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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여명 집단 삭발 “내 머리 잘라 아이 살리겠다”
소득보장 없는 발달장애인법은 ‘껍데기뿐’
4월 임시국회 앞두고 ‘제대로 된’ 발달장애인 법 제정 촉구
등록일 [ 2014년04월10일 22시33분 ]

▲80여 명의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의 부모가 국회에서 2년째 계류 중인 발달장애인법의 4월 내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식을 단행했다. 삭발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부모가 울부짖고 있다.


80여 명의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의 부모가 결국 삭발을 단행했다.

 

발달장애인법제정추진연대(아래 발제련)는 10일 늦은 3시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서 2년째 국회에서 계류 중인 발달장애인법의 4월 내 제정을 촉구하며 총력 결의대회를 열었다.

 

발달장애인의 소득보장, 개인 맞춤형 서비스 등을 주요 골자로 하는 발달장애인법은 2012년 5월 30일 국회 1호 법안으로 발의되었으나 지금까지 여전히 제정되지 않고 있다. 2013년 3월 보건복지부는 업무보고에서 2013년 연내 제정을 약속했고 같은 해 4월 국무총리실에서도 연내 제정하겠다고 발표했으나 무산된 바 있다.

 

이에 발제련은 올해 1월 13일부터 4월 8일까지 복지부와 총 5차례 협상을 진행하고 결의대회가 열리는 당일에도 복지부와 최종 협상을 통해 소득보장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극적 타결을 이뤘다.

 

그러나 가장 예산이 많이 드는 소득보장이 약속되지 않으면 발달장애인법은 ‘껍데기뿐’이라는 비판이 강하다. 따라서 4월 임시국회로 넘어간 발달장애인법상에 ‘소득보장’을 반드시 담는 등 올바른 법 제정을 촉구하며 80여 명의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의 가족이 삭발식을 거행했다.

 

이날 삭발식이 진행되는 동안 삭발에 나선 발달장애인 부모 및 당사자들이 쓴 삭발 결의문이 낭독되면서 분위기는 더 숙연해졌다. 결국 참가자들과 이를 지켜보고 있던 이들은 모두 눈물을 쏟아내며 울분을 삼켰다.

 

삭발 참가자 중에는 발달장애 자녀와 함께 삭발식에 참여한 부모도 있었으며, 3년 동안 총 3000km 전국 도보 행진을 하며 ‘발달장애인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로 발달장애인법 제정 촉구를 알려온 이균도 씨도 삭발에 나섰다.

 

이날 총력 결의대회에서 발제련 윤종술 공동대표는 “돈 없으면 살아갈 수 없는 곳이 한국사회다. 서비스 전달체계 등 돈 안 드는 건 다 타결됐다. 그러나 가장 많은 예산이 드는 소득보장은 타결되지 않았다.”라며 “우리 부모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정확하게 전하자”라고 의지를 밝혔다. 

 

충북장애인부모연대 민용순 회장은 “19대 1호 법안이 발달장애인법안이었다. 정부는 국민을 우롱하는가.”라며 “맞춤형 복지를 한다면서 거기서 왜 발달장애인은 제외하나”라고 분노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성인이 된 아이들이 일하지 못해도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소득 보장을 해야 한다.”라며 “따라서 발달장애인법에 부양의무제를 적용하겠다는 건 사기다. 부양의무제 폐지도 소득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자본주의 경쟁사회에서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장애인은 어떻게 먹고살지 이 법안에 분명하게 담아야 한다”라며 “이는 발달장애인만의 문제가 아니며 많은 장애인과 가난한 사람들의 문제이고 ‘송파 세모녀’가 죽은 그 법률의 문제다. 이는 허구적 복지를 진짜 복지로 만드는 연대의 투쟁이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여의도 새누리당사까지 행진한 뒤 새누리당 대표 면담을 촉구했다. 발제련은 다음 주중으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당 대표와 면담을 진행할 예정이다.

 

▲발제련은 결의대회 앞서 2시에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일가족들의 잇따른 죽음을 애도하며 ‘이름 없이 죽어간 발달장애인 추모제’를 열었다.


한편, 발제련은 결의대회 앞서 사전대회로 늦은 2시 ‘이름 없이 죽어간 발달장애인 추모제’를 열었다.

 

지난 3월 광주에선 발달장애 확진 판정을 받은 장애아동(5세)을 둔 일가족이 “아들이 발달장애로 아빠, 엄마도 알아보지 못해 마음이 아프다. 발달장애를 앓고 있는 아들을 치료하는 과정이 너무 힘들다.”라는 등의 유서를 남기고 아들과 함께 연탄불을 피운 채 생을 마감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서울 관악구에선 발달장애아들을 둔 40대 한 아버지가 “이 땅에서 발달장애인을 둔 가족으로 살아간다는 건 너무 힘든 것 같다”라는 유서를 남기고 아들을 살해한 뒤 자신 또한 나무에 목을 매고 숨진 바 있다.

 

이날 추모제에서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일가족들의 잇따른 신변 비관 자살에 대해 경기장애인부모연대 서혜자 파주지회장은 “발달장애인 가족은 끊임없이 사회로부터 학살당한다. 더 이상 사회적 학살을 방치할 순 없다”라고 절규했다.

 

결의대회를 마친 발제련은 4월 임시국회에서 ‘제대로 된’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며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일가족들의 잇따른 죽음을 애도하는 진혼굿
▲‘이름 없이 죽어간 발달장애인 추모제’
▲"발달장애인법 조속히 제정하라!!"
▲'제대로 된'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하는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

▲'제대로 된'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하는 충북장애인부모연대 민용순 회장
▲80여 명의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그의 부모가 국회에서 2년째 계류 중인 발달장애인법의 4월 내 제정을 촉구하며 삭발을 단행했다. 삭발에 참여한 발달장애인 부모가 울부짖고 있다.
▲잘린 머리카락
▲3년 동안 총 3000km 전국 도보 행진을 하며 ‘발달장애인 균도와 걷는 세상이야기’로 발달장애인법 제정 촉구를 알려온 이균도 씨도 이날 삭발에 참여했다. 아들의 머리를 삭발해주는 아버지 이진섭 씨.

▲삭발하는 이들을 보고 오열하는 사람들
▲자신의 부모가 삭발하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발달장애아동
▲삭발식에 참여한 발달장애 자녀의 맨머리를 어루만져주는 부모

▲하얀 상자에 든 자신의 머리카락을 바라보고 있다.

▲삭발하는 사람들
▲잘린 머리카락을 보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삭발을 도와주던 이도 결국 눈물을 터트리고 만다.

▲"장애아동 복지지원 확대하라"

▲잘린 머리카락이 든 흰 상자를 들고 힘차게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잘린 머리카락이 든 흰 상자를 들고 힘차게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삭발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라" 손피켓을 들고 있다.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라!"
▲머리카락이 든 흰 상자를 들고 여의도 새누리당사로 향하는 사람들
▲머리카락이 든 흰 상자를 들고 여의도 새누리당사로 향하는 사람들. 그 곁을 경찰이 방패로 막고 있다.
▲새누리당사 앞에서 "발달장애인법을 제정하라!" 구호를 외치는 사람들
▲여의도 새누리당사 앞에 집결한 사람들
▲결의대회를 마친 발제련은 4월 임시국회에서 ‘제대로 된’ 발달장애인법 제정을 촉구하며 여의도 이룸센터 앞에 천막을 치고 농성에 돌입했다. 농성 1일 차 천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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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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