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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각장애인은 국가 재난에 함께 슬퍼할 수도 없나?"
장애누리, 22일 재난방송 차별 진정 기자회견 열어
수화통역 제공 안 한 재난방송, 방통위 위원장 등 차별 진정 제기
등록일 [ 2014년04월22일 14시08분 ]

▲국가인권위원회에 수화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재난방송을 차별 진정하고 긴급구제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이 22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열렸다.

 

장애인정보문화누리(아래 장애누리)는 각 방송사에서 수화통역 없이 세월호 사고 방송을 내보내 청각장애인을 차별했다고 지적하며 국가인권위원회(아래 인권위)에 차별 진정을 제기했다.

 

수화통역을 제공하지 않은 재난방송을 인권위에 차별 진정하고 긴급구제를 요청하는 기자회견이 22일 이른 10시 30분 인권위 앞에서 장애누리 주최로 열렸다.

 

장애누리는 세월호 사고 후 지상파 방송 3사와 케이블 방송사가 수화통역을 제공했는지 조사한 결과 단 한 곳도 수화통역을 하지 않았다고 지난 18일 성명으로 밝힌 바 있다.

 

장애누리의 문제 제기 이후 문화방송(MBC) 등 일부 방송에서는 수화통역을 제공했으나 한국방송(KBS)은 22일 현재까지도 수화통역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누리 김세식 이사는 “지난주 지상파, 케이블 방송사들이 여객선 침몰사고를 경쟁적으로 보도했지만, 당시 어느 방송사 하나도 수화통역을 제대로 한 곳이 없었다”라며 “청각장애인도 대한민국의 국민이고 재난 소식을 알 권리가 있다. 인권위에 재난방송이나 이와 유사한 방송에서 수화를 사용하는 청각장애인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빠르게 조치할 것을 요청한다.”라고 강조했다.

 

장애누리 함효숙 활동가는 “방송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와 관련해 계속 보도를 하고 있다. 방송을 볼 때마다 유가족에게는 미안하지만, 짜증이 난다.”라며 “수화통역이 없으니 방송 내용을 잘 알기 어렵다. 구조상황을 설명하는 방송이 나오거나 전문가가 상황을 진단할 때는 내용을 알 길이 없다.”라고 토로했다.

 

함 활동가는 “KBS는 국민의 방송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정말 국민의 방송이라는 걸 자각한다면 소수자를 위한 수화통역을 해야 한다”라며 “하지만 아직도 KBS는 수화통역을 하지 않는다. KBS는 청각장애인은 국민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건가.”라고 성토했다.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박김영희 사무국장은 “방송사들은 이렇게 큰 사고가 났을 때 청각장애인의 알 권리를 무시했다. 모든 국민이 좌절하고 슬퍼할 동안 청각장애인은 사람들이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었다."라면서 "청각장애인이라는 이유로 충분히 슬퍼하지도 못하고, 설령 친척이 죽어도 누가 죽었는지 알기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박김 사무국장은 “청각장애인도 방송을 보며 같이 슬퍼하도록 수화통역을 제공해야 한다”라며 “인권위는 신속하게 진정을 접수하고 수화 재난방송을 보장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이어 장애누리 활동가들은 이른 11시께 인권위에 수화통역을 제공하지 않거나 늦게 제공한 방송사, 수화통역 제공을 관리·감독하지 않은 보건복지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등에 대해 진정을 접수했다.

 

▲발언하는 김세식 이사.

▲장애누리가 인권위에 차별 진정서를 접수하고 있다.

▲22일 KBS 뉴스특보(위)와 지난 21일 MBC 뉴스특보. KBS는 22일 현재까지 수화통역을 제공하지 않았으며, MBC는 정규 뉴스를 제외한 뉴스특보에만 수화통역을 제공하고 있다. ⓒKBS(위), MBC(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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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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