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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받는 긴급재난지원금? 홈리스는 신청·사용 어려워
‘등록 거주지 멀거나 거주불명등록자여서, 신청 방법 몰라서’ 등… 신청 못 해
직접 찾아가는 행정 필요… 카드나 통장 없는 상황 고려해 별도 가구로 현금 지급해야
등록일 [ 2020년05월11일 15시51분 ]

홈리스행동 등은 11일, 서울역 광장 앞에서 홈리스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 보장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울역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에 참여한 활동가들이 ‘홈리스를 별도 가구로 인정하여 현금으로 지급!’, ‘지자체 긴급재난지원금 미신청 이유 50% 거주불명 등, 26% 방법 몰라’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김포가 주소지인데 긴급재난지원금 신청하려면 버스 3번 갈아타고 마을버스도 타야 한다. 차비가 없어서 신청하지 못했는데 정부에서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 (이 아무개 씨, 53세)

 

정부가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아래 코로나19)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모든 국민에게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접수를 시작했지만, 정작 긴급 지원이 가장 필요한 홈리스와 거리청소년은 지원금을 제대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다. 

 

홈리스행동 등(아래 홈리스행동)은 11일, 서울역 광장 앞에서 홈리스에 대한 긴급재난지원금 보장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늘(11일)부터 정부는 코로나19로 인해 생계가 어려워진 국민을 위해 긴급재난지원금 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그러나 홈리스나 거리청소년 등 신분이 뚜렷하게 보장되지 않는 국민은 신청이 어렵고, 지급하더라도 사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밝혀졌다.

 

홈리스행동은 지난 5월 9일부터 이틀간 서울시 내 주요 거리 홈리스 밀집지역과 일시보호시설을 이용하는 ‘노숙인 등’ 102명을 대상으로 일대일 면접조사를 통해 홈리스에 대한 코로나19 재난지원금 지급 실태에 관한 설문을 진행했다. 설문 목적상 기초생활수급자 등 ‘긴급재난지원금 현금지원 대상자’는 제외했다.

 

설문조사 응답자 중 재난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은 사람은 무려 77.5%에 달했으며, 신청하지 않은 이유로는 주소지가 멀어서(27%), 신청 방법을 몰라서(26%), 거주불명등록자라서(23%) 순으로 다양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대부분(94.1%)은 자신의 거처를 갖고 있지 못한 상태(거리 노숙 72.5%, 일시보호시설 21.6%)였다. 또한 서울시에서 조사했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자의 40% 가량이 부산, 전남, 제주 등 다양한 지역에 주민등록을 두고 있으며, 31.3%의 응답자는 거주불명이었다. 게다가 주민등록상태가 유효하거나 신분증을 소지하는 경우는 응답자의 52%에 불과했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이번 설문 결과를 설명하며 “대다수의 홈리스의 경우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지가 다르거나 거주불명의 상황으로 인해 본인확인 수단이 없다”라며 “신원 확인을 위한 지문 정보 내지 노숙인 시설 이용자 등록 확인 등 추가적인 수단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 실제로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거주불명등록자들은 신분증 소지 여부와 무관하게 지자체 재난지원금을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았(못했)다. 

 

또한 실거주지와 주민등록지가 다른 경우 주민등록지로 이동해 긴급재난지원금을 신청하고 수령해야 하지만, 왕복 교통비를 지불할 능력이 없어 포기한 사례도 있었다. 이에 이 활동가는 “실제 홈리스가 거주하고 있는 노숙인 시설 및 주요 노숙 지역에 직접 공무원들이 찾아 현장 신청을 접수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김호태 동자동사랑방 대표는 최근 다시 일어나고 있는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인한 불안감을 호소하며 재난지원금 정책에서 홈리스를 배제하는 정부를 비판했다. 김 대표는 “분명 재난지원금은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다고 했는데 쪽방에 사는 사람과 노숙인에게는 그림의 떡이다”라며 “정부는 통장이나 카드를 통해 지원금을 주겠다고 하지만 통장이 압류되거나 카드를 만들지 못하는 사람들은 받을 방법이 없다. 돈이 없어 굶고 있는 최하위 사람들에게 직접 현금으로 지급해야 한다”라고 질타했다. 

 

특히 고시원이나 쪽방에서 어렵게 거주하고 있는 홈리스의 경우, 신용카드나 지역사랑 상품권을 통해 지원금을 받더라도 가장 많은 지출을 하는 주거비(월세)에는 사용할 수 없다. 

 

서울역 앞에서 한 활동가가 ‘김포가 주소지인데 지원금 신청하려면 버스 3번 갈아타고 마을버스도 타야한다. 차비가 없어서 못했는데 정부에서 이런 어려움을 해결해 줬으면 좋겠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홈리스뿐 아니라 거리청소년도 이번 긴급재난지원금 정책에서 배제되기는 마찬가지다. 

 

이우삼 청소년자립팸_이상한나라 활동가는 “저는 어릴 적부터 집에서 지속적인 폭력을 경험하다 도저히 견딜 수 없어 탈출을 감행했다”라며 “긴급재난지원금은 가구 단위로 지급되고 있어서 저와 같은 탈가정 청소년들은 직접 받아 볼 수 없으며 가족의 보복이 두려워 연락조차 할 수 없다”라고 호소했다. 

 

현재 긴급재난지원금은 지급 단위가 ‘가구’로 되어있어 세대주가 신청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에 정부는 8일, 현실적인 가구 구성을 반영한다며 세대주가 아니더라도 가정폭력 및 아동학대의 피해자이거나 세대주가 행방불명인 경우 등은 세대주의 위임장 없이도 이의신청을 통한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가정 밖 청소년이 실질적으로 이의신청이 가능할지도 불투명하다. 이동현 홈리스행동 활동가는 “가정 밖 청소년의 경우 공식적인 신고 및 피해 입증을 통해 ‘피해자’가 되어야지만 이의신청 대상에 해당할 수 있어 실제로 수많은 가정 밖 청소년은 긴급재난지원금을 받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에 홈리스행동은 자체 조사를 바탕으로 △실거주지 중심의 ‘찾아가는 신청’을 통해 신청 장벽을 해소할 것 △홈리스를 별도 가구로 인정해 지원 대상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할 것 △신용·체크카드, 선불카드, 상품권이 아닌 현금 지급 등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 이들은 청와대로 이동해 해당 요구안을 전달했다. 그러나 다음 주부터 긴급재난지원금 현장 신청 접수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청와대는 최소 15~30일의 답변 기간이 걸린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홈리스행동 등 활동가들이 서울역 광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사진 이가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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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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