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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대남병원 경영진 친·인척이 운영했던 구덕원, ‘강제 입원’ 증언
"실종된 고모부, 부산대남병원서 사망했다는 연락"
환자 하루 입원당 정액 수가 받는 병원
형제복지원 사건 이후 정신장애인, 대남병원에 유입
등록일 [ 2020년03월04일 18시41분 ]

청도 대남병원 ⓒ뉴스민
 

청도 대남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오한영 이사장 일가가 과거 운영했던 부산의 병원에서 치매 노인 강제 입원이 있었다는 증언이 나왔다. 청도 대남병원은 코로나19 집단 감염 사태가 일어나면서 족벌 재단 비리, 병원의 열악한 시설 문제가 제기돼 왔다.

 

강제 입원 사례는 오한영 이사장 일가가 과거 부산에 설립했던 사회복지법인 구덕원(현 이로운)에서 나왔다. 구덕원은 2000년대 초반까지 부산에서 구덕병원, 부산대남병원을 운영하다가 2012년경 횡령 등 비리 문제로 해산됐다.

 

현재 울산에 거주하는 A 씨는 청도대남병원 코로나19 집단감염 소식을 듣자 과거 행방불명됐던 고모부를 떠올렸다. 뇌출혈 수술 후 60대에 이른 치매가 온 고모부는 90년대 말 부산의 집을 나갔다가 그 길로 행방불명 됐다.

 

가족들은 고모부를 만방으로 찾으면서 당시 부산대남병원에 방문했지만, 고모부가 병원에 없다는 말을 들었다. 1년 후, 부산대남병원으로부터 A 씨의 고모부가 죽었으니 찾아가라는 연락을 받았다. 고모부는 온몸에 멍이 들어 있었다. A 씨는 언론 고발 등 강하게 나가려 했지만, 고모가 나서길 원치 않아 실행하지는 못했다.

 

A 씨는 “부랑자를 데려오면 인원당 보조금을 받았을 것이다. 제대로 된 환경이었을 리 없고, 구타와 인권유린이 있었을 것”이라며 “청도대남병원에서 코로나19로 사망자가 많이 나왔다는 보도를 보니 이곳도 보통 상황이 아니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입소자가 어떤 경위로 입소하게 됐는지 알아봐야 한다. 코로나로 시작된 이 상황이 없었으면 그저 그대로 아무것도 드러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민성 부산시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구덕원에서는 급식 비리, 약품 리베이트, 운영비와 보조금 횡령 같은 다양한 비리가 있었다. 부산에서 운영하던 패턴이 청도에서라고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라며 “약품 리베이트도 있는데 과연 제대로 된 약을 투약했을까. 급식은 제대로 했을까. 환자들이 안에서 오히려 건강이 더 나빠졌을 것이다. 코로나 감염으로 사망자가 많은데, 코로나 감염보다는 관리를 제대로 못 받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청도대남병원 관계자는 “(구덕병원 등에서) 부랑자 강제 입원에 관련해서는 모른다. 지금 대남병원 환자 입소 과정은 환자마다 제각각이다”라고 말했고, 청도대남병원의 환자 강제 입원 사례를 묻자 통화를 종료했다.

 

환자 입원 하루당 정액수가 받는 정신병원
환자 더 많이, 더 오래 입원할수록 수익 많아
“구덕원·대남병원, 태생부터 부랑자 수용 위한 곳”

 

정신병원이 환자를 강제 입원시킨다면 받는 이익은 무엇일까. 통상적이라면 환자는 법에 따라 진료비와 입원비를 내야 하지만, 무연고자나 노숙인 같은 경우 비용을 치를 능력이 없다. 하지만 병원은 환자에게 돈을 받지 않더라도 국민건강보험으로부터 수가를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 행정규칙인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에 따르면, 정신질환으로 환자가 입원하면 1일당 정액수가가 병원에 지급된다. 이 때문에 정신병원의 수익구조는 환자가 더 많이, 더 오래 입원할수록 늘어난다. 환자에게 비용을 받지 않더라도 최대한 많은 환자를 입원시키고, 환자에게 제공하는 의류, 식사, 간호 등 서비스 품질을 저하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도 있다.

