어법은 국회에서 만들었다. 따라서 법리를 만든 국회는 법률이 올바로 이행될 수 있도록 모범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정론관 기자회견에 장애인이나 복지 관련 주제부터라도 수어통역사를 우선 배치해달라”라고 요구했다. 

 

이 밖에도 이들 시민사회단체는 △장애인의 권리를 다루는 보건복지상임위원회를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상임위원회 회의에 수어통역 제공 △국회방송에 수어통역 프로그램 확대 △국회 본회의 장애인 방청에 대비해 휠체어 등 장애인 보조기기를 갖추고, 시각과 청각장애인 방청인을 위한 점자안내서 또는 수어통역 서비스 제공 등을 건의했다.

 

추혜선 정의당 의원은 “4월 18일 장애인 영화관람 환경 개선을 위한 법률 개정안을 대표발의하면서 국회조차 장애인 정보접근권을 외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끄러움을 느꼈다. 그 뒤로 개인적으로 정론관 기자회견마다 수어통역사와 함께하고 있다”라며 “국회가 하루빨리 이 청원을 받아들여 차별 없는 정보접근권에 앞장서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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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원 기자 wony@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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