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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하라! 투쟁으로' 장애해방열사 넋 기려
'최옥란 열사 10주기 및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 열려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투쟁 재현 퍼포먼스 등 선보여
등록일 [ 2012년03월26일 00시00분 ]

▲'최옥란 열사 10주기 및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 '기억하라! 투쟁으로'가 26일 늦은 7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올해 10주기를 맞은 정태수·최옥란 열사를 비롯해 장애해방을 위해 투쟁했던 김순석, 박일수, 최정환, 이덕인, 박흥수, 이현준, 박기연, 정정수, 우동민, 이인석 열사의 넋을 기리고 장애해방열사들이 말과 실천을 되짚어보는 시간이 마련됐다. 

 

'최옥란 열사 10주기 및 장애해방열사 합동추모제 '기억하라! 투쟁으로'가 420장애인차별철폐공투단 주최로 26일 늦은 7시 서울역 광장에서 열렸다.

 

이날 합동추모제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몸짓패 '바람'의 몸짓 공연으로 막을 열었다. 이어 12명의 장애해방열사 영정이 이동권, 조직화, 자립생활 등 부문별로 소개되며 무대 아래 마련된 제단에 차례로 옮겨졌다. 이날 합동추모제에 참석한 200여 명의 장애인 활동가들은 장애인운동의 초석이 된 장애해방열사들을 숙연하게 맞이했다.

 

이어 최옥란, 정태수 열사 10주기를 맞아 장애인운동을 되짚어보기 위해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선봉에 섰던 장애인 활동가 4명이 무대에 올랐다. 2000년대 들어 장애인운동의 상징이 된 이동권 투쟁에 관해 이야기를 나누는 '이동권 토크'가 전장연 남병준 정책실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이날 이야기나누기에는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강동센터) 박현 소장, 중랑장애인자립생활센터(아래 중랑센터) 양영희 소장,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아래 한자협) 최강민 사무총장, 이음장애인자립생활센터 이규식 소장이 참여했다.

 

강동센터 박현 소장은 "이동권 투쟁에 참여할 때는 노들장애인야학 졸업생이었는데 노들야학 박경석 교장선생님이 천막 반장을 시켜준다고 해 이동권 투쟁에 함께하게 됐다"라면서 "30차 버스타기까지는 투쟁전술이 있었는데 오히려 투쟁을 위해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 힘들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동지에 대한 질문에 이음센터 이규식 소장은 "우리가 도로를 점거했을 때 광화문 이순신 장군 동상에 올라 현수막을 내리고 유인물을 뿌리던 학생 동지가 기억난다"라면서 "지금은 어떤 공간에서 활동하는지도 궁금하다"라고 밝혔다.  

 

''이동권 투쟁'은 본인에게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에 한자협 최강민 사무총장은 "이동권 투쟁은 우리에게 엄마 같은 존재"라면서 "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와 이동권이 보장되어야 사회생활이 비로소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랑센터 양영희 소장은 "이동권 투쟁하면 최옥란 열사와 정태수 열사가 생각난다"라면서 "누구보다 이동권 투쟁에 앞장섰던 이들이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또한, 양 공동대표는 그 당시 이동권 투쟁을 지금 다시 할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 "함께하는 동지가 있으면 언제든지 다시 투쟁할 수 있다"라면서 "박현, 이규식 등 함께하는 동지가 있기 때문에 언제까지 함께 싸울 것"이라고 결의를 밝혔다.


 

▲장애인 활동가들이 2006년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를 위해 한강대교를 기어가던 투쟁 모습을 재현하고 있다.

 

혁명, 혁명하라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싸운다.

알은 새의 세계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그 세계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과거 없는 오늘이 있을 수 없고

오늘이 없는 과거가 있을 수 없다.

 

-이덕인 열사의 일기 中

 

2부 무대에는 지난 1995년 서초구청의 살인적인 노점 단속에 항거하며 분신한 최정환 열사와 인천 아암도에서 노점단속에 맞서 망루에서 고공 농성을 벌이다가 의문사한 이덕인 열사의 영상이 상영됐다.

 

또한, 올해 10주기를 맞은 최옥란 열사를 추모하기 위해 장애인노래패 '시선'의 이라나 씨가 무대에 올라 추모글을 낭독했다.

 

이라나 씨는 "가난과 장애가 있다는 이유로 얼마나 세상이 무서웠을지, 당신의 고통스러운 순간을 함께하지 못해서 죄송하다"라면서 "일하고 싶었고 당당히 어머니로 살고 싶어한 당신에게 이 세상이 당신에게 준 것은 고작 26만 원이 전부였다"라며 울먹였다.

 

또한, 이 씨는 "당신이 목숨을 던져 소망한 것처럼 더는 이런 비참한 삶이 없었으면 한다"라고 추모글을 마무리했으며, 장애인 노래패 '시선'이 '그날이 오면', '세상 속으로'를 열창하며 최옥란 열사를 추모했다.

 

한편, 이날 무대에는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를 위해 40여 명의 중증장애인이 한강대교를 기어 투쟁했던 2006년 모습을 재현하는 퍼포먼스를 펼쳐 눈길을 끌었다.

 

노동가수 이혜규 씨가 무대 위로 올라 '기어서라도 죽어서라도'를 열창하는 가운데 장애인문화공간 박정혁 활동가 등 중증장애인활동가들이 우동민 열사 등이 생전에 참여했던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투쟁의 당시 모습을 재현하며 열사들의 넋을 기렸다.

 

이날 추모제에는 200여 명의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이 참여했으며 헌화와 분향을 끝으로 합동추모제를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밤 10시경 서울역 대기실로 자리를 옮겨 올해 시작된 420장애인차별철폐투쟁 농성의 첫날밤을 보냈다.

 

 

▲참가자들이 장애해방 열사의 영정 앞에서 추모 묵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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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가영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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