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09월21일mon
기사최종편집일  최종뉴스편집일
비마이너로고
news
뉴스상세검색 버튼
기사등록 기사제보
전체메뉴 펼침
HOME 뉴스홈 > 뉴스 > 복지  
트위터로 보내기 네이버 밴드 공유
쪽지신고하기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공약 파기한 정부, 장애인·빈곤층 기만했다
문 대통령의 대선공약, 박능후 장관의 약속 어디 가고 이제 와서 ‘말 바꾸기’
의료급여에서 폐지 않자 시민사회, “가난한 자는 병원비 때문에 굶어야 할 처지”
등록일 [ 2020년08월12일 19시22분 ]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 등은 12일 오후 2시,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위한 농성을 21일 만에 종료한다고 밝히고, 앞으로의 투쟁을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형숙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이 삭발한 머리로 발언을 하고 있다. 손에는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공약파기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규탄한다!’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있다. 사진 이가연

 

“어떤 사람과 가족이 될지 선택할 수 있습니까? 가난해진 것이 나의 선택입니까? 아플지 안 아플지 선택할 수 있습니까? 아플 때 치료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 우리가 사회를 꾸리는 이유입니다. 그런데 부양의무자기준을 통해, 너무 낮은 수급비를 통해, 의료급여 제한을 통해 이를 달성하지 못하고 있는 건 (정부의) 직무유기입니다.” (김윤영 빈곤사회연대 사무국장)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이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공약을 파기한 정부를 규탄하며 21일 만에 광화문 농성을 마무리했다.

 

기초법바로세우기공동행동(아래 공동행동) 등은 12일 오후 2시,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지난 7월 23일부터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촉구하며 시작한 농성을 21일 만에 종료한다고 밝히고, 앞으로의 투쟁을 결의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중앙생활보장위원회(아래 중생보위)를 앞두고, 정부가 약속한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를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아래 제2차 종합계획)에 반영할 것을 촉구하며 농성에 돌입했었다. 그러나 지난 10일 열린 제61차 중생보위에서는 제2차 종합계획에 의료급여를 제외한 채 생계급여에서 2022년까지 단계적 완화(고소득·자산 제외)만 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의료급여에 대해서는 제3차 종합계획 수립 시까지 개선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단순히 언급만 했을 뿐, 끝내 정부는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공약 이행을 파기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시절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의서에 2017년 4월 17일자로 “부양의무자기준의 완전폐지(특정 급여에서의 폐지만을 의미하지 않음)”라고 답변한 내용 갈무리. 자료제공 공동행동


이와 더불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그동안의 약속에 대해 ‘말 바꾸기’ 태도를 보여 공분을 사고 있다. 박 장관은 10일, 중생보위가 끝난 뒤 진행된 브리핑에서 “대통령께서 부양의무자 조건을 철폐하겠다는 것은 생계급여에 초점이 있는 말씀이지 의료급여를 말씀하신 것은 아니다”라고 발언하며 그동안의 ‘완전폐지’ 약속을 부인한 것이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에 ‘부양의무자기준의 완전폐지(특정 급여에서의 폐지만을 의미하지 않음)’라고 답변한 질의서를 공개하며 “박 장관이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과의 약속을 종이짝 취급하며 기만하고, 문 대통령의 공약 파기를 선언한 것과 다름없다”라고 분노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뿐 아니라, 박 장관도 대통령을 대신해 부양의무자기준을 완전히 폐지하겠다고 수차례 약속했는데 이제 와서 돌연 말을 바꾼 의중을 의아해하고 있다. 박 장관은 2017년 8월 25일,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요구하는 광화문 농성장에 직접 방문해 “2020년에 발표될 ‘제2차 종합계획’에서 생계급여와 의료급여에서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계획을 수립하겠다”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에 대해 이형숙 장애인과가난한사람들의3대적폐폐지공동행동 공동집행위원장은 당시 현장에서 들은 박 장관의 발언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박 장관은 문재인 대통령의 명을 받아 농성장에 왔다고 했다. 5년 동안 너무 많은 고생을 했으니 이제 농성을 접으라며 누가 요구하지도 않았는데도 스스로 ‘제2차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계획을 넣겠다’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확신에 찬 박 장관의 모습에 우리는 약속을 믿고 눈물을 흘리며 농성을 접었지만, 3년 만에 이런 결과가 나왔다. 날강도에게 사기당한 기분이다”라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동안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과 함께 연대해온 신현석 공공운수노조사회복지지부 조직국장은 정부가 약속한 공약을 지키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 조직국장은 “중생보위 회의가 한 차례 미뤄지면서 정부가 심사숙고를 위한 것인지 기대했지만, 어떻게 둘러댈지 변명할 방법을 찾고 있었던 것인가”라며 “정부는 최저임금 1만 원 공약을 지키지 못했다고 사과한 것처럼, 1,842일이라는 긴 시간 투쟁한 이들을 위해 무릎 꿇고 사과하는 게 먼저다”라며 앞으로의 투쟁에서도 연대할 것을 결의했다.


