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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져 있던 노인의 권리, 장애범주에 포함한다면?
노인-장애 문제 다룬 작품 두드러진 13회 영화제
"고령화 사회 속 노인과 장애인의 권리는 다르지 않다"
등록일 [ 2015년04월10일 13시24분 ]

지난 8일 시작한 1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아래 영화제)에는 이전과는 다른 특색이 있다. 그동안 영화제가 주로 장애인인권운동이 주목해온 주제를 중심으로 영화를 선정했던 반면, 올해 영화제에서는 장애인인권운동에서조차 관심갖지 않던 주제를 다룬 작품을 여러 편 등장시킨 것이다. 올해 영화제에서 특히 주목받는 주제는 바로 '장애를 가진 노인'이다.

 

▲영화 『할비꽃』중 한 장면.

▲영화 『할머니의 시계』중 한 장면.


영화제 선정작인 『할비꽃』(연출 한승훈)은 2007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걷는 것이 힘들어지고 언어장애까지 갖게 된 할아버지와 항상 할아버지의 곁을 지키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할아버지는 언제나 창문을 통해 세상과 만나지만, 불편해진 몸을 이끌고 집 밖으로 나서는 것은 여전히 두렵다. 영화는 노화와 질병을 가진 할아버지의 몸을 통해 '장애'라는 현상을 어떻게 수용해야 할지에 대해 관객에게 진지한 물음을 던진다.


또 다른 선정작 『할머니의 시계』(연출 김효진 외)는 갑자기 할머니에게 찾아온 치매로 당혹감에 빠진 며느리와 어린 손자의 심리를 담담한 애니메이션으로 묘사한다. 할머니를 요양원에 보내겠다는 아들과 며느리, 그리고 '할머니를 버리지 말라'며 반대하는 어린 손자의 갈등 속에서, '마음의 시계가 고장난' 할머니를 다른 가족들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물음을 던지고 있다.


이 외에도 영화제는 요양원 등급심사에서 1등급을 받기 위해 치매에 걸린 것처럼 연기를 해야만 하는 노인의 이야기를 다룬 『일등급이다』(연출 이정호), 노(老)연인의 로맨스를 다룬 작품 『불륜』(연출 김준성)을 초청작으로 상영한다. 


올해 영화제는 '노인과 장애'라는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네 편의 영화를 상영하면서, 노인 문제를 중심으로 장애를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지에 대해 논의하는 별도의 토론회를 마련했다.


9일 서울시민청 바스락홀에서 열린 토론회에는 50여 명의 청중이 함께한 가운데, 남병준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전 정책실장과 이동석 성공회대 외래교수가 주제 발표에 나섰다.

 

▲제13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에서는 '노인과 장애'라는 주제로 별도의 토론회 자리를 마련했다.


남병준 전 정책실장은 한 영화 속 일화를 소개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영화에서 변사체가 강물에 떠내려가고 있었는데, 그 강물은 행정구역상 두 개 시의 경계였다. 그런데 출동한 양쪽의 경찰들은 물살이 자기네 쪽으로 오면 자기들 사건이 되니 물살이 반대편으로 가기만을 기다리며 가만히 보고만 있는 것이었다"며 "똑같은 상황이 복지 영역에서도 일어난다. 장애를 가진 노인의 문제에 대해서 복지부 내에서도 장애인 담당자와 노인 담당자가 서로 떠넘기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남 전 실장은 우리나라 장애인복지와 노인복지 전반을 아우르는 공통적인 문제를 의학적 기준에 따른 서비스 판정이라고 봤다. 그는 "지금의 장애등급 심사에서는 뼈에 손상이 있고 체중도 많이 나가서 걷지 못하는 사람에게 엑스레이 사진을 근거로 해서 '이 뼈는 걷는 뼈'라고 한다"며 "(의학적 기준이라는 명분으로) 행정이 말도 안되는 식으로 발전해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노인요양의 경우도 마찬가지인데, 이 제도는 노인의 필요도를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의학적인) 요양등급을 바탕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장애등급제 폐지 투쟁을 3년 가까이 진행해 오면서 이런 제도로 피해받는 장애인의 문제는 많이 알려졌지만 여전히 65세 이상의 노인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남 전 실장은 또 "(정치인들은) 선거 때 노인을 위해 뭘 해주겠다 시혜적인 발언들은 많이 하지만 여전히 노인장기요양서비스는 한 달에 120시간을 넘지 못한다"며 "고령화 사회가 돼가면서 노인 문제 피할 수 없다. 앞으로는 고령자에 대한 사회적 권리의 문제도 장애인 문제의 하나로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동석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현재 제도적으로 고령장애인이 처해있는 문제에 대해 지적했다. 현행 제도상으로는 장애인활동지원서비스를 받고 있는 장애인이 65세가 되면 자동으로 노인장기요양을 받도록 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서비스의 양이 급격히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비스는 더 필요로 하게 되지만 배제되는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라며 "대안은 본인이 어떤 서비스를 택할지 선택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또 "노인장기요양제도가 처음 생길 때 장애인계에서는 '장애인은 돌봄이 아니라 지원을 필요로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이 제도로 편입되는 것을 반대했었다. 그러나 두 가지 방식 모두 장단점이 있을 것이고 외국의 경우 성인기 제도는 통합된 나라들도 있다"며 "바람직한 방안에 대해서 더 많은 토론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중석에서 의견을 제시한 최진영 성동장애인자립생활센터 소장은 "장애인도 나이를 먹는데, 노인이 되어서도 흰머리 휘날리며 투쟁해야 하는가라는 고민이 든다"라고 말문을 열며, 장애를 가진 노인이 누리는 온전한 삶의 권리라는 것은 어떤 모습일지에 대한 궁금증을 던졌다.


이에 대해 남병준 전 정책실장은 "장애인복지에서 '정상화'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것은 평범한 일반 사람들의 삶과 같은 권리를 갖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것이 좋게 말하면 '우리도 남들처럼'이라는 말로 해석되지만, 나쁘게 말하면 사회의 다수를 쫓아가자는 것이다"라며 "그렇다면 우리 사회의 다수 노인의 삶은 어떤가? 요양시설에 가서 삶을 마감하는 게 평범한 노인의 삶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남 전 실장은 "장애를 가졌건 아니건 간에, 노인들이 요양시설에서 사는 모습은 정당한가? 이 질문에 대해 장애인운동이 함께 고민하고 답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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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금철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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