 

의료급여수가의 기준 및 일반기준 ⓒ뉴스민

 

김경일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은 “정신병원은 외래 진료로 수익이 많이 나지 않는다. 노숙인에게는 어차피 본인부담금을 받지 못한다. 입원해야 수익이 난다”라며 “정신병원이 브로커를 통해 취약한 정신장애인, 노숙인을 강제 입원시킨 경우가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도대남병원이 만들어진 시기에는 지역사회에 정신장애인 돌봄 시설이 없었다. 형제복지원이 만들어진 게 부랑인이 거리에 있으면 사회 문화를 어지럽힌다는 인식에서 출발한 것”이라며 “80년대 말 형제복지원 사건 이후 원내 정신장애인들이 타 시설로 전원되거나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었다. 정신병원은 이런 상황을 이용했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구덕원이 운영했던 부산대남병원은 정신장애인 치료보다는 사회적 격리에 중점을 두고 설립됐다.

 

경향신문 1990년 1월 22일 자 보도에서 형제복지원이 유령의 집으로 둔갑했고, 밤이면 거리에 부랑자가 활개 친다고 언급했다. 해당 보도에는 “3천여 명의 부랑아를 수용했던 형제복지원은 박인근 씨 구속으로 3년째 방치됐다”라며 “수용자 2천80명 퇴소, 6백76명 타 보호시설로 옮기고 3백68명은 직장을 알선하거나 병의원에 입원시켰다”라고 나온다.

 

김기태 부산대학교 명예교수의 저서 『부산 사회복지의 역사와 토착화』에도 부산대남병원 설립 배경이 나온다. 김 교수에 따르면, 부산대남병원의 전신은 구덕 기도원인데, 당시 한국은 88올림픽을 앞두고 정신과 환자를 수용 위주로 관리했다. 형제복지원에서 이탈하는 정신장애인 등을 수용할 시설도 필요했고, 이런 상황에서 1985년 형제복지원에서 2.8km 떨어진 구덕산 일대에 부산대남병원이 설립됐다.

 

형제복지원사건진상규명을위한대책위원회가 부산시 북구청으로부터 받은 형제복지원 전원시설 명단에도 구덕정신요양원, 부산대남병원이 포함돼 있다.

 

형제복지원 입소자가 전원조치된 시설 일부 명단. 자료출처=형제복지원대책위

 

여준민 형제복지원사건대책위 사무국장은 “박인근 형제복지원 원장 구속 이후 나갈 사람은 나가라고 형제복지원 문을 그냥 열어뒀다. 수용자가 4천 명에 육박했는데 자발적으로 많이 나갔다”라며 “일부는 다른 시설로 전원 됐다. 그중에 구덕원과 부산대남병원이 있다. 이 시기 국가는 수용시설을 없애지 않고 오히려 시설을 더 많이 만든다. 가난한 사람과 장애인에 대한 배제와 격리의 역사”라고 지적했다.

 

김경일 사회복지연대 사무국장은 “정신장애인은 의사 표현력도 취약하고, 돌봄 강도도 높기 때문에 지역 내 충분한 돌봄 인프라가 없는 걸 악용했던 역사가 있다”라며 “코로나19로 처음 사망한 사람이 대남병원에서 몸무게가 42kg이었고 20년 이상 장기입원했다. 청도대남병원도 형제복지원의 역사와 같다고 볼 때, 수익을 위해 강제입원이라던가 병원 내 인권유린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도대남병원을 운영하는 의료법인 대남의료재단은 1984년 부산시 사상구 구덕산 일대에 故오이선이 세운 사회복지법인 구덕원에서 출발한다. 故오이선의 아들 故오성환, 오성환의 부인 김현숙 등은 각종 회계 부정을 저질러 부산에서 사업을 접었다. (관련기사: 청도대남병원 코로나19 사태, “비리 족벌재단의 부실 운영 탓”) (기사 제휴=뉴스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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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엽 뉴스민 기자 newsmin@newsmin.co.kr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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