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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설에서 제일 좋았던 기억? 없어요”
[제1회 대구지역 장애인 탈시설 증언대회] ⑥ 조민정
등록일 [ 2019년09월18일 17시19분 ]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은 2019 사회복지의 날을 맞아 ‘제1회 대구지역 장애인 탈시설 증언대회’를 했습니다. 시설에서 나와 탈시설하며 살아가는 장애인 당사자 여덟분의 이야기를 글로 전합니다.

 

조민정 씨. 사진 제공 대구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답답한  곳. 시설

 

시설에서 제일 좋았던 기억 없어요. 제일 안 좋았던 기억은, 하고 싶은데 못하게 하는 게 너무 힘들었어요. 가끔 너무 답답해서 소리 지르고 싶은데 못 지르고….

 

시설에서 나올 때, 처음에는 두렵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고 그래서 안 나오려고 했는데, 시설 강당에서 대구 사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설명회를 들었어요. 사실 내용이 잘 기억은 안 나지만, 그때 시설에서 나오면 받을 수 있는 지원들을 알게 되었어요, 그러고 나서 얼마 후, 시설팀장님이 단기체험 한번 나가보라고 권유했어요.

 

시설 내에서 단기체험이 있다는 것을 들었을 때, 막 때리는 사람이 있다고 그런 소문이 났었어요, 그래도 나는 때리든 말든 나는 안 맞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단기체험을 하기로 결정했어요.

 

단기 체험했을 때, 처음에 사실 마음에 안 들었지만, 내가 왜 이런 곳에 왔나 싶고, 그런데 조금씩 지내보니까 거기 생활이 조금씩 괜찮아지고, 어딜 가나 대우를 받는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갈 곳이 있다는 믿음

 

내가 있던 시설이 폐쇄된다고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나는 잘 나왔다 싶었어요. 내가 단기체험을 하고 난 뒤, 시민마을(대구시립희망원 내 장애인거주시설, 2018년 12월 폐쇄) 없어져도 나는 갈 곳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각했어요.

 

지금 시설에서 퇴소를 하고, 장기체험을 해보니까 내가 생각했던 것이랑 다른 것 같아요. 사실 장애인이 이렇게 많이 나와서 사는 줄 몰랐거든요. 내 장애를 인정하기까지 시간이 걸렸던 것처럼 많은 장애인들을 만날 때, 속으로 장애인하고 말도 안 해야지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대화를 해보니까 내가 잘 못 생각했다는 걸 느꼈어요. 그리고 인식도 바뀌었어요. 활동지원사의 지원이 있고, 장애인들도 본인 할 일을 잘하니까. 그동안 장애인들은 밥할 줄 모르겠지, 자립을 어떻게 하지, 하고 생각했었거든요.

 

곧 장기 체험홈을 퇴거해서 영구임대아파트로 이사를 가요. 요즘 내가 이런 것을 누려도 되나 싶을 정도로 한편으로 설레기도 하고, 좋기도 하고, 슬프기도 해요. 이제부터 진짜 자립생활을 해야 하는구나, 나 혼자 뭔가를 이루어내야 한다는 생각을 해서 그런가 봐요. 내가 못 하는 일을 활동지원사가 다 해 주잖아요. 나 혼자 하라면 못할 것 같은데….

 

희망을 가져라!

 

시설에 다시 들어가라고 하면 죽어도 이제 다시 안 들어갈 거예요. 나와서 살아보니까 아직 모르는 것도 많지만, 내가 더 활발해진 것 같아요. 즐겁고 행복해요. 앞으로 일하고 싶어요. 장애인들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주면 좋겠어요. 그래서 재미있고 즐거운 인생을 살고 싶어요. 

 

아무리 장애를 가졌다고 실망하지 말고, 몸이 불편해도 좌절하지 말고, 희망을 가져라!!! 장애인들 많지만, 나처럼 용기를 내서 나올 수 있다!

 

탈시설과 자립을 준비하는 장애인들에게 제가 하고 싶었던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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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술 조민정·기록 최현영 saramcil@empas.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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