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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뚜렛증후군 장애인등록 거부는 위법, 등록 가능해야”
대법원 “뚜렛증후군으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 받아”
장애계 “장애유형에 대한 재정립 계기로 삼아야” 한목소리
등록일 [ 2019년11월05일 19시46분 ]

두꺼운 책과 판사봉. 사진 픽사베이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에서 정한 15개 장애유형에 해당하지 않는 뚜렛증후군도 장애인등록을 할 수 있으며, 이를 거부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대법원판결이 나왔다.  

 

대법원은 지난 10월 31일 판결(2016두50907)에서 이와 같이 밝혔다. 재판장으로는 민유숙 대법관, 주심으로 조희대, 김재형, 이동원 대법관이 참여했다.

 

‘뚜렛증후군(Tourette's Disorder)’은 특별한 이유 없이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나 목, 어깨, 몸통 등의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움직이는 ‘운동 틱’과 이상한 소리를 내는 ‘음성 틱’ 두 가지 증상이 모두 나타난다. 전체적으로 증상을 보유한 기간이 1년이 넘는 질병을 말하는데, 의학적으로 정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고 있다.

 

원고인 ㄱ 씨는 뚜렛증후군으로 초등학교 6학년 이후로 평범한 대인관계나 사회생활을 유지하지 못하고, 주위와 완전히 단절된 상태로 생활했다. 또한 10년 넘게 치료를 받고 약을 복용했지만 증상은 나아지지 않았다. 따라서 앉아서 일을 할 수도 없고,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기도 힘든 상황이다. 특히 폐쇄된 공간에서는 증상이 더욱 심해져 차를 타고 장시간 이동도 여의치 않았다.

 

그러나 경기도 양평군은 ㄱ 씨의 뚜렛증후군이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제2조 제1항에서 정하고 있는 15개 장애유형에 포함하지 않는다며 장애인등록을 거부했다. 장애인등록을 하지 못하면 장애인복지법에서 정하는 장애인복지 서비스를 받을 수 없다.

 

이에 ㄱ 씨는 양평군의 처분이 헌법상 평등권에 어긋난다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으나, 1심에서 수원지방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그러나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은 지난 2016년 8월 21일 양평군의 처분이 합리적 이유 없이 장애인을 차별하는 위법 행위라고 판결했다. (관련 기사: ‘틱 장애 등록 거부 위법’ 판결에 장애계 ‘환영’) 양평군은 상고했으나 대법원은 ㄱ 씨의 손을 다시 들어줬다. 양평군수에게는 상고비용 전액을 부담하도록 했다.

 

대법원은 “신체적·정신적 장애로 오랫동안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자”라는 장애인복지법 제2조 제1항의 정의에 따라 ㄱ 씨가 장애인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대법원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이 ‘장애인복지법에서 정하는 장애유형 이외의 장애를 가진 자에 대해 배제해야 할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있다며, 따라서 이런 배제는 헌법의 평등권에도 어긋난다고 지적했다.

 

또한 “ㄱ 씨는 그 증상과 대인관계가 곤란하다는 점 등에서 ‘뇌전증장애’와 유사한 측면이 있고, 사회적응 및 사회복귀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점에서 ‘정신장애’와 유사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근거로 대법원은 “행정청은 원고의 장애가 장애인복지법 시행령 조항에 규정되어 있지 않다는 이유만을 들어 원고의 장애인등록을 거부할 수 없고, 양평군의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아울러 “양평군은 시행령 조항 중 원고가 가진 장애와 유사한 종류의 장애 유형에 관한 규정을 유추 적용해 원고에게 장애등급을 부여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에 대해 장애계는 일제히 환영 의사를 나타냈다.

 

김예원 장애인권법센터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장애를 지나치게 유형화할 경우, 오히려 장애인이 대상화될 우려가 큰 점을 감안해 대법원이 구체적 규범통제를 한 것”이라고 의미를 짚었다. 규범통제는 하위규범이 상위규범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심사하여, 위반되는 것으로 인정될 경우 그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헌법 제도다. 

 

이번 판결을 장애유형에 대한 재정립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김성연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우리나라처럼 의학적 기준이나 오래된 관습적 판단에 의해 장애유형을 15개로만 한정하고 있는 나라는 드물다”며 “유엔장애인권리협약에서는 이미 ‘사회적 제약에 따라 지원이 필요한 사람’으로 장애를 바라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사무국장은 “장애인복지법이 ‘사회적 제약에 따른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위한 법’이고, 국가는 법에서 규정되지 못한 이들의 어려움을 유추해 지원해야 할 책무가 있다”며 “이번 판결이 뚜렛증후군을 포함한 장애유형에 들지 않는 분들의 이중소외 현상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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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현덕 기자 hyundeok@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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