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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장애계 “그룹홈 건설하는 불가리아에 기금 중단하라” 유럽연합 제소
유럽연합, 소규모 시설 ‘그룹홈’ 건설하는 불가리아에 약 240억 원의 기금 지원
“그룹홈도 시설, 유럽연합이 UNCRPD 위반했다” 소송 제기
등록일 [ 2019년12월18일 11시13분 ]

이번 제소에 참여한 유럽 장애인 인권단체 벌리더티(Validity)의 보도자료 갈무리. 사진 validity.ngo

 

불가리아 정부가 유럽연합의 기금을 ‘그룹홈’ 설립에 사용하려 하자, 유럽 장애인 인권단체들이 유엔 장애인권리협약(UNCRPD) 위반을 근거로 기금 중단을 촉구하며 유럽연합 집행위원회(아래 집행위원회)를 제소했다. 해당 사건은 11월 22일, 룩셈부르크에 있는 유럽연합재판소의 고등법원급인 일반법원(EU General Court)에 계류 중이다.

 

이번 제소에 참여한 세 유럽 장애인 인권단체(European Network on Independent Living, Validity, Center for Independent Living:CIL Sofia)들은 불가리아 정부가 탈시설 정책을 공언하면서 ‘그룹홈’을 만들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기존의 대규모 시설을 소규모 시설로 전환해 장애인을 분리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따라서 이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위반이라며 이러한 불가리아 정책에 대한 기금 지원을 중단하지 않는 집행위원회에 책임을 물었다.

 

유럽연합, 소규모 시설 ‘그룹홈’ 건설하는 불가리아에 약 240억 원의 기금 지원 

 

유럽연합 회원국인 불가리아 정부는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아동 1,845명을 위한 그룹홈 140개를 만들었다. 이후 불가리아는 2014년부터 2020년까지 유럽연합 사회기반시설 기금(European Structural and Investment Funds)의 지원 기간 동안 대규모 시설을 없애고 소규모 ‘그룹홈’ 형태로 장애인 및 노인 시설을 건설할 계획을 세웠다. 불가리아 정부는 이러한 ‘고령자 및 장애인을 위한 탈시설 지원’ 정책에 약 1천 8백만 유로(한화 약 240억 원) 상당의 기금을 집행위원회로부터 지원받았다.

 

불가리아 정부는 이른바 ‘탈시설 정책’을 추진하면서 노인 및 정신·발달장애인 등을 위한 68개의 소규모 ‘케어홈’(그룹홈)과 6개의 낮 시간 돌봄 센터를 건립하고, 이에 필요한 건물, 리모델링, 가구 및 장비 등을 구축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유럽연합의 기금을 29개의 지방정부에 배정하여 각 지방 당 최대 9개의 시설을 새로 짓는다고 밝혔다. 예컨대 인구 8천여 명 규모의 불가리아의 소도시인 드리아노보(Dryanovo)의 경우, 현재 100여 명의 장애여성이 한 대규모 시설에서 거주하고 있는데, 이번 정책을 통해 7개의 소규모 ‘케어홈’을 새롭게 건설해 이들을 재배치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장애인 단체들은 올해 초, 불가리아 정부에 장애인과 노인에 대한 시설 건설 사업 정책을 당장 중단하라며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불가리아 정부가 이를 무시한 채 이어나가자, 해당 단체들은 기금을 지원하는 집행위원회에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 및 이에 대한 일반논평 제5호 등을 근거로 불가리아에 대한 기금 중단을 요청한 것이다.

 

그런데도 집행위원회가 기금 지원을 중단하지 않자 장애인 단체들은 지난 11월,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위반을 이유로 유럽연합 재판소의 고등법원급인 유럽연합 일반법원(EU General Court)에 미국 로펌 Covington & Burling LLP의 자문을 받아 집행위원회를 제소했다.