요지 홈리스야학 학생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요지 홈리스야학 학생은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수급비를 받지 못해 많은 병원비를 지불했던 일을 떠올렸다. 그는 “어머니는 신경쇠약으로 병원에 입원했고, 저는 희귀질환으로 병원을 집처럼 자주 드나들다 보니 병원비로 인해 가족의 빚이 쌓여갔다”라며 “작년 겨울, 수급 신청을 했지만, 형과 아버지의 소득이 문제가 되어 두 번이나 탈락했다가 겨우 수급을 받았다. 결국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리는 어머니는 형의 집에서 살고 저는 혼자서 떨어져 산다. 저는 수급자인데도 하루 두 끼만 먹어가며 높은 병원비를 내고 있는데, 수급을 못 받는 사람들은 어떻게 살라는 말이냐”라며 현실을 모르는 복지부가 ‘직무유기’를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게다가 박 장관은 브리핑에서 “소득이 늘어 의료급여에서 제외되더라도 건강보험료를 내면서 의료서비스를 확보하게 된다”, “부양의무자 조건을 적용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비급여를 얼마나 급여화하느냐, 본인 부담 한도를 얼마나 하느냐 문제”라며 의료급여에서의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안한 것에 대해 항변했다. 이에 대해 공동행동은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 및 본인 부담금을 개선하는 조치도 중요하지만, 부양의무자기준 폐지의 대안은 아니다”라며 “본인의 소득과 재산은 기준중위소득 40% 이하 절대 빈곤층에 속하지만, 생계와 주거를 달리하는 가족을 이유로 최소한의 의료 이용조차 포기하는 사람들의 의료보장을 위한 조치가 바로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라고 정부의 주장에 반박했다.

 

따라서 공동행동은 21일간의 농성을 접으며 앞으로도 부양의무자기준 폐지를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이들은 7명의 삭발투쟁의 결의를 청와대에 전달하며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을 기만한 것에 대한 박 장관의 입장 △박 장관의 공약파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입장 △부양의무자기준 완전폐지 공약을 이행할 구체적 계획을 요구했으며, 이와 더불어 국회에도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법안 발의를 촉구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 이가연

올려 0 내려 0
이가연 기자 gayeon@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텔레그램 비마이너 구독하기 비마이너 paypal로 일시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비마이너 정기후원하기 새창으로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1842일의 광화문농성, 3년의 기다림… 대통령 약속 잘 지켜졌을까?
부양의무자 기준, 복지를 ‘시혜’로 만들다
정부의 잇따른 공약 파기에 다시 농성 돌입한 장애인들
장애인들 삭발까지 했는데… 의료급여 부양의무자기준 폐지, 결국 ‘외면’
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요구하며 ‘삭발’ 단행
“제2차 종합계획에 부양의무자 기준 완전 폐지 담아야” 농성 돌입
생계급여 부양의무자기준 대폭 완화… 의료급여에서는?
장애계, “장애등급제·부양의무자기준 완전 폐지, 예산에 가로막혔다”
“22년까지 생계급여 부양의무자 폐지” 정부 발표에 시민사회 반응은?
박능후 장관 “부양의무자 기준, 2년 내로 완전 폐지하겠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프린트하기
  •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댓글, 욕설과 혐오를 담은 댓글, 광고 등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삭제될 수 있으니 댓글 작성 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복지부, 제2차 기초생활보장 종합계획 발표 (2020-08-10 21:36: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