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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집 사건 발생 5개월, 원주시는 무얼했나
“원주시 미온적 태도로 현재 민관대책반 진행되지 않아”
장 씨에게 속아 20년 동안 후원한 후원인 울분토하기도
등록일 [ 2012년11월09일 23시11분 ]

▲발달장애인의 인권침해 해결과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가 지난 7일 늦은 2시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원주대책위 주최로 열었다.

 

지난 6월 8일 SBS 궁금한 이야기Y를 통해 장애인을 ‘목’숨바쳐 ‘사’랑해서 자신을 ‘목사’라고 칭하는 원주 귀래 사랑의 집(아래 사랑의 집) 장 아무개 씨의 실체가 밝혀졌다. 장 씨는 그동안 언론에 장애인 스물한 명을 입양해 길러온 ‘천사 아버지’로 소개되었으나, 사실 스물한 명분의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수당, 후원금을 착복하며 살아오고 있었다.

 

지난 6월, 당시 장 씨의 집에는 네 명의 장애인이 장 씨 부부와 함께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중 한 명은 세 명의 이름으로 주민등록이 되어 있었고, 또 다른 한 명은 생물학적으로는 여성이나 주민등록상으로는 남성으로 등록되어 있었다.

 

또한 장 씨 자녀로 등록된 자녀 두 명이 10년, 12년 전에 극심한 기아상태로 장이 꼬여 사망했으나 장례를 치르지 않고 여전히 병원 냉동고에 방치된 사실도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방송 뒤 그 중 한 명인 고(故) 이광동 씨(장성광 씨) 친모가 나타났다. 그 후 지난 9월 고 이광동 씨는 다행히 장례를 치렀으나, 고 장성희 씨의 가족은 아직 연락되지 않아 고인의 시신은 여전히 10년째 병원 냉동고에 있는 상태다.

 

사랑의 집 사건이 알려지면서 사태해결을 위해 원주귀래사랑의집해결을위한공동대책위원회(아래 원주대책위)가 꾸려졌다. 원주대책위는 원주시에 사태해결을 촉구했으나 원주시의 미온적 대처로 여전히 잘 해결되지 않고 있다.

 

원주대책위는 이번 사건을 통해 발달장애인의 인권침해가 심각하다고 판단, 발달장애인의 인권침해 해결과 대책 마련을 위한 토론회를 지난 7일 늦은 2시 이룸센터 누리홀에서 열었다.

 

이번 토론회는 사랑의 집 사건을 중심으로 발달장애인 인권침해 사례를 통해 인권실태를 살펴보고 이에 대한 정책적 방안을 찾아보는 시간으로 꾸려졌다.

 

사랑의 집 사건이 발생한 지 5개월이 지난 현재, 이 사건을 통해 많은 문제점이 드러났다. 무엇보다 지자체의 꾸준한 관리감독이 필요했으나 지자체는 이에 무심했고, 사건발생 후에도 무책임하게 임했다.

 

또한 입양을 이유로 이를 미신고시설이 아닌 가족 내 문제로 바라보는 등 장애인인권에 대한 심각한 무지를 드러냈다. 특히 사건의 주체가 자기결정권 행사가 어려운 발달장애인이라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은 더욱 컸다.

 

▲이번 토론회는 원주 귀래 사랑의 집 사건을 계기로 발달장애인의 인권침해가 심각하다는 판단 아래 발달장애인의 인권침해 해결과 대책 마련을 위해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김강원 간사의 사랑의 집 사례보고로 시작했다. 김 간사는 “네 명 중 한 명은 현재 직장암 3기로 계속 사랑의 집에 있었다면 그 안에서 사망했을 것”이라면서 “현재 장 씨 자녀로 등록된 스물한 명의 친자 단절 문제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발달장애인 권리 확보 문제가 시급하다”라고 전했다.

 

▲재단법인 동천 김예원 변호사
재단법인 동천 김예원 변호사는 이번 사건을 형사적 관점과 민사적 관점으로 나눠서 보고 제도상 한계에 대해 지적했다.

 

김 변호사는 “형사적으로 이 사건을 가정폭력으로 풀면 임시조치를 통해 피의자는 피해자와 일시적으로 격리될 수 있으나 피의자 장 씨에 대한 충분한 처벌이 어렵다”라며 “무엇보다 여전히 법적 가족관계가 유지되기에 궁극적 해결방안은 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김 변호사는 “네 명 모두 지적장애가 있어 경찰참고인진술 당시 진술조력인이 동석했고 일반적 문답형식 조사가 아닌 OX카드, 그림카드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피해자들의 진술을 도왔다”라며 “추행, 유기, 상해, 학대, 폭행 등에 대한 진술이 일괄되게 나왔고 무엇보다 사랑의 집은 명백한 미신고시설이기에 사회복지사업법에 위반된다”라고 전했다.

 

김 변호사는 민사상 쟁점으로 가족관계등록부 및 주민등록 정정의 문제를 들었다.