 

유럽 장애계 “그룹홈 설립 기금 지원 중단 거부한 유럽연합, UNCRPD 위반”

 

이번 제소에 참여한 장애인 단체들은 불가리아의 '탈시설 정책'은 대규모 시설에서 ‘그룹홈’이라고 불리는 소규모 시설로의 이동에 불과하다는 입장이다. 장애인 인권단체 벌리더티(Validity)는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사회에서 개인이 자립지원을 받기보다는 유럽연합의 기금으로 또 다른 형태의 장애인 거주시설을 계속 이어나가게 될 상황에 닥쳤다”라며 위기감을 내비쳤다.

 

벌리더티(Validity)의 스티븐 앨런(Steven Allen) 공동상임이사는 “(그룹홈에) 장애인을 분리하는 정책은 인권을 침해하는 것뿐만 아니라 유럽연합의 주요 가치에 어긋난다. 그러나 아직도 많은 유럽연합 회원국에서는 유럽연합 기금을 불가리아 정부와 마찬가지로 사용하고 있다”라고 탄식했다. 따라서 그는 “집행위원회는 장애인에 대한 분리정책을 방지하고, 이미 분리당한 장애인을 구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라며 집행위원회를 제소한 이유를 강조했다.

 

또한 씨아이엘 소피아(CIL Sofia)의 카프카 파나토브(Kapka Panayotov) 이사는 유럽연합으로부터 기금을 받는 불가리아 시설이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어기고 있는 점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협약 제19조에서 ‘시설은 일정한 삶의 방식만을 부과하고 있으며, 개인의 선택권과 자주권을 박탈한다’고 규정하고 있다”라고 언급했다. 나아가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가 이미 2018년 10월, 대형시설에서 소규모 시설로의 장애인의 이동은 협약 제19조에 어긋난다며 불가리아 정부에 경고했었다”라고 설명했다.

 

“큰 시설에서 작은 시설로 NO, 그룹홈 단계 없이 개인별 서비스로 가야”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에서는 장애인의 자립적 생활과 지역사회로의 동참을 규정하고 있다. 또한 장애인은 자신의 거주지 및 동거인을 선택할 기회를 가지고, 특정한 주거형태를  강요받지 않아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게다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제19조에 대한 일반논평 제5호에 따르면, ‘그룹홈’은 장애인이 지역사회로부터 배제되는 것을 영속화하고, 지역사회에서 살 권리를 침해하는 시설이다. 따라서 시설의 규모와 상관없이, 분리된 처우와 시설은 유럽연합과 국제법에 의해 금지되는 명백한 차별에 해당한다.

 

김미연 유엔장애인권리위원회 위원 또한 이번 유럽 시민단체들의 제소에 대해 “위원회는 그룹홈을 시설로 보고 있다”라며 잘라 말했다. 이어 “두 사람이 사는 집도 안 되며, 한 사람이 자신이 원하는 지역에서, 원하는 형태의 집에서 개별화된 완전한 서비스가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한국의 경우에도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그룹홈은 장애인거주시설로 분류되고 있다.

 

김 위원은 이번 제소가 한국에 함의하는 바에 대해 “한국은 장애인복지예산이 시설 위주로 되어있다는 점에서 맥락이 통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불가리아 정부는 유럽연합의 예산을 탈시설이라는 명목으로 ‘그룹홈’에 투입하려 하지만, 시민단체는 그 예산의 성격을 명확하게 밝히고 예산 유입 자체를 거부하는 것이다. 왜냐면 바로 그 예산들이 장애인 인권침해에 활용되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그룹홈’이라고 하면 큰 시설에서 작은 시설로 줄여나가는 단계인 것처럼 합리적으로 들리지만, 탈시설은 ‘그룹홈’ 단계 없이 완전하게 개별화된 서비스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불가리아를 포함한 유럽연합 회원국은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에 국가 단위로 비준했을 뿐만 아니라 2010년 12월 23일에는 유럽연합 단위로도 비준했다. 특히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은 유럽연합이 생겨난 이래 유럽연합 집단의 자격으로는 최초로 비준한 유엔 인권 협약이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의미가 있다. 이러한 입장에서 유럽연합이 인권 협약에 대치되는 예산 지원에 대한 책임을 완전히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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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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