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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하 활동가, 故송국현 집회 등 이유로 구속
故송국현·오지석 추모 및 세월호 집회 관련
십자인대 파열 복원수술 앞둔 상황...건강 우려돼
등록일 [ 2014년12월02일 15시02분 ]

▲장애해방열사 단 박승하 활동가
장애해방열사 단 박승하 활동가가 2일 자정께 구속 수감됐다. 장애3급이라는 이유로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한 故송국현 씨 사건 규탄 집회 등에 참여해 경찰의 공무집행을 방해했다는 것이 이유다.

 

박 씨는 송국현 씨 화재 사건 발생 직후인 4월 14일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 앞에서 열린 규탄 집회에 참여해 송 씨에게 잘못된 장애판정을 내려 활동보조서비스 신청 자격을 박탈한 국민연금공단 측의 사과를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집회 참가자들은 건물 진입을 시도했으나 이를 가로막는 경찰에 막혀 물리적으로 충돌을 빚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당시 박 씨가 경찰의 해산명령에 응하지 않으면서 특수공무집행방해 및 일반교통방해 등을 저질렀다고 판단한 것이다.

 

법원은 박 씨가 이외에도 6월 5일 활동보조인이 없는 사이 호흡기가 빠지는 사고로 사망한 근육장애인 故오지석 씨의 장례식과 5월 2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 집회 등에 참석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박 씨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된 사실이 알려지자 장애인계 활동가들은 급히 탄원서를 조직해 구속의 부당함을 호소해 왔다. 이들은 탄원서에서 “중증장애인 송국현 씨가 수용시설에서 지역사회로 나온 뒤 장애등급 문제로 활동보조서비스를 받을 수 없어 장애등급 재심사를 요청했지만, 국민연금공단 장애등급심사센터가 이를 거부했다”며 “(피고인 박승하의 구속사유로 지목된 상황은) 송국현 씨가 활동보조인이 없는 사이 발생한 화재로 사경을 헤매고 있었지만, 장애심사센터는 공식사과와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장애인들에 대해 경찰을 불러 무조건 막으며 대화조차 거부해 장애인들이 항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또 “부당한 장애등급판정 때문에 송국현 씨는 결국 사망했다”며 “장애등급심사센터는 송국현 씨의 죽음에 대해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고 공개사과까지 했고, 정부에서도 장애등급제 폐지와 최중증장애인에 대한 활동지원 24시간 보장을 현재 추진하고 있을 정도로 당시 사건은 정당성이 입증된 것”이라며 구속의 부당함을 호소했다.

 

11월 27일부터 조직된 이 탄원서는 나흘 만에 3천여 명에 달하는 이들이 서명해 구속의 부당함을 주장했지만, 박 씨는 1일 오후부터 진행된 구속영장 실질심사 결과 2일 자정께 결국 구속이 확정되었다.

 

박 씨는 얼마 뒤 십자인대 파열 복원수술 날짜를 잡아놓은 상황에서 구속된 것이라 주위에선 그의 건강 문제를 매우 염려하고 있다.

 

장애해방열사 단 박김영희 대표는 “박승하 활동가는 그동안 누구보다 장애인 인권문제 해결에 헌신적으로 활동해 온 사람으로, 국민연금공단 앞에서 벌어진 사건도 경찰의 방패 앞에서 중증장애인들이 무기력하게 저지당해야 하는 상황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었다”며 “특히 그는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등 도주의 우려가 전혀 없고, 수술을 앞둔 상황이라 구속은 너무나 부당하다. 당장 그를 석방해야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구속이 확정된 직후 박 씨의 아버지 박경양 목사도 2일 새벽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12월 9일자 군 입영영장을 받아 놓고, 닷새 후에 십자인대 파열 복원수술 날짜를 잡아놓았는데 아들 녀석이 오늘 구속되었습니다. 아들 녀석이 석방되리라 믿고, 데리고 들어 올 요량으로 기다리다가 지금에야 혼자 들어왔습니다”라고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그는 또 “몸이 불편한 형제들을 위해 일하다가 특수공무집행방해를 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는 사실을 지난 주 중에 알았습니다”라며 “짧은 시간 동안에 3000여분이 탄원서를 내 주셨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만큼 아들 녀석이 열심히 일하고, 바르고 또 의롭게 살라는 지인들의 기대와 채찍의 마음이 거기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라고 주위에 감사의 말도 남겼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1일단식에 참여한 박승하 활동가(왼쪽)

