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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총선연대, 장애계가 주목해야 할 의제는 ‘탈시설’과 ‘장애인 노동권’
장애인 권리 보장 위해 원포인트 법안보다 사안별 법률 제·개정 필요해
총선 기간 ‘탈시설’과 ‘장애인 노동권’ 의제화 필요… 입법으로 나아가야
등록일 [ 2019년12월20일 18시30분 ]

20일, 오후 1시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장애인차별철폐 2020 총선연대’의 주최로 21대 총선 장애인공약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 이가연

 

장애계가 내년에 있을 21대 총선을 앞두고 한자리에 모여 장애인공약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2020총선연대는 앞으로 주목해야 할 의제로 '탈시설'과 '장애인 노동권'을 꼽았다.

 

20일, 오후 1시 여의도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장애인차별철폐 2020 총선연대(아래 총선연대)’의 주최로 21대 총선 장애인공약 토론회가 열렸다. 이날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등 다양한 장애인 단체들이 모여 내년 총선에 장애인공약이 어떻게 반영이 될 수 있을지, 그리고 장애인 당사자가 국회에서 대표성을 갖고 효과적으로 장애인공약을 어떻게 이어나갈 수 있을지 논의했다. 특히 7년 넘게 멈춰버린 ‘장애인권리보장법’을 둘러싸고 많은 논의가 오갔다.

 

‘장애인권리보장법’… ‘원포인트’ 법안보다 사안별 법률 제·개정 필요해

 

발제를 맡은 김기룡 전장연 정책위원장은 21대 국회를 대비하여 새롭게 재구조화된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을 선보였다. 김 정책위원장의 설명에 따르면 ‘장애인권리보장법’의 제정을 둘러싸고 장애계가 수년간 논의를 진행하고 법안이 세 건 정도 발의되었지만, 국회나 정부에서는 본격적으로 논의되지 않았다. 특히 지금까지 발의된 법률안은 기존 장애인복지법을 전부 개정하는 방향으로 제안됐다. 그러다 보니 ‘장애인권리보장법’ 하나에 보건복지부 내의 여러 부서를 비롯하여 교육부, 고용노동부, 국토교통부 등 소관 부처가 다양해 그 내용과 집행 체계가 지나치게 비대하다는 것이다.

 

이에 김 정책위원장은 “복잡한 법률 체계는 정부의 입법 의지를 약화할 뿐만 아니라 국회 또한 법률안의 심의에 대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게 된다”라고 분석했다. 이어 “장애인권리보장법안이 장애와 관련한 주요 이슈를 모두 담은 원포인트 법안이기보다는 향후 핵심적 이념과 가치를 반영하는 역할을 하고, 사안별로는 구체적인 법률의 제·개정이 필요하다”고 보았다.  

 

김기룡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위원장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따라서 그는 총 7개의 법률 제·개정안을 내놓았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을 중심으로 하는 4개의 법률제정안(‘장애인권리보장법’ 수정안, ‘장애인권리옹호법’ 제정안, ‘장애서비스법’ 제정안, ‘시설폐쇄 및 탈시설지원법’ 제정안)과 3개의 연금·주거·고용과 관련한 법률 개정안(‘장애인연금법’, ‘장애인·고령자 등 주거약자 지원에 관한 법률’,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법’)이다.

 

이 중 ‘장애서비스법’ 제정안에 대해 김 정책위원장은 “장애등급제 폐지 이후, 정부가 새로운 장애서비스 체계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장애인권리보장법에서 다루지 못하는 서비스 지원체계에 대한 구체적이고 종합적인 장애서비스 법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정책위원장은 ‘시설폐쇄 및 탈시설지원법’ 제정안의 필요성 또한 강조했다. 그는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장애인복지법 개정안에는 탈시설 내용을 포함했지만, 시설을 규정하는 장애인복지법에서 탈시설을 이야기하는 건 모순이 아닌가”라며 “‘장애인권리보장법안’ 또한 장애인복지법의 내용을 상당 부분 계승하고 있기 때문에, 새로운 탈시설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라고 밝혔다.

