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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평생교육권, 수화언어권리 보장하라"
교육부, 요구안 대부분 지역교육청으로 떠넘겨
9일 오전 고사, 기자회견 등 1박2일 투쟁 이어갈 예정
등록일 [ 2013년10월08일 00시10분 ]

▲늦은 2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장애성인 평생교육권과 수화언어권 쟁취를 위한 전국집중 집회’ 모습.


교육받지 못한 장애성인의 평생교육권 쟁취와 농교육의 현실 개선을 촉구하는 전국집회가 열렸다.

 

전국장애인철폐연대(아래 전장연), 수화언어권공대위, 전국장애인야학협의회(아래 전장야협)는 8일 늦은 2시 정부서울청사 뒤 도로에서 ‘장애성인 평생교육권과 수화언어권 쟁취를 위한 전국집중 집회’를 열었다.

 

한편 집회가 끝난 뒤 전장연 등의 대표단이 교육부 담당자와 면담했으나 대부분의 요구안에 대해 교육부가 지역 교육청으로 책임을 떠넘겨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참가자들은 이날 집중집회를 통해 △장애성인 교육권 및 평생 교육 보장 △수화의 공식 언어 지정과 농교육 현실 개선을 요구하고 구체적 정책 마련을 위한 교육부 장관과의 면담을 요구했다. 

 

이날 집중집회에서 전장야협 박명애 상임이사는 “우리가 학교에 가기 싫어서 안 간 것이 아니며, 이 나라의 모든 제반시설이 우리를 학교에 나갈 수 없게 했다”라면서 “10월 2일에 면담이 있어서 갔는데 과장 대신 나온 담당자가 ‘자기하고 이야기하면 되겠다’고 했지만, 2년 전, 5년 전 이야기를 그대로 하고 있었다”라고 장애인 성인 교육에 관심 없는 교육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수화언어권공대위 김세식 공동대표는 수화 교육의 문제를 지적했다. 김 공동대표는 “가장 중요한 것은 학령기 아동이 언어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이다. 그래서 기본적으로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언어를 습득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라며 “정부에게 이 문제를 다시 한 번 촉구하기 위해 여기 나왔다”라고 밝혔다.


▲수화언어 권리를 주장하는 현수막

▲교육부에 장애성인 평생교육을 요구하는 현수막


인천 민들레장애인야학 박길연 교장은 장애인 평생교육에 대한 지원이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현실을 비판했다. 박 교장은 “인천에서는 시와 교육청이 나눠서 지원하는데 교육청이 더는 책임질 수 없다고 한다”라면서 “시에 업무 이관을 하는 과정에서 예산이 삭감되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 교장은 “시설에서 많은 분들이 나오고 있지만, 이들 대부분이 한글을 익히지 못했다. 영상통화가 아니라 문자로 읽고 싶은데 한글을 읽지 못한다.”라면서 “더 이상 우리가 교육으로부터 배제당하지 않고 당당하게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 함효숙 활동가는 “우리 농아인들은 입만 뻥긋거리는 교육을 받아왔다. 자신에게 맞는 언어를 선택하는 것은 교육 당사자의 권리이며, 선생님이나 부모가 선택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면서 “물고기가 물속에서 자연스럽게 헤엄치듯 농아인들이 수화로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교육환경을 개선해 달라”라고 요구했다.

 

경기 함께배움장애인야학 이도건 교장은 “장애인들이 이제껏 집에 갇혀 살다가 이제야 나와서 사람답게 한글도 배우고 역사도 배우려 하는데 정부가, 교육부가 의지가 없고 생각이 없는 것 같다”라면서 “참을 만큼 참았다. 이번 1박 2일 투쟁을 시작으로 반드시 바꿔내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집중집회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낭독하는 것으로 이날 집회를 마무리했다.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국가교육은 장애성인을 철저하게 배제하고 있으며, 농교육은 여전히 인권과 교육의 사각지대”라면서 “장애성인 교육권을 보장하고, 평생교육 지원하라! 수화를 언어로 인정하고, 농교육환경 개선하라”라고 강조했다.

 

집회가 끝난 뒤 전장야협 등의 단체 대표자들이 요구안에 대해 교육부 담당자와 면담을 진행했다. 한 시간여 만에 면담을 마치고 나온 박명애 상임이사는 “우리에게 있는 장애성인 교육에 대한 생각이 저들에게는 없다”면서 “아무런 희망이 없고 절망스러웠다”라고 면담과정을 설명했다.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특수교육법 34조의 장애인평생교육시설 운영비 지원, 시설 현대화 등 우리의 요구안 대부분을 교육부는 각 지역교육청에 떠넘겨 버렸다"라면서 “우리는 이미 할 수 있는 절차를 밟았으며, 우리의 요구안 반영을 위해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투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집중집회 과정에서 참가자들과 경찰이 충돌해 마찰을 빚었다. 노동당 이용길 대표의 발언 중 경찰과 충돌했던 한 참가자는 “집회 장소가 좁아 야학 학생들이 잘 보고 들을 수 없어서 도로 쪽으로 나왔는데 경찰에게 제지당했다”라면서 “경찰이 선을 긋고 이 선을 넘어오지 말라고 하는 것은 우리가 이 집회에 당당히 참여하고 나아가는 권리를 침해하는 것”이라며 분노했다.

 

집회를 마친 이후에도 인도를 통해 해치마당으로 이동하려는 장애인들과 행진을 막는 경찰 사이의 충돌이 이어졌다.

 

전장연 남병준 정책실장은 “경찰들이 집회를 마치고 자유롭게 이동하려는 우리를 막아서고는 꽉 막힌 길에서 어쩔 수 없이 다시 집회하려니까 다시 우리를 보호해 주겠다며 인도에 올라가라고 한다”면서 “경찰이 장애인을 대상으로 조롱하는 것 같아 화가 났다”라고 분노를 표했다.

 

이날 집중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저녁 7시 광화문광장 해치마당에서 ‘시인 송경동과 함께 하는 현장 야학수업’, 9시에는 ‘수화언어 권리보장을 위한 동영상 상영’을 진행했다.

 

또한 한글날인 9일 이른 9시에는 광화문 해치마당에서 '수화언어 법제정을 기원하는 고사'를 지내며, 이른 11시에는 ‘장애성인 평생교육권과 수화언어권 쟁취, 교육부장관 면담촉구 기자회견’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 농인 참가자가 '수화는 언어다!!'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
▲여는 발언 중인 전장야협 박명애 상임이사.

▲수화언어권공대위 김세식 공동대표의 여는 발언.
▲투쟁 발언 중인 인천민들레장애인야학 박길연 교장.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장애인에게 교육은 생명이다. 교육권 보장하라!'
▲공연 중인 경기지역 장애인노래패 폐활량.
▲노동당 이용길 대표가 연대 발언을 하고 있다.
▲집회 도중 좁은 장소 문제로 경찰과 대치하는 참가자들.
▲투쟁 발언 중인 경기 함께배움장애인야학 이도건 교장.

▲집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차도에서 인도로 올라가 행진하려 하자 경찰이 이를 막아서면서 한 시간가량 심한 마찰을 빚었다. 
▲교육부와 면담을 마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가 참가자들에게 면담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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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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