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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아동권리위원회 ‘통합학교가 곧 통합교육 뜻하지 않아’ 지적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대한민국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 발표
부모연대 “교육 패러다임과 목표 전환 없이는 통합교육 이뤄질 수 없어”
등록일 [ 2019년10월11일 14시45분 ]

지난 9월 18일~19일까지 양일간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 대한민국에 대한 제5·6차 심의가 진행되고 있는 모습. 국제아동인권센터 유튜브 영상 캡처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대한민국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에서 한국의 장애아동교육에 대한 지적이 쏟아졌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물리적 통합에 그칠 뿐 사실상 장애학생과 비장애학생을 분리하는 교육현장에 대해 신랄하게 비판했다.

 

지난 10월 3일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대한민국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최종 견해를 발표했다. 이번 최종 견해에는 2011년 이후 국내 아동권리 분야의 성과와 한계 등을 담아 2017년 12월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한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평가와 권고가 담겼다.

 

보건복지부(아래 복지부)는 지난 4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난민법 제정(2012), 아동학대처벌법 제정(2014)과 학대방지 예산 확대, 입양 허가제 도입 등에 따른 관련 유보조항 철회(2017), 아동수당 도입(2018), 아동정책영향평가 체계 수립(2019), 아동 성범죄자 처벌 강화, 남성 육아휴직 및 한부모 가정 지원 확대 등의 정책적 노력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며 “개선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 권고의 형태로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 9월 18일~19일 양일간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대한민국 제5·6차 국가보고서 심의’를 지켜본 사단법인 오픈넷은 정부와는 사뭇 다른 논평을 냈다. 오픈넷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가 대한민국 아동정책에 아동이 없고, 포용정책은 포용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냈다”며 “한국의 공교육 제도의 최종 목표는 오직 명문대 입학뿐인 것 같다는 쓴소리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오픈넷이 밝힌 유엔 아동권리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살펴보면, 장애아동의 교육권에 관해서도 회의적 입장이 잘 나타나고 있다. 로드리게스 유엔아동권리위원회 위원은 통합교육을 지향한다면서 특수학교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는 정부정책의 모순점을 지적했다.

 

로드리게스 위원은 “장애아동에 관한 교육 정책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며 “특수학교에 대한 투자를 증진하겠다고 보고했는데, 통합교육이 이루어지지 못하고 분리교육이 이뤄지고 있는가? 그렇다면 한국 정부가 이야기하는 통합교육의 의미는 무엇인가?”라고 질의했다. 그러면서 “국제적 규범의 통합교육은 아동을 학교에 포함한다는 의미가 아니다. 주요 교육 제도의 변화를 수행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아래 부모연대)가 8일 밝힌, ‘대한민국 제5·6차 국가보고서에 대한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최종 견해’ 번역본에도 이러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최종 견해에는 ‘장애아동에 대한 모든 정책과 법률이 권리에 기초하고 있고, 모든 영역에서 통합을 보장할 것을 검토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또한, 국제규범이 말하는 ‘통합’이란 단순히 물리적 포함(integration)이 아니라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서의 포용(inclusion)을 의미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를 위해 중재프로그램, 재활치료, 복지지원, 의료적 지원 등을 제공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부모연대는 “장애아동의 교육권은 우리 사회에서 늘 제기되고 있는 문제지만, 핵심적인 논의가 되지 못하고 특수학교 혹은 통합학교 등의 외형적인 논의만 전개됐다”며 “로드리게스 위원이 지적했듯 장애아동이 비장애아동과 동일한 학교에 배치되는 것이 통합교육을 의미하지 않는다. 진정한 통합교육은 교육의 패러다임과 목표를 전환하지 않고는 이루어질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한 부모연대는 “아동이 스스로 생각하고 선택하며,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해 평등과 연대의 정신을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교육 목표가 되어야 한다”며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 전면 개정을 통해 실효성 있는 법 이행으로 장애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고, 장기적으로는 공교육 패러다임을 전환해 장애유무와 상관없이 모든 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유엔 아동권리위원회는 최종 견해에서 △아동 관련 예산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여전히 낮은 점 △경제적으로 소외된  아동·장애아동·이주아동 등이 차별을 경험하고 있는 점 △높은 아동 자살률과 가정 내 아동 학대 발생률 △지나치게 경쟁을 부추기는 교육 환경 △형사 미성년자 연령을 만 13세 미만으로 낮추려는 제안 등에 대해 우려를 나타냈다.

 

또한 △아동 관련 예산 증액 △차별금지법 제정 △아동 자살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기 위한 노력 강화 △모든 체벌의 명시적 금지 △교육 시스템 경쟁완화, 형사 미성년자 연령의 만 14세 미만 유지 등을 주문했다. 그 외에도 △보편적 아동등록제 도입 △베이비박스 금지와 그 대안으로 익명 출산제 검토 △성매매 연관 아동에 대한 보호처분 폐지 및 피해자 대우 △아동의 이민자 수용소 구금 금지 △이주아동에 대한 자료수집 및 지원 강화 등을 권고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의 최종 견해에 대한 우리나라의 후속조치는 제7차 국가보고서에 담아 2024년 12월까지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 제출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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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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