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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조사 모의평가 약속 파기한 복지부… 장애계, ‘그림자 투쟁’ 선포
“최중증장애인 하루 최대 16.16시간 도달할 가능성 없어… 복지부는 근거 제시해야”
등록일 [ 2019년08월06일 17시50분 ]

기자회견에서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이 복지부의 종합조사표가 왜 ‘사기조사표’인지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다. 사진 허현덕

 

서비스지원 종합조사 모의평가 시행을 하루 앞두고 일방적으로 이를 파기한 보건복지부에 대해 장애계가 대대적인 투쟁을 선포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는 6일 오후 2시, 장애등급제진짜 폐지 예산쟁취 및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 갑질청산 농성장인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능후 장관 따라잡기 그림자 투쟁’을 선언했다.


-  ‘하루 최대 16.16시간으로 증가’, ‘평균 7시간 증가’에 대한 근거 제시 못 하는 복지부


복지부는 지난 4월 15일 ‘장애등급제 폐지 시행을 위한 장애단체 토론회’에서 588명에 대한 종합조사 모의적용 결과를 발표했다. 이때 복지부가 강조한 내용은 △급여 감소자 보전 방안 적용 시 평균 7시간 급여량 증가(보전 방안 미적용 시 평균 1.84시간 증가) △하루 최대 급여량 현행 인정조사 14.7시간→16.16시간으로 증가 등이었다. 특히 복지부 차원에서 하루 평균 16.16시간을 보장하는 것은 최중증장애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복지부는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그러나 5월 31일부터 6월 9일까지 한자협이 자체적으로 시행한 온라인 모의평가 결과는 복지부의 발표와는 사뭇 달랐다. 현재 활동지원서비스를 이용 중인 2345명 중 867명(34.4%, 탈락자 176명 포함)의 서비스 시간이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지마비 장애로 하루 24시간 활동지원이 필요한 최용기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은 모의평가 결과, 기존 월 431시간에서 368시간까지 떨어졌다. 최 회장은 결과대로라면 하루 평균 9시간밖에 활동지원을 받을 수 없다. 최중증장애인의 서비스 시간 삭감은 생명권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매우 위험하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가 제시한 ‘종합조사표 상 16.16시간 받을 수 있는 경우’ 갈무리, 한자협 보도자료

 

게다가 아무리 최중증장애인이더라도 하루 최대 16.16시간을 받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웠다. 한자협은 “호흡기를 낀 전신마비 장애인으로 시청각장애도 있고, 그러면서 직장생활을 해야 하고, 1인 독거이거나 노부모 등과 함께 살아야 하고, 이동에 제약이 있는데 승강기 없는 지하나 2층에 살고 있어야 해당 점수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모든 조건을 충족해야만 465점 이상인 1구간(480시간)이 되어, 하루 최대 16.16시간을 받을 수 있다.

 

이에 한자협은 복지부에서 시행한 588명 모의적용의 구체적인 결과 공개를 요구했다. 복지부가 주장한 대로 16.16시간에 대한 해당자가 있는지, 실제로 평균 7시간이 늘어나는지 ‘종합조사표’에 대한 근본적 의문을 제기하고, 대책 마련을 촉구한 것이다. 그럼에도 복지부는 “평균적으로 서비스양이 늘어난다, 하루 최대 16.16시간 나온다”는 말만 되풀이하며 구체적인 결과와 대책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 모의평가 약속하더니, 미루고 미루다 하루 전날 일방적 파기한 복지부… “무엇이 두려운가?”

 

결국 지난 6월 14일, 한자협은 종합조사표 문제점에 대해 복지부에 문제 제기를 하고 모의평가 공동 진행을 요구하며 사회보장위원회를 기습점거했다. 이날 김현준 복지부 장애인정책국장은 △6월 중 박능후 복지부 장관 면담 △6월 중 종합조사 모의평가 진행 협의 등의 약속을 했다.

 

그러나 약속은 모두 지켜지지 않았다. 모의평가는 처음 협의한 26명에서 12명으로 축소되었고, 모의평가 시기는 6월 말에서 점점 밀려 8월 1일~2일 이틀간 하는 것으로 합의되었다. 그런데 복지부는 모의평가 시행 하루 전날인 7월 31일 모의평가를 할 수 없다고 한자협에 일방적으로 통보했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는 6일 오후 2시, 장애등급제진짜 폐지 예산쟁취 및 보건복지부 갑질청산 농성장인 사회보장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박능후 장관 따라잡기 그림자 투쟁’을 선언했다. 사진 허현덕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2일 한자협은 복지부 장애인정책국과 모의평가 건으로 면담을 했다. 이날 복지부는 ‘6월 안에 시행되어야 했는데, 7월이 이미 지났고 8월이 다가온 만큼 모의평가를 하는 게 의미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한자협은 전했다. 이미 새 종합조사표에 의한 서비스지원 평가를 약 4000명(갱신 1600명, 신규 2400명)이 받았다는 것을 근거로 들었다. 또한 한자협 측에서 제시한 12명 장애인의 대표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다.

 

한자협은 이러한 상황을 전하며 더 이상 복지부와의 대화나 협상은 의미가 없다며, 일방적으로 약속을 파기한 복지부를 향한 강도 높은 투쟁을 선포했다.  

 

최용기 회장은 “복지부는 본인들이 자랑스레 내세우고 있는 ‘수요자 중심의 종합조사’가 제대로 설계가 됐는지 문제점은 없는지 마땅히 점검해야 함에도 숨기기만 하고, 장애인과의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렸다”며 “더 이상 복지부와의 대화나 협상은 없다”고 분노했다.

 

이형숙 서울시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회장 또한 “복지부가 미루고 미루다 결국 모의평가를 거부한 것은 일명 ‘사기 조사표’에 의해 최중증장애인의 활동지원 하루 최대 시간이 16.16시간이라는 거짓말이 들통날까 두려워서 그런 게 아니겠냐?”며 “고작 12명 모의평가에서조차 들통 날 거짓말을 하고, 숨기기에 급급한 복지부 장애인정책국 국장은 자질도 자격도 없다. 그 자리에서 내려와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향후 한자협은 박능후 복지부 장관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모의평가 요구와 종합조사표 개선을 끊임없이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목요일마다 도로점거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또한 오는 8월 21일 광화문 농성 7주년을 맞아 1박 2일 투쟁도 결의했다.

 

체감기온이 40도가 넘는 무더위 속에서도 복지부 규탄을 위해 모인 장애인들의 모습. 사진 허현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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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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