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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자동 쪽방촌, 평균 수명보다 20세 짧아
반빈곤하루학교③ 반빈곤운동 사례발표
평균소득 50만원 중 30만원 월세내고 나머지 돈으로 생활
등록일 [ 2013년10월14일 17시21분 ]

유엔(UN)이 정한 10월 17일 세계 빈곤퇴치의 날을 맞아 2013 1017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가 반빈곤운동에 대해 알아보는 ‘반빈곤하루학교’를 열었다. 11일 이른 10시부터 늦은 5시까지 노들장애인야학에서 열린 이날의 프로그램을 세 차례에 나눠 싣는다.  

 

▲11일 열린 반빈곤하루학교에서 반빈곤운동 사례발표 중 건강세상네트워크 빈곤층건강권사업단 김정숙 씨가 동자동 쪽방촌 주민 건강권 운동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 문제가 심각하다.

 

11일 열린 반빈곤하루학교에서 반빈곤운동 사례발표 중 동자동 쪽방촌 주민들의 건강 실태에 대해 건강세상네트워크 빈곤층건강권사업단 김정숙 씨가 발표했다.

 

김 씨에 의하면 서울역 인근 여관에서 일세로 살아가는 사람까지 포함하면 동자동엔 현재 천여 가구 정도가 살고 있다. 그중 70% 정도가 수급자로 평균 소득은 50만 원 정도다. 그러나 월세가 17만 원~30만 원이라 소득에서 월세를 제외한 남은 돈으로 생활해야 한다.

 

대부분 건강이 좋지 않은 사람들이 쪽방으로 많이 유입되며, 오랜 기간 쪽방에 살다 보니 몸이 안 좋아지는 경우도 있다. 또한 여성이 살기 힘든 조건이어서 구성원의 90% 정도가 남성이며 대부분 독거노인, 과거에 노숙 경험이 있는 사람들 등이 모여 있다.

 

김 씨는 “쪽방촌이라 불리는 저소득층 밀집지역 중구 남대문 쪽방촌과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은 사망 나이가 60대 안팎”이라며 “평균 수명보다 20세가 더 짧으며 부촌보다는 빈촌(쪽방)의 사망률이 두 배가량 높다”라고 밝혔다.

 

동자동 주민의 건강권 현황 파악을 위해 지난 2012년 7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된 실태조사는 ‘건강한 마을 만들기 첫 단계’로 시행됐으며 조사에는 건강세상네트워크 빈곤층건강권팀, 동자동 사랑방이 함께했다.

 

동자동은 쪽방촌 중 유일하게 동자동 사랑방이라는 주민모임과 협동조합과 같은 마을 자치모임이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조사를 위해 주민 5명을 인터뷰하고 225명이 설문조사에 응했다.
 
조사 내용을 보면 동자동 주민 중 자신의 건강이 ‘매우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37.1%, ‘다소 나쁘다’고 생각하는 이는 31.3%로 조사됐다. 이는 2010년 한국종합사회조사가 조사한 일반 국민의 응답 비율 매우 나쁘다(9.1%), 다소 나쁘다(14.7%)와 비교해 큰 차이를 보인다. 

 

동자동 주민 중엔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하며 실제 자살 시도를 한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조사에 응한 이 중 최근 1년간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는 사람은 61.5%이며 이 중 21.9%가 실제 자살 시도를 한 바 있다.

 

▲동자동 주민 중엔 최근 1년간 자살 생각을 하며 실제 자살 시도를 한 비율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의 해결 방안으로 김 씨는 △의료제도의 문제 △보건의료제도와 복지제도의 연계·통합 문제 △복지제도의 문제 △노동의 문제 △경제구조의 문제 △민주주의의 문제 등을 지적했다.

 

김 씨는 “가난한 이들은 공공병원에 가야 하는데 한국엔 공공병원 예산이 없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다"라면서 "병원에 가면 검사부터 하는데 MRI 등이 대부분 비급여라서 병원에 가기 전에 포기부터 하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김 씨는 “노숙 등으로 치아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4, 50대부터 치아가 없는 사람이 있는데 치아가 없으니 음식 섭취를 제대로 하지 못해 건강은 더 안 좋아지고 건강으로 노동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라면서 “알코올 중독 문제도 심각하다. 그러나 금주·금연을 하고 싶어 해도 지원해주는 곳도 없고, 의료와 복지에 대해 지자체에서도 아무런 고민이 없다.”라고 지적했다.

 

주거 불안 문제도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씨는 “쪽방은 최저 주거 생활에도 미달하는 곳이다. 또한 재개발 지역에 묶여 있어 언제 쫓겨날지 모르는 불안감에 시달린다.”라며 “그러나 이러한 쪽방 주민을 대변하는 정치 세력은 부재하다”라고 지적했다.

 

김 씨는 “건강권이란 단순히 아플 때 병원 가는 의료 서비스가 아니다”라며 “실제 사람이 살아가는 데 필요한 복지 체계와 자립, 건강한 삶을 보장받을 수 있는 것들이 충족되어야 건강할 권리가 주어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실태조사를 마친 뒤 동자동에는 ‘건강권사업팀’이 구성되었다. 건강권사업팀에는 현재 쪽방지역 활동가, 주민, 외부 전문가, 외부단체 등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쪽방지역 주민의 건강 및 영양관리 지원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판단하고 주민참여 주도형의 공공보건지소 설립을 요구하고 있다.

 

▲반빈곤운동 사례 발표를 듣는 사람들의 모습

 

한편, 이날 사례발표에선 노점상 운동의 지역 연대, 홈리스행동이 진행한 수급권자 권리학교, 노들장애인야학의 수급탈락 걱정모임 등도 소개됐다.

 

전국노점상총연합 북서부지역 김정모 지역장은 현재 하계역 쪽에서 80일째 노숙 농성하며 노원구청을 상대로 힘겹게 싸우고 있는 노점상의 현실에 대해 알리며 지역 연대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지역장은 “구청은 노점상에 대해 개인정보, 재산정보 등을 요구하는 실태조사를 하려고 하나 노점상들은 거부하고 있다. 노점상이 정보를 주면 구청은 거리에서 바로 철거하는 게 아니라 집으로 과태료와 압류딱지를 부과해 더는 현장 투쟁을 할 수 없게 만든다.”라며 “이를 막기 위해 실태조사를 거부하는데 구에서는 노점상 하는 이들이 실제로는 부자니깐 숨기는 것이라며 부정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있다”라고 분노했다.

 

김 지역장은 “강제철거에 대해 시민사회단체는 협의로 풀 것을 요구하나 구청은 응하지 않고 있어 투쟁이 장기화되고 있다”라며 “노점상은 가난한 사람들이 삶이 급박할 때 택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호소했다.

 

빈곤사회연대 주최로 진행된 수급권자 권리학교는 올해 개정된 기초법에 대해 수급자 당사자들이 공부하는 모임으로 올해 5월 총 5강으로 진행됐다. 빈곤사회연대는 올해 말에도 강좌를 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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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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