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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년후견 결격조항’ 일괄폐지… 우리나라는?
‘성년후견 결격조항’으로 피성년후견인은 공무원도, 사회복지사도 될 수 없어
“300여 개 개별법에 따른 피성년후견인 차별 조항 조속히 폐지해야”
등록일 [ 2019년10월13일 17시05분 ]

지난 8월, 양재동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성년후견제개선을 위한 공동대책위원회와 사단법인 두루는 ‘피성년후견인 공무원 자격제한에 대한 임금 등 청구소송 및 위헌법률심판제청’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 허현덕
 

지난 6월 일본에서 피후견인에 대한 결격조항을 일괄 폐지하는 법률이 통과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도 결격조항 일괄 폐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

 

결격조항은 성년후견인제도를 이용하는 피성년후견인의 각종 자격취득과 직업 선택을 가로막는 장애물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는 ‘국가공무원법 제33조’ 등 300여 개의 개별법에서 결격조항을 명시하고 있어 피성년후견인이 공무원 또는 사회복지사가 될 수 없고, 각종 자격 취득에도 제한을 받고 있다. 뿐만 아니라, 결격조항은 이미 직업이 있거나 자격이 있더라도 피성년후견인이 되는 순간 직업을 잃거나 자격에서 박탈하기도 한다.

 

공무원이었던 김아무개 씨는 뇌졸중으로 쓰러졌다. 병상에 누워 있던 그는 은행예금 등의 문제로 피성년후견인이 됐다가 ‘당연퇴직’을 통보받으면서 휴직기간 받았던 급여와 보험료까지 추징당해야 했다. 이에 김 씨는 공무원지위 확인소송을 준비하던 중 사망했고, 현재 유족들은 결격조항에 대한 헌법소원을 제기한 상황이다. (관련 기사: 25년간 공무원 생활했는데, ‘피성년후견인이라고 나라에서 버림받아’… 소송 제기)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아래 연구소)는 “결격조항으로 본래 가지고 있던 자격과 직업을 상실하고, 이에 대해 직업을 다시 회복할 수 없는 것은 그 자체로 명백한 차별”이라며 “직업 또는 자격의 적격성은 후견인 선임 여부에 따라 일률적으로 결정할 것이 아니라 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본의 결격조항 폐지는 우리나라에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지난 9일 입법조사처가 발표한 ‘일본의 피후견인에 대한 결격조항 일괄폐지 입법동향’에서는 “우리나라의 개별법 300여 개에 있는 결격조항은 일본의 관계 법률(약 180개)을 비판 없이 수용하고 재생산한 결과”라며 “결격조항의 영향을 받은 국가의 일괄 폐지는 우리나라의 결격조항 정비에도 큰 의미를 지닌다”고 결격조항 폐지의 필요성을 제시하고 있다.

 

연구소도 “성년후견제도 자체의 위헌성은 물론 특정인을 사회로부터 배제하는 결격조항은 그 자체로 명백한 차별”이라며 “일본에서조차 사라지고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법령 정비를 서둘러 조속히 폐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한편, 입법조사처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7년 12월 23일에 보험업법 외 약 300개에 달하는 관련법상 결격조항 전체의 문제를 지적하는 결의문을 채택한 바 있다. 이를 토대로 국회의장은 각계의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쳐 2018년 4월 20일 대통령에 대해 결격조항의 문제와 관련해 범정부 차원의 검토를 요청하는 취지의 건의문을 발송했다. 이에 정부는 법제처 주도로 결격조항 삭제에 대해 실현 가능성, 타당성 등을 검증한 후 2019년 7월 9일 국회에 보고했고, 올해 말까지 정부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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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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