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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200여 명, 고속터미널에서 ‘노숙농성’ 이틀째
고속버스, 승차홈 뒤에서 일반 승객들만 태운 채 떠나
장애인들 “표 샀는데 우린 왜…” 분노
등록일 [ 2014년12월02일 20시37분 ]

▲전장연 회원 200여 명은 2일 장애인의 시외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강남 고속터미널을 점거했다. 현재 고속버스엔 휠체어 이용자들이 탑승할 수 있는 편의시설이 없다. 휴게소에서 호두과자가 먹고 싶은 휠체어 탄 장애인.


중증장애인들의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점거가 2일차에 접어들었다. 전장연은 지난 1일에 이어 2일에도 버스표를 예매해 고속버스를 타려 했으나, 결국 타지 못했다. 이들은 2일 오후 4시 30분~40분 사이에 있는 부산, 마산, 창원, 진주, 울산, 대구, 포항, 구미, 대전, 세종시행 고속버스를 예매해놓은 상태였다.

 

전국에서 올라온 200여 명의 참가자들은 투쟁결의 대회 후 표를 예매한 고속터미널 승차홈에서 버스를 기다리며 “장애인도 고속버스를 탈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이들이 예매한 버스들은 승차홈 뒤편 버스 주차장 쪽에서 비장애인 승객들만 태우고 떠났다.

 

▲버스들이 승차홈 뒤편 버스 주차장 쪽에서 일반 승객들만을 태우고 떠나자 전장연 회원들이 이에 분노해 항의하고 있다.

▲전장연 회원들이 항의하며 승차홈을 내려와 버스 주차장 쪽으로 움직이려 하자 경찰이 막아서고 있다.

 

이에 전장연 측은 “우리도 돈 주고 표 샀는데 왜 우린 태우지 않느냐. 최소한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든가,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탈 수 있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말이라도 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극렬히 항의했다. 이 과정에서 전장연 회원들이 승차홈을 내려와 버스 주차장 쪽으로 향하자 이를 막으려는 경찰과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또한 전장연은 1~8번 승차홈과 버스를 점거하며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따라 휠체어 이용 장애인도 고속버스 및 시외버스를 탑승할 수 있도록 편의시설을 갖출 것을 요구했다. 또한 △시내저상버스 100% 도입 △시외·고속버스의 저상버스 등 도입의무 명시 △특별교통수단 광역 단위 이동지원센터 설치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 또한 촉구했다.

 

전장연은 오후 7시 투쟁문화제를 진행했으며, 이후 고속터미널에서 노숙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 ‘세계장애인의 날’인 3일 오전 10시엔 국회 정문 앞에서 유엔장애인권리협약 선택의정서 비준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뒤 보신각으로 자리를 옮겨 오후 1시 집중결의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고속버스 계단 앞에 멈춰선 휠체어 이용 장애인들.

 

한편 2001년부터 시작된 장애인 이동권 투쟁의 결과 2005년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이 제정됐다. 이 법에 따르면 시내버스는 물론 고속버스, 시외버스에도 장애인이 탑승할 수 있는 구조와 설비가 마련되어야 하나, 현재 이를 갖춘 차량은 단 한 대도 없다.

 

이에 전장연은 올 초부터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의 시외이동권 보장을 촉구하는 활동을 이어 왔으며, 지난 3월부턴 이에 대한 소송도 진행 중이다. 이러한 장애인계의 목소리를 반영해 국토부에선 고속버스 장애인 접근권 보장을 위한 내년도 시범사업 예산 16억 원을 제출했으나 이는 기획재정부 심의에서 전액 삭감됐다. 국회 상임위에서 16억 원을 재배정했으나 현재 국회 본회의 통과 여부는 불투명하다.

 

▲장애인은 탈 수 없는 고속버스를 점거한 장애인들.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에 따르면 고속버스, 시외버스 등엔 교통약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설치되어야 하나 법이 제정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이들을 위한 승하차 편의시설은 없다.

▲"휠체어 탄 장애인도 버스 타고 싶다!"
▲전장연 회원 200여 명이 장애인의 시외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강남 고속터미널을 점거했다.

▲버스들이 승차홈 뒤편 버스 주차장 쪽에서 일반 승객들만을 태우고 떠나자 전장연 회원들이 이에 분노해 항의하고 있다.
▲경찰 너머 비장애인 승객들을 태운 고속버스가 지나가고 있다.
▲오후 3시 서울 강남고속버스터미널에서 열린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법 개정을 위한 투쟁 결의대회'엔 전국에서 200여 명의 장애인 활동가들이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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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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