 

김 변호사는 “수십 년 동안 갇혀 지내서 이들은 본인 스스로 자신의 신분증을 가져본 적도, 관리해본 적도 없는데 현재 관청, 병원 등을 갈 때 신분증이 필요하나 발급받지 못하고 있다”라며 “원주시는 전국 어디서나 발급 가능하다고 하나 귀래면사무소는 피해자들의 장애 정도가 심해 직접 발급이 어렵다고 답했는데, 타인의 위법 행위로 불가피하게 본인의 주민등록증을 갖고 있지 못하는 장애인에게 관청이 모순되게 답하는 것은 행정 편의적 발상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김 변호사는 친자관계 단절 소송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장 씨는 의사능력이 없어 입양의 의미를 알지 못하는 피해자들을 허위 출생신고로 자신의 자녀로 입적했기에 유효한 입양관계가 성립했다고 볼 수 없다”라면서 “따라서 재산상 파양이 아닌 친자관계 부존재확인소송으로 친자관계를 단절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효정 활동가
장애와인권발바닥행동 효정 활동가는 “사랑의 집은 미신고시설의 요건을 갖추고 있으며 무엇보다 감금, 방임, 노동력 착취, 종교 생활강요 등이 있었고, 수급비 및 장애수당을 갈취해 장 씨는 재산을 증식했다”라며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는 지자체가 이에 대해 감시하도록 하고 있으나 지자체와 중앙정부는 이를 행하지 않았다”라고 꼬집었다.

 

효정 활동가는 “방송 후 장 씨에게 장애자녀를 보낸 세 가족이 나타났는데 이들은 모두 당시 너무 가난했고 언론을 통해 보도된 장 씨의 선행을 믿었다”라며 “원주시는 장애자녀를 장 씨에게 맡길 땐 언제고 이제 와서 책임을 묻느냐며 가족들에게 도덕적 책임을 묻는데, 당시 시대상황을 고려했을 때 이를 고스란히 가족의 책임으로 떠넘기는 것은 무리가 있다”라고 지적했다.

 

지난 6월 사랑의 집에서 장 씨와 장애인 네 명을 분리하는 과정에서 지자체가 가지고 있는 조사권을 사용하지 않은 것에 대해서도 효정 활동가는 이를 비판했다.

 

효정 활동가는 “지자체는 이 사건이 인권침해가 아니라고 하고 원주경찰서는 현장에서 분리를 거부해 결국 민간은 경찰과 지자체 도움 없이 장 씨 집에 진입할 수밖에 없었다”라면서 “결국 장 씨에게서 장애인 네 명을 분리할 수 있었던 것은 인권침해 조사권을 가진 가정폭력센터의 협조로 가능했다”라고 밝혔다.

 

효정 활동가는 “특히 발달장애인은 자기 옹호가 어려워 지원체계가 필요한데, 장애인차별에 대한 감수성과 이해가 낮은 지자체와 경찰이 이들의 지원자가 되기에는 매우 어려워 보인다”라며 “이와 같은 상황에서 실질적 역할을 할 수 있는 장애인권리옹호체계 구축이 마련돼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원주시장애인부모회 이현귀 사무국장
원주시장애인부모회 이현귀 사무국장은 원주시와 꾸린 민관공동대책반에서 원주시가 보여준 미온적이고 무책임한 태도에 대해 질타했다.

 

이 사무국장은 “민관공동대책반이 꾸려지고 담당자가 배치됐으나 공무원 업무 특성상 과별로 업무처리가 진행되어 각 부서는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길 뿐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다”라며 “고 이광동 씨 장례에 관해서도 책임을 촉구했으나 결국 사망 시점이 5년 지나면 지원이 어렵다고 해 50만 원도 되지 않는 장례비조차 원주시로부터 지원받지 못했다”라고 밝혔다.

 

이 사무국장은 “직장암 3기 판정을 받은 장애인에 대해서도 원주시는 치료비 지원을 하지 않고 있으며 특별예산 지원에 대해서도 어렵다고 한다”라며 “원주대책위는 법적 쟁점에 대해 계속 이야기하고 있으나 원주시의 미온적 태도로 현재 민관공동대책반은 진행되지 않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 사무국장은 이 사건의 원인은 지자체의 관리소홀이라고 지적하면서 “그러나 원주시는 장애인이 네 명 이상 거주하고 있어야 관리 감독할 수 있는데 원주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세 명이어서 관리감독에 책임이 없다는 행정적 근거를 들었다”라며 원주시의 책임회피를 꼬집었다.

 

실제 사랑의 집에 장애인 네 명이 거주하고 있으나 서류상으로는 원주시에 등록된 장애인은 세 명으로 한 명은 서울이 거주지로 되어 있어 원주시는 행정상 관리감독에 책임이 없다는 것이다.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 장애차별조사1과 조은영 조사관은 “인권위는 이 사건에 직권조사를 시행했으며 늦어도 다음 주 초에 조사결과가 나올 것”이라며 “위법행위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고 원주시청에는 권고문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장 씨에게 20여 년 동안 후원했다는 후원인이 나와 지난 세월 동안 장 씨에게 속아 금품 및 물품을 후원한 사실에 대해 토로해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이 후원인은 “나를 통해 많은 사람이 장 씨를 후원해왔는데 최근 이 사실을 알게 됐다”라며 “장 씨와 같은 사람에 대해 사회적 경종을 울릴 만한 강한 조치가 필요하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이에 대해 김예원 변호사가 “법적으로 물적 증거가 있으면 혐의가 인정되니 형사적으로 유의미한 보충 진술을 수사기관에 제시하면 실제 수사에 많은 도움이 된다”라고 답하자 이 후원인은 “적극적으로 협조하겠다”라고 답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사람들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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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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