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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의 성지’ 명동성당? 경찰이 장애인 폭행한 곳
'남대문경찰서, 명동성당에 난입해 장애인 폭력 연행' 규탄
민주노총도 성명 발표 “꽃동네, 교황 방문처로 적절한지 의문”
등록일 [ 2014년08월14일 17시55분 ]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14일, 장애인계는 명동성당 내부에 난입한 경찰에게 참혹하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한 14일, 장애인계는 명동성당 내부에 난입한 경찰에게 참혹하게 폭행당한 사실을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아래 전장연) 박경석 상임공동대표 등 3인은 지난 13일 교황의 꽃동네 방문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강우일 주교에게 전하기 위해 명동성당에 들어갔다. 그러나 명동성당 본당 입구 계단에서 피켓과 현수막 등을 수십 명의 경찰과 명동성당 직원 등에 빼앗기고 폭력 진압당했다.

 

이 과정에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휠체어에서 떨어져 경찰에게 사지가 들린 채 끌려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허리가 꺾인 박 상임공동대표는 통증을 호소하며 119에 긴급 후송됐다.

 

이날 명동성당 진입 시 차량운전을 한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임영희 사무국장은 성당 주차장 입구 차단봉을 훼손했다는 손괴죄 등으로 연행됐다.

 

이에 대해 전장연은 명동성당에 난입해 장애인 등을 폭력 진압한 남대문경찰서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14일 늦은 2시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열었다. 이날 경찰은 기자회견 전부터 남대문경찰서를 에워싼 채 삼엄한 경비 태세를 갖췄다.

 

▲척수장애로 휠체어를 탄 박경석 대표를 경찰이 폭력적으로 계단에서 끌고 내려와 결국 박 대표가 휠체어에서 떨어졌다. 명동성당 본당 입구 바닥에 떨어진 채 움직이지 못하고 있는 박 대표를 경찰이 에워싸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상임공동대표는 “교황이 장애인의 인권과 자립생활의 방향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대규모 장애인 수용시설인 꽃동네에 가는 문제에 대해 교황방한준비위원장인 강우일 주교님과 이야기하고 싶었다. 그전에 로마 교황청 대사관에 의견을 전달하고 수차례의 기자회견을 열었으나 아무런 답변도 받지 못했다.”라면서 “지난 6일에도 면담하려고 명동성당에 왔으나 근처에만 가면 경찰이 둘러싸서 근처에도 못 갔다. 왜 우리만 못 들어가게 하나. 명동성당도, 남대문경찰서도, 주교님도 이에 대해 답하지 않는다. 그래서 어제 우리는 들어갔다.”라며 성당 진입 이유를 밝혔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경찰이 날 강제로 계단에서 끌고 내려왔다. 끌지 말라고 몸부림치니 나보고 ‘자해한다’고 했다. 휠체어를 움직이면 내 허리가 날 지탱하지 못하는데 결국 휠체어에서 떨어졌다.”라며 “땅바닥에 떨어진 날 경찰이 에워싸서 포위했다. 연행할 때도 연행에 대한 어떠한 고지 없이 휠체어와 몸을 분리해 짐승처럼 들려 나갔다.”라고 토로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명동성당은 과거 부당한 공권력에 의해 탄압받는 이들이 들어가 문제를 알리고 또한 그들을 지켜주는 곳이었다. 약자들의 피신처인 줄 알았는데 우리는 무엇인가.”라며 “명동성당에 가서 이야기하는 것이 죄인가. 공권력이 명동성당 안까지 들어가 폭력 연행한 이유를 밝혀라.”라고 분노를 표했다.


박 상임공동대표는 “교황의 꽃동네 방문은 유엔 국제장애인권리협약, 장애인차별금지법에도 위배되는 것”이라며 “따라서 법과 인권을 제대로 지켜달라는 마음을 전달하러 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시설에서 22년 동안 거주했던 황인현 씨(뇌병변장애 1급)는 “시설 중에서도 꽃동네는 장애인이 한 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곳”이라며 교황의 꽃동네 방문에 강한 반대 의사를 표했다.


전장연은 13일 긴급성명에서 “명동성당 본당에서 발생한 장애인에 대한 경찰 폭력은 장애인에 대한 인권침해일 뿐 아니라 신성한 명동성당을 더럽힌 망동”이라며 “경찰의 난입과 폭력과정에서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은 명동성당에 대해서도 심각한 유감의 뜻을 밝힌다”라고 질타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도 14일 성명을 통해 “교황의 방문을 앞둔 명동성당은 경찰이 출입을 봉쇄하는 권위의 성전으로 전락한 것인가. 이제 명동성당을 민주화의 성지로 말하기가 민망하다.”라며 “거동도 못 하는 장애인의 사지를 잡아 들어내는 경찰의 행위는 폭력으로 비난받아 마땅하다”라고 규탄했다.

 

민주노총은 “꽃동네는 국내 최대 규모의 장애인시설이자 사유화된 종교복지시설로서, 장애인 당사자들로부터 인권문제가 거듭 제기돼 온 곳인바, 장애인을 위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문처로 적절한지 의문”이라며 교황의 꽃동네 방문 재고를 촉구했다.


한편, 전장연은 남대문 경찰서의 명동성당 난입과 폭력적 만행에 대한 사과, 연행자 석방, 경찰의 명동성당 난입에 대한 명동성당 측의 입장 표명, 강우일 주교와의 면담 등을 요구했다. 또한 교황이 꽃동네에 방문하는 16일까지 교황의 꽃동네 방문에 반대하는 의사를 전달하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박경석 대표가 지난 13일 명동성당 안에서 경찰에 의해 폭력 진압당한 사실을 밝히고 있다.

▲경찰은 기자회견 전부터 경사로, 계단 입구 등을 막아서며 남대문 경찰서를 에워싼 채 삼엄한 경비 태세를 갖췄다.
▲지난 13일, 교황의 꽃동네 방문에 반대하며 강우일 주교 면담을 요청한 박경석 대표가 경찰에 온몸이 들린 상태로 명동성당에서 끌려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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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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