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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부모 시청 농성 이틀째, 서울시 여전히 '강경'
10일 오전 농성자들에게 통보 없이 기자브리핑, 부모들 '반발'
부모 2명 항의 과정서 실신...구급차 출동하기도
등록일 [ 2015년04월10일 21시34분 ]

발달장애인 지원 대책 수립을 요구하는 장애인부모단체의 농성이 이틀째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서울시의 입장은 '강경 모드'를 유지하고 있다. 게다가 이날 오후 서울시는 농성자들에게 알리지 않은 채 기자브리핑을 열고, 부모단체의 요구를 이미 수용해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부모단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반발하고 있다.


서울시는 10일 오후 2시 '발달장애인 보호·돌봄 관련 서울시 입장' 기자회견에서 현재 서울시가 제공하는 발달장애인 돌봄․복지 서비스에 대한 설명과 앞으로의 계획, 현재 농성 중인 발달장애 부모들의 요구 사안에 대해 기자들에게 설명했다.


 

▲서울시는 10일 2시 현재 시청에서 발달장애 부모들이 점거 농성을 하는 것과 관련한 기자 브리핑을 열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서울시는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 요구와 관련해서 현재 1개소를 운영 중이며, 4개의 거점형 장애인복지관에 발달장애인 중심의 장애인가족지원센터를 이미 운영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올해 11월 시행되는 ‘발달장애인법’에 대한 보건복지부의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발표되면, 그에 따라 발달장애인지원센터를 설립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 또한 올해 1개소 설치·운영하고, 2018년까지 4개소를 추가 설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브리핑 과정에서 한 기자가 던진 “저들(발달장애 부모)의 요구와 서울시의 계획이 상당 부분 일치하는 것 같은데 저들은 왜 어제부터 농성 중인가?”라는 질문에 대해서도 "단지 시기적인 차이일 뿐"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뒤늦게 기자브리핑 사실을 전해 들은 부모단체 회원들은 자신들이 요구했던 바와 다르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들은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와 관련해 애초에 '2016년까지 권역별로 4개소, 2018년까지(박원순 서울시장 임기 내에) 권역별로 25개 설치·운영'을 요구했지만, 이에 대한 언급은 완전히 빠져 있다는 것. 발달장애인평생교육센터는 성인기에 갈 곳 없는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참여를 위해 부모단체가 가장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부분이라는 점에서 부모들의 분노는 거셌다.


이들은 "서울시가 부모들을 생떼 쓰는 사람 만들고 있다"며, 농성 중인 자신들에게 알리지도 않고 '몰래' 기자브리핑을 한 것에 대해서도 분노를 토했다. 이들은 한 때 책임자 사과를 요구하며 청사 2층 진입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발생해, 항의하던 발달장애 부모 두 명이 한 때 호흡 곤란을 호소해 구급차가 출동하기도 했다.

 

▲ 서울시가 현재 시청에서 진행 중인 발달장애 부모들의 점거 농성에 대한 기자 브리핑에서 이들의 요구 사안을 축소 보도하자 발달장애 부모들이 반발하며 책임자 사과를 요구하고 있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서울시의 추가 해명은 없었다. 서울시는 지난 3월 25일 발표한 공공청사 무단 점거농성에 대해 비타협 대응하겠다는 원칙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박근수 복지기획관은 “현재 저렇게 (농성하고) 있는 상황에선 무슨 이야기를 하긴 어렵다”라고 밝혔다.


이번 발달장애 부모들의 점거는 서울시의 점거농성 강경 대응 방침이 발표 이후 첫번째 점거농성 사례로서, 서울시의 이후 대응 방향에 귀추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이날 농성에 참여한 이은자(45세, 강서구) 씨는 “서울시는 계획이 다 있는데 엄마들이 마치 무식하게 들어대는 것처럼 이야기했다”며 “서울시가 2년도 못 기다리는 사람으로 그렇게 매도하니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라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이 씨는 발달장애 1급의 18살 자녀와 이날 함께 농성에 참여했다.


특수학교 고등학교 1학년에 재학 중인 지적장애 1급의 자녀를 키우는 김태우(51세, 동대문구) 씨 역시 미래에 대한 막막함을 토로했다. 김 씨는 “일반 사람들한텐 ‘사회에 진출한다, 백수가 된다’는 표현을 쓰지만 우리 아이들은 사회에 나오는 게 아니라 그냥 ‘학교를 그만두는 거다’”라며 “더는 갈 데가 없다”라고 말했다.


장애인부모 단체에 따르면 서울 시내 학령기가 지난 발달장애인(중복장애 포함, 2013년 복지부 조사 기준)은 5만여 명에 이르나 주간보호시설 등 발달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는 기관 수용인은 5000여 명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이들은 “90%에 이르는 발달장애성인은 집에만 있거나 시설로 보내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발달장애인 당사자와 부모들 50여 명은 서울시 권역별로 발달장애성인을 위한 평생교육센터와 장애인가족지원센터 설치와 운영 예산 확보, 발달장애인지원센터 설치․운영 예산 확보를 요구하며 점거 이틀째 밤에 접어들었다.

 

▲항의하며 서울시청 진입을 시도하던 발달장애 부모 두 명이 호흡 곤란으로 쓰러져 119가 출동했다.

▲발달장애인과 그의 부모들이 점거 농성 이틀째를 맞이하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그의 부모들이 점거 농성 이틀째를 맞이하고 있다. 발달장애 부모들은 발달장애인의 문제와 그의 가족들이 처한 현실을 알리기 위해 자녀들과 함께 농성에 참여하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그의 부모들이 점거 농성 이틀째를 맞이하고 있다.

▲발달장애인과 그의 부모들이 점거 농성 이틀째를 맞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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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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