 

박승하 씨의 아버지 박경양 목사가 2일 새벽 페이스북에 남긴 글.

 

12월 9일자 군 입영영장을 받아 놓고, 닷새 후에 십자인대 파열 복원수술 날짜를 잡아놓았는데 아들 녀석이 오늘 구속되었습니다.

 

아들 녀석이 석방되리라 믿고, 데리고 들어 올 요량으로 기다리다가 지금에야 혼자 들어왔습니다. 마음은 쓸쓸하고 섭섭하지만 이 녀석이 좀 쉬라고 그분께서 휴가를 주신 것이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위로가 됩니다.

 

몸이 불편한 형제들을 위해 일하다가 특수공무집행방해를 했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었다는 사실을 지난 주 중에 알았습니다. 무엇이 그리 바쁜지 매일 새벽에 귀가하는 바람에 이야기 할 기회가 없어 무슨 이유인지 조차 알지 못하다가 주말에야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들 녀석의 이야기를 듣고 난 후 걱정은 되었지만 아들 녀석의 행동이 충분히 이해가 됐습니다. 그래서 큰 죄를 지은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잘 마무리 하되 만약 구속되어 재판을 받게 되면 휴가라고 생각하고 충분히 쉬고, 밀린 책도 읽고, 질서 있고 규칙적으로 생활하는 훈련의 기회로 삼으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이 일로 주눅 들지 말고 자신의 행동에 대해 떳떳하다면 어디에서나 당당하라고 말해 주었습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오늘 아침 법원 심리를 받으러 가리 귀해 문을 나서는 아들 녀석의 뒷모습이 안쓰러웠습니다. 오후에 목정평 30주년 기념식에 참석했다가 아들 녀석이 있는 남대문 경찰서에 가서 잠깐 만났습니다. 유치장 면회실에서 유리창을 앞에 두고 아들 녀석을 만나는 것이 낯설었습니다. 밥은 먹었는지, 춥지는 않은 지, 필요한 것은 없는지, 결과가 어떨 것인지 등에 대해 간단히 대화를 나누고 큰 죄를 지은 것이 아니니 걱정하지 말고 힘내라고 격려하고 면회실을 나왔습니다. 아들 녀석을 혼자 두고 나오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홀로 집에 들어오니 집이 텅 빈 느낌입니다. 늘 아들 녀석의 귀가 시간이 늦어 이 시간에 아들 녀석이 집에 없었던 적이 많았음에도 이렇게 집안이 텅 빈 느낌이 든 적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이상합니다. 상황과 환경은 달라진 것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느낌이 드는 이유는 아마도 마음이 이전과 다르기 때문일 것입니다.

 

곰곰 생각해 보니, 이 또한 그분께서 나와 아들 녀석에게 주신 은총의 기회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아들 녀석에 대해서 이렇게 생각하고 관심할 기회가 많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모쪼록 이번 기회에 아들 녀석이 마음도 쉬고 몸도 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그곳에서 지내게 될 시간들이 그 녀석에게 오히려 은총의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짧은 시간 동안에 3000여분이 탄원서를 내 주셨다는 사실에 놀랐습니다. 그만큼 아들 녀석이 열심히 일하고, 바르고 또 의롭게 살라는 지인들의 기대와 채찍의 마음이 거기에 담겨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더욱 고맙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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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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