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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시외이동권 소송 화해 무산...소송 장기화 되나?
법원 화해권고에 국토부·서울시 등 잇따라 이의신청국토부, “사법부 강제, 민사소송 한계 넘어선다" 주장
등록일 [ 2015년04월13일 16시35분 ]

▲"장애인도 버스 타고 고향에 가고 싶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가 장애인의 시외이동권 보장을 요구하며 고속버스를 점거한 모습.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이 시외이동권을 보장해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법원이 화해권고 결정을 내렸지만, 원고와 피고 모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양측의 이의신청으로 화해는 무산됐고, 이로써 소송이 장기화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월 4일, 계단 있는 버스에 탑승이 어려운 휠체어 이용 장애인, 유모차를 끄는 영유아 동반자, 고령자 등 교통약자들이 시외 이동권을 보장하라며 국토교통부 장관, 서울특별시장, 경기도지사 그리고 버스 사업자인 금호고속과 명성운수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경우, 계단 있는 버스를 탈 수 없어 시외구간 이동 시 철도 외에는 이용할 수 없는 것은 차별이라며 시정조치도 요구했다.

 

이에 대해 지난 3월 24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6부(지영난 부장판사)는 "교통약자가 교통수단 등에서 제한·배제·분리·거부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며 필요한 조치를 마련해 나가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는 취지의 화해권고를 결정했다.

 

피고 국토교통부 장관에 대해선 “제3차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2014~2021)에 교통약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 버스 등의 도입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도록 한다”고 했으며, 서울특별시장과 경기도지사에게는 “‘지방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계획’에 저상버스 등의 도입에 관한 내용을 포함하도록 한다”고 결정하였다.

 

금호고속과 명성운수에게는 “시외버스, 광역급행형, 직행좌석형, 좌석형 버스에 장기적으로 저상버스 등의 비율을 점차 늘려가도록 노력하고, 교통약자의 승하차에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며, 내부적으로 장애인 인식 개선 및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에 관한 교육을 실시한다”고 결정하였다.

 

그러나 이러한 법원의 결정에 국토부는 지난 4월 3일 “행정부에 대해 사법부가 강제하는 것은 민사 소송의 한계를 넘는 것으로 현행 법체계에 어긋난다”며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번 시외이동권 소송에 참여하고 있는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아래 연구소)에 따르면 국토부는 “장애인과 교통약자를 위한 정책을 시행하지 않는 게 아니”라면서 “다만 비용이 필요하기에 법적 절차를 따라야 한다. 절차 없이 단독으로 법원 결정에 따라 진행할 수 없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가 이러한 입장을 취하자 서울시, 경기도, 버스 사업자들 또한 “정부 정책 없이 이행하긴 어렵다”며 잇따라 이의 신청을 제기했다. 피고들이 이의 신청을 제출함으로써 화해권고 결정은 효력을 상실했다.

 

원고 측 또한 지난 9일 화해결정에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이들은 “법원의 화해권고 내용이 추상적이고, 구체적이지 않아서 결정만으로는 언제부터 저상버스 등을 실제 이용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다”면서 “특히 일부 내용은 ‘노력한다’라고 되어 있어 이행이 담보되기 어렵다”라며 화해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한편, 연구소는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피고들이 거부한 화해권고 결정의 내용은 법원의 독단적인 판단이 아니라, 헌법과 법률에 규정되어 있는 내용을 이행하라고 한 것일 뿐”이라며 “법률의 명령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국회의 입법권한을 침해하고, 나아가 국회를 구성한 국민주권의 원리를 존중하지 않겠다는 태도로 이해할 수밖에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계획 수립 절차를 핑계로 법률을 이행하지 못하겠다는 것은 본말이 바뀐 주장”이라면서 “절차를 추진할 주체인 국토교통부 스스로 ‘행정권한’을 포기한 것과 다름없다”라고 질타했다.

 

앞서 작년과 올해 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단체들은 고속버스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점거하며 교통약자의 시외이동권 보장을 촉구해온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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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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