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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몫까지 싸워 서럽게 죽는 이 없도록…"
고 김준혁 활동가 49재 광화문역 농성장서 열려
동료 활동가 60여 명 모여 추모
등록일 [ 2014년01월13일 14시48분 ]

▲지난 12일 광화문역 농성장에서 열린 고 김준혁 활동가 49재.

 

지난 12일 늦은 3시, 장애인운동가 고 김준혁 씨 49재가 열린 광화문역 농성장은 고인이 더 나은 세상에서 태어나길 바라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날 49재에서 고인과 장애인운동을 함께했던 장애인단체 활동가 60여 명은 사회를 바꾸기 위해 열심히 살았던 고인의 삶을 기억하고, 고인이 못다 이룬 꿈을 함께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강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박현 소장은 고인과 함께 활동했던 추억을 돌아보며 고인이 여전히 장애인운동 현장을 지키는 활동가들과 함께하고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재작년 8월에 농성 거점을 확보하려고 이곳 농성장에서 투쟁할 때, 마지막에 준혁이가 ‘우리가 이긴 거죠?’라고 했던 것이 기억납니다. 준혁이와 함께했던 기억을 돌아보며 현장에 있던 소중한 동지, 함께했던 동지와 어떤 추억을 쌓았는지 고민하곤 했습니다. … 준혁이를 생각하고 기억하다 보니 지금 준혁이가 이 공간을 지키며 우리와 함께하는 것 같습니다.”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최진영 소장은 고인이 아픔과 차별, 멸시 없는 세상으로 가기를 바라는 마음과 고인의 뜻을 이어 세상을 바꾸겠다는 마음을 담아 추모사를 낭독했다.

 

“준혁아 미안하다. 이제 이 세상에서 겪었던 아픔과 차별, 멸시 다 떨쳐 버리고 훨훨 가거라. 살아남아 있는 우리가 너의 몫까지 싸워서 아프고 서럽게 죽어가는 사람이 없도록, 차별과 억압의 삶이 아니라 우리도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이 세상을 바꿔볼게. 그래서 훗날 너한테 ‘누나 수고했어요’ 이 말 듣고 싶구나.”

 

장애인문화공간 박정혁 활동가는 고인이 수술비가 없어서, 도움 줄 사람이 없어서 죽어야만 했던 사실을 안타까워하며 더는 고인처럼 홀로 죽지 않도록 활동가들끼리 서로서로 돕자고 호소했다.

 

“(고인을 보내고 난 뒤) 나중에 맹장수술비를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30만 원에서 50만 원 정도인데 그 돈을 누군가가 주거나 빌려줄 수 있었을 겁니다. 제가 안타까운 것은 준혁이가 우리 누구한테건 도움을 요청할 수 있었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겁니다. … 고인이 꿈꿔온 진정한 자립생활의 꿈을 서로서로 위하는 마음으로 계속 이어나갔으면 합니다. 그래서 도움 줄 일이 있으면 서로 도움 주고 해서 더는 준혁이와 같은 죽음이 없도록 서로 약속합니다.”

 

▲고인에게 잠언을 들려주는 박준 씨.

 

노동가수 박준 씨는 이날 49재에서 기타 대신 책을 잡고, 고인에게 들려주고 싶었던 잠언을 낭독했다.

우리가 죽지 않고 살아 있다는 사실에
고마워할 줄 알아야 한다.
이 세상에 영원한 존재는 그 누구에게도,
그 어디에도 없다.
모두가 한때일 뿐이다.
살아 있을 때
다른 존재들과 따뜻한 가슴을 나누어야 한다.

행복은 이웃과 함께 누려야 하고
불행은 딛고 일어서야 한다.
우리는 마땅히 행복해야 한다.

- 법정, ‘스스로 행복한 사람’

 

장애인문화예술 판 좌동엽 대표는 차별받고 살아온 고인이 죽어서도 차별받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밝히며 고인을 아끼는 사람들이 고인을 빛나게 추모하기를 바랐다.

 

“제가 만났던 준혁이는 답답한 사람이었습니다. 심한 병에 걸려도 병원은커녕 약국에도 가지 않았고 수급권이 전부인 양 그것만 움켜쥐고 살았습니다. 더 사람답게 살 수 있었는데도 바보같이 속임도 많이 당하고 차별받으며 살아왔습니다. 그래도 죽음은 차별받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추모관에 가니 준혁이가 죽어서도 차별받는구나 생각했습니다. … 준혁이를 아끼는 모든 사람은 준혁이가 가장 빛날 수 있게 마음속에 추모관을 만들었으면 합니다.”

 

최옥란열사추모사업회 박경석 회장은 고인의 죽음이 차별받는 수많은 사람의 죽음이기도 하다면서 고인이 원하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싸워나가자고 역설했다.

 

“준혁이는 가난하고 고통 받는 사람의 투쟁에 함께해온 친구입니다. 우리 마음속에 준혁이에 대한 미안함과 안타까움이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 준혁이의 죽음을 추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하지만 그의 죽음은 이 사회에서 차별받는 사람, 가난한 사람의 죽음이기도 합니다. 준혁이가 정 때문에 투쟁하기보다 그가 원하는 세상을 위해 투쟁했듯 우리도 준혁이에 대해 미안해하기보다 그가 나누고자 했던 삶을 함께 나누며 힘차게 투쟁합시다.”

 

이어 참가자들은 고인 영정에 분향과 헌화를 하며 49재를 마쳤다.

 

▲49재에 앞서 벽제 화장터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하는 참배객들.

 

한편 49재에 앞서 활동가 10여 명은 이날 낮 12시 고인이 화장된 고양시 벽제 화장터를 방문해 고인을 추모했다.

 

장애인문화예술 판 최은정 활동가는 “준혁 씨는 동료를 잘 챙기는 사람이었는데 우리가 챙겨주지 못하고 혼자 가게 해서 속상했다”라면서 “준혁 씨가 저 세상에서 마음 다독이고 따뜻하게 잘 지냈으면 한다”라고 기원했다.

 

노동가수 이혜규 씨는 “다시는 준혁 동지와 같은 외로운 죽음은 없어야 하기에 우리가 한 발 더 나가기 위한 노력이 필요한 것 같다”라면서 “그동안 앞만 보고 달려오면서 우리가 놓치는 것도 많지 않았나 싶다. 앞으로 우리가 함께 손잡고 갈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추모를 마친 참가자들은 고인 영정에 헌화한 뒤 고인 유골이 뿌려진 분향대로 자리를 옮겨 고인의 넋을 기렸다.

 

▲분향대 앞에서 묵념하는 참배객들.

▲고인 유골이 뿌려진 분향대.
▲광화문역 농성장에서 열린 49재에서 고인을 추모하는 박정혁 활동가.
▲헌화하기 위해 기다리는 참가자들.
▲고인을 추모하는 참가자.
▲헌화하는 참가자들.
▲분향하는 참가자.
▲묵념하는 참가자들.
▲고인 영정에 참가자들이 헌화한 국화가 쌓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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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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