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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못내 노역 택한 장애인활동가들 3일 만에 출소
“권리싸움은 법의 잣대 달리 적용해야” 지적도
"씻거나 화장실 이용 불가능해 마치 사육당하는 느낌"
등록일 [ 2012년08월09일 21시01분 ]

▲장애인운동 과정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를 내지 못해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중증장애인 활동가 6명이 9일, 늦은 2시경 모두 출소했다.

 

장애인운동 과정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으나 이를 내지 못해 구치소에 수감 중이던 중증장애인 활동가들이 9일 늦은 2시경 모두 출소했다.

 

중증장애인 8명은 지난 7일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차라리 잡아가라'며 스스로 노역을 신청했다.

 

이들은 지난 2010년 장애등급심사센터 점거 농성, 국가인권위 점거 농성 등으로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아래 집시법)’과 ‘도로교통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각각 30만 원에서 120만 원 등 총 450만 원이 부과된 바 있다. 그러나 이들은 장애 1급의 중증장애인이자 기초생활보장수급자 혹은 차상위계층의 빈곤층으로 사실상 벌금을 내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들은 7일 기자회견 뒤 검찰청에서 서울구치소로 이송하는 과정에서 중증장애인 1명이 심한 욕창 등의 증세로 병원에 후송되고, 구치소에서 또 다른 중증장애인 1명이 팔이 빠지는 상황이 발생해 응급실에 실려가면서 실제 노역을 한 중증장애인은 6명이다.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김태훈 활동가는 “중증장애인에 대해 교육받은 적 없는 교도관들 역시 힘들고 당혹스러웠을 것”이라며 “어제저녁 국가인권위원회에서 긴급 직권조사를 나왔는데 이에 대해 구치소 측도 부담스러워했던 것 같다”라고 밝혔다.

 

김 활동가는 “벌금을 낼 수 없는 사람들이 벌금 때문에 구치소에 들어갔다는 것이 구치소 내에서도 정상참작된 듯하다“라며 “수감자 상황에 따라 벌금 등을 지원해주는 구치소 내 종교단체들이 중증장애인 수급자가 벌금 때문에 노역하러 들어왔다는 것을 알고 도와주는 절차를 밟은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전했다.

 

▲2박 3일 노역을 마친 장애여성 두 명이 서로 마주 보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날 동료의 출소를 기다리던 한국장애인자립생활센터협의회 이원교 회장은 “이들은 장애인권리를 위해 싸우는 과정에서 잡혀 들어갔는데, 이러한 권리싸움은 법의 잣대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라며 “아직도 남아 있는 재판이 많은데 그 재판들에서 검찰이 또 벌금을 매긴다면 중증장애인들이 다시 노역투쟁을 해야 하는가?”라고 우려를 표했다.

  

이날 노역을 마치고 나온 장애인문화공간 박정혁 활동가(뇌병변장애 1급)는 “구치소 안에서 사생활이 전혀 없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라며 “손 못 쓰고 걷지 못하는 장애인이 구치소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라며 3일간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박 활동가는 “방 안에 있는 TV에서는 밤 9시가 되면 애국가가 흘러나왔고 채널 조절이 되지 않았으며 선풍기는 강약 조절을 할 수 없었다”라며 “선풍기와 TV는 켜고 끄는 것만 가능했다”라고 구치소 내 상황을 전했다.

 

이날 출소한 부산삶장애인자립생활센터 조상래 소장은 "전동휠체어에서 분리된 방안에서는 전혀 움직일 수가 없어서 씻거나 화장실 이용이 불가능했고 마치 사육당하는 느낌이었다"라면서 "짧은 기간이었지만 같은 방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비장애인들의 인식을 바꿔내는 계기가 된 것 같고, 앞으로 더 열심히 투쟁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2006년 활동보조서비스 제도화 투쟁, 2010년 국가인권위 점거농성 등으로 장애인활동가들에게 부과된 총 2,700여만 원의 벌금 해결을 위해 오는 11일 늦은 3시부터 고려대학교 학생식당에서 하루 주점 '희망의 연대, 벌금탄압을 넘다'를 열 예정이다.

 

▲2박 3일의 노역을 마친 장애인활동가들이 서울교도소를 떠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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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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