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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노역·성폭력 은폐 장애인 시설, 어쩌나
[진단] “조례 제정해 상시 점검해야... 자립 지원도 시급”
등록일 [ 2013년07월03일 10시36분 ]

지난 3일 강제노동과 성폭력 은폐·공금 유용 등의 혐의로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아래 전북연구소·전주 소재) 소장과 이사장이 구속됐다. 전북연구소가 운영하는 시설은 공동생활가정과 주·야간보호센터, 미인가 쉼터까지 총 세 곳. 이곳에는 30명의 장애인이 살고 있었다.

 

▲인권유린으로 논란이 된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이곳의 장애인은 강제노역과 모진 학대·성폭력 등에 시달리다 SBS TV프로그램 '긴급출동 SOS' 등 다양한 경로를 통해 구출돼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가 운영하는 시설에 입소했다. 이 중에는 전북도경찰서 광역수사대가 연계해 이 시설에 들어온 이도 있었다.

 

서울 본소인 (사)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와 지역의 민간단체들이 5월 말,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거주인 상담 조사에 따르면, 이 시설에 있던 장애인들 중에는 가정 폭력에 시달린 이도 있었고, 13년간 농장에서 '노예생활'을 하다 구출된 이도 있었다.

 

SBS '긴급출동 SOS'를 통해 구출된 이는 14명이나 됐다. 인권 유린에 시달리다 안전하다고 판단되는 시설에 새로 정착한 것이었다. 하지만, 5월 전북연구소가 그동안 이들의 치유를 돕기는커녕 이들이 구조되고 받은 보상금을 유용하고, 이들에게 또다시 강제노동을 시켜왔다는 게 밝혀졌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중 일부는 제주도와 전주 인근의 밭과 개 사육장에서 귤을 따거나 개 먹이를 주는 일을 했다. 또한 시설 내 장애인 모두 '태국 여행을 가자'는 연구소의 제안에 박스 접는 일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일부 여성 장애인은 함께 생활하는 장애인에게 성폭행을 당했으나, 연구소는 이를 신고하지 않고 가해자를 정신병원에 보낸 뒤 피해자는 다른 시설로 전원조치 시키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그뿐만 아니라 자립을 요구하거나 잘못을 저지른 장애인들에 대해서는 징벌의 의미로 정신병원에 보내기도 했다. 정신병원에 입원했던 이준구(가명)씨는 "담배를 피우다 걸려서 입원했다, 병원에서 손발이 묶였던 적이 있었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경찰은 전북연구소 소장과 이사장이 기간 횡령한 보조금·보상금 규모를 16억7000만 원 가량으로 보고 있다.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김병용 활동가는 "장애인과 아동 등 사회적 약자들에 대해 국가가 책임지거나 지원하는 게 아니라 민간에게 위탁하는 형태로 시설이 운영되다 보니 문제가 계속 발생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치유와 상담·자립 돕는 민관 협의체 구성해야"

 

▲5월 31일 전주시와 민간단체는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내 시설에서 살았던 장애인 30여 명에 대해 전원조치를 결정하고 이행했다.
▲5월 31일 전북연구소 시설에서 거주한 장애인들은 전북지역 검증된 시설로 이주했다. 현재 민간단체들은 이들 장애인에 대한 욕구 조사 등을 통해 자립 등 지원을 요구하고 있다.

 

전주시를 향한 시민사회단체의 적극적인 요구로 전북연구소 내 시설에서 거주했던 장애인 20여 명은 지난 5월 31일 전북 도내에 있는 여덟 곳의 시설로 이주했다. 이후 정신병원에 입원 중이었던 이들도 이주 절차를 밟았다.

 

앞으로 관건은 이들에 대한 지속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치유를 돕는 것. 오랜 시간 학대와 폭력에 노출된 이들이기에 몸과 마음의 치유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주시는 이들이 이주할 시설을 결정할 당시 현장 방문 등의 검증을 마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여덟 곳 시설이 치유와 상담을 병행할 수 있는 곳은 아니다"라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들을 수용한 일부 시설에서는 "거주 인원 기준을 넘어서 오랫동안 보호하기는 힘들 것", "이주 장애인 중 혼인을 한 이들이 있어 삶의 터전을 시설로 한정 짓는 것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민간단체 관계자들은 이들의 치유를 도울 수 있는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상태다.

 

"상시로 시설 점검할 수 있는 조례 필요"

 

▲5월 28일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전북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북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에 대한 행정처벌을 촉구했다.

 

한편, 전북 도내 사회복지시설에 대한 상시 점검과 피해자들의 자립을 정책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전북도는 최근 시설 점검에 나서며 "앞으로 민관합동조사를 진행하고, 미지원 시설(전북도가 보조금 지원을 하지 않는 시설)까지도 철저하게 점검해 성폭력 등이 발생할 수 있는 잠재적 원인들을 제거하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실태 점검이 해결책은 아니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주시도 1년에 한 차례씩 시 등록 시설에 대해 정기점검을 하지만, 전북연구소가 운영하는 미인가 시설 내 사례를 적발하진 못했다. 또한 전북연구소 내 시설에 30명의 장애인이 거주하고 있다는 사실도 확인하지 못했다(단, 인가한 공동생활가정과 주·야간 보호센터에 등록된 14명만 확인했다).

 

전주시 관계자는 "앞으로 더욱 세심하게 보겠지만, 한 번 가서 문제점을 적발하기는 쉽지 않다"며 "아무리 감시해도 시설 내 비리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올해 초 '자립생활 지원 및 장애인 인권보장을 위한 조례' 제정을 촉구했다. 이 조례에는 민관 상시 관리감독 체계 확립 및 장애인 자립생활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김병용 활동가는 "현장 점검·조사를 적극적으로 하는 건 좋지만, 한 차례 실태조사로는 문제를 발견할 수 없다"며 "상시로 시설을 점검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진단했다. '사회복지시설을 공적 영역으로 끌어들이면서 상시 점검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는 게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것.

 

김 활동가는 "시설에서 학대받은 피해자들이 또다시 다른 시설에서 인권유린을 당하지 않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자립 지원과 치유·상담 등의 서비스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조례 제정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기사제휴 = 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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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주현 참소리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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