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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사고가 난다면···안전은 평등한가
대구지하철 대피훈련 실시···장애인 안전대책 미흡
등록일 [ 2014년10월23일 17시51분 ]

22일, 대구 지하철에서 안전사고에 대비한 승객 대피훈련이 있었습니다. 재난대응 안전한국훈련의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훈련에서는, 지하철 화재 상황을 꾸며 실제 탑승객이 훈련에 참여했습니다. 안전사고와 이로 인한 비극이 우리 마음을 후려치는 요즘이라 대피훈련 소식이 참으로 달가웠습니다.

 

▲22일 대구 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에서 화재 대응 훈련을 하는 모습.

▲화재 대응 훈련 중 지하철 차량의 전등을 끈 상태.

 

훈련 상황은 이랬습니다. 14시, 대구 지하철 1호선 동대구역 승강장에서 화재가 발생합니다. 화재 직전인 13시 55분, 반월당역에서 안심방면으로 출발한 차량이 동대구역 승강장에 도착하죠. 차량에는 30여 명의 안전요원들이 배치돼 훈련 상황을 설명하고, 소화기 사용 요령, 화재 시 신고 방법, 출입문과 스크린 도어 수동 개폐방법을 설명했습니다. 14시 2분, 동대구역으로 진입하는 차량의 전등이 소등됐어요. 훈련 상황이었지만 전등이 소등되자 승객들의 숨죽인 아우성이 잠시 들렸습니다.

 

차량은 동대구역에서 정차했고, 승객들은 침착하게 스크린 도어를 열고 탈출했습니다. 하지만 탈출하지 못한 승객도 있었죠. 바로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었습니다. 화재는 4호 차량 바로 앞에서 발생했는데, 이 차량에는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 3명이 있었습니다. 이들이 탈출하려면 화재가 발생한 곳을 지나쳐 승강기로 가야하는 상황이었죠.

 

안전 요원들은 재빨리 출동해 바닥에 이동식 유도등을 설치했고, 승객을 대피시키며 화재를 진압했습니다. 장애인 탑승객 3명은, 물론 훈련이니 가능했겠지만 화점을 지나쳐 피어오르는 연막을 뚫고 승강기로 향했습니다.

 

▲훈련 중 안전 요원들이 화재를 진압하는 장면을 선보이고 있다.

 

하지만··· 만약 화재가 심해 승강기로 갈 수 없었다면? 만약 화재로 승강기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만약 승강기에 불이 옮겨 붙었다면? 끔찍한 상상이지만, 이들은 탈출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문제는 더 있습니다. 유도등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은? 안내방송을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은 어떻게 할까요.

 

훈련 현장에 있던 김시형(31, 남구) 씨는 “사고가 난다면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은 탈출하기 어려울 거다. 안내방송을 들을 수 없거나 유도등을 볼 수 없는 경우도 있다. 장애인이나 스쿠터를 쓰는 노인 등 교통약자는 승강기 말고는 대피 방법이 없는데, 대체할 수 있는 장치도 없다”고 합니다.

 

김재민(37, 서구)씨는 “화재 상황에서 지금 훈련 상황처럼 대피한다면 우리는 다 죽을 거 같다. 연기가 자욱한데 승강기로 가는 안내등도 없었다”고 지적했어요.

 

훈련 상황에서조차 장애인은 차별받는다고 섭섭함을 표하기도 했습니다. 김시형 씨는 “지하철에 타려고 하는데 안전요원들이 이 차량은 위험하다고 우리더러 다른 차량에 타라고 했다. 안전 훈련하는데 장애인더러는 위험하다고 타지 말라는 말이 웃기다”라고 말했습니다.

 

▲대구도시철도공사 직원들이 장애인 탑승객에게 다른 차량에 탈 것을 권유하고 있다.


이에 안봉기 대구도시철도공단 안전방재부장(55)은 “화재 시 승강기로 향하는 게이트가 자동으로 열려 승차권을 내지 않아도 신속히 탈출할 수 있다. 노약자와 장애인을 우선적으로 대피시키고, 승강기 가동이 불가능한 경우에는 역무원들이 와서 직접 업고 탈출 시킨다. 앞으로 다양한 훈련을 전개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유사시 장애인과 노약자는 역무원이 직접 업고 대피시킨다고 하지만··· 여전히 씁쓸함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돌이킬 수 없는 끔찍한 안전사고는, 시스템의 약한 고리만 파고든다는 경험칙이 있기 때문이죠. 판교 환풍구 붕괴에서처럼 말입니다.

 

2003년 대구지하철 참사 당시 1079호 차량에서 발생한 불이 1080호에 옮겨 붙는 데에 3분이 걸리지 않았고, 1080호 전체가 불길에 휩싸이는 데에는 10분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불길과 유독가스가 혼란에 빠진 시민들을, 그중에서도 특히 장애인을 기다려 줄까요? 안전한 사회도 멀었지만, 평등하게 안전한 사회는 더욱 까마득합니다. (기사제휴=뉴스민)

 

▲스크린 도어 개방 훈련 모습.

▲동대구역의 화재 대응 훈련 중,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이 연기가 자욱한 지하철역에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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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중엽 뉴스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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