 

김 정책위원장은 ‘장애인권리보장법’ 제정안뿐만 아니라 연금·주거·고용과 관련한 법률의 개정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그는 “하나의 법률안을 만드는 과정을 넘어 이후에 누가 법률을 집행할 것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장애인권리보장법의 경우, 장애인정책과에서 법률을 맡게 된다면 예산이 많이 소요되는 연금, 고용, 주거 정책은 잘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 따라서 별도의 법을 만들어 이러한 문제에 직접 관련있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고용노동부 등과 같은 주관 부처의 집행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상임공동대표가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앞으로 장애계가 주목해야 할 의제는 ‘탈시설’과 ‘장애인 노동권’

 

이날 발제를 맡은 박경석 전장연 상임공동대표는 이번 총선연대를 통해 장애계의 의제를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장애인 당사자들의 정치적 진출 또한 굉장히 중요하지만, 총선연대는 국회에서 (장애인 국회의원이) 개인플레이만 해서 법률을 통과시키려는 것과는 다른 방식으로 의제에 집중하려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여러 장애 문제 중 앞으로 총선 과정에서 힘을 모아 선전해야 할 의제로 ‘탈시설’과 ‘장애인 노동권’을 꼽았다.

 

박 대표는 “2000년대 탈시설 운동은 시설 민주화와 범죄시설 내 거주인에 대한 적극적 구제조치였지만 최근의 흐름은 거주시설 폐쇄운동”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는 역대 정부 최초로 ‘탈시설’을 대선공약과 국정과제로 내세웠지만, 임기 절반이 다 되어가도록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다”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박 대표는 최근 한국장애인복지시설협회가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경험을 언급하며 “(토론회에서) 시설 측은 스웨덴과 노르웨이에는 시설폐쇄법이 없고 지침만 있으니 탈시설 법률 제정이 필요 없다고 주장했지만, 당시 두 나라의 정부는 탈시설에 대한 명확한 의지를 갖고 정책을 주도했기에 법률이 없었다. 만일 문재인 정부가 장애인거주시설을 폐쇄하겠다고 밝힌 뒤 시행령이 나오면 전혀 문제없는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따라서 박 대표는 “2029년까지 장애인거주시설의 완전한 폐쇄와 거주인 전원의 지역사회 자립지원”을 구체적인 의제로 내세우자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총선연대가 주목해야 할 두 번째 의제로 ‘장애인 노동’을 꼽았다. 그는 “1990년대 장애계가 장애인 의무고용 2%의 바늘구멍을 만들기 위해 투쟁했지만, 결국 그 2% 안에서 장애인들을 줄 세우고 중증장애인은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증장애인의 노동은 비장애인 중심의 노동에 맞춰 훈련시키는 것이 아니라, 중증장애인을 그대로 인정하고 그들이 일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 생각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박 대표는 권리 중심의 중증장애인의 노동으로 ‘문화예술 활동’, ‘권리 옹호’, 그리고 ‘장애인식개선교육’을 들었다. 그는 “앞으로 총선연대가 이러한 구체적인 일자리 정책을 제시하며 장애인 노동권을 의제화하고 국회를 통해 법률에 담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애계 토론자들, 총선연대의 공약에 회의감 내비쳐…

 

한편, 이날 발제가 끝난 뒤 토론자들은 발제자들의 법률안 및 정책에 대해 비판적인 의견을 내보이기도 했다.

 

이용석 한국장애인단체총연합회 정책협력실장은 그동안 총선연대 활동을 하면서 많은 작업을 했지만 요구안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며 “차라리 똑똑한 장애인 한 사람을 국회에 진출시키는 것이 더 현실적인 것 같다”라고 총선연대의 공약 중심의 활동에 회의감을 내비쳤다.

 

염형국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변호사는 “거주시설폐쇄법 제정에는 찬성하지만, 총선연대 공약에 정신장애인 문제는 소외되어 있다”라고 꼬집으며 “정신·요양병원 시설에 있는 정신장애인들도 함께 논의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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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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