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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 약속의 밤, 기억의 광장에서
"시신 유실 없이 세월호 선체 인양, 시행령 폐기" 외쳐 헌화도 막는 이 치욕의 정부의 끝은 무엇인가
등록일 [ 2015년04월17일 15시39분 ]

2014년 4월 16일로부터 정확히 1년이 지난 2015년 4월 16일 저녁, 서울시청 광장에서 ‘4․16 약속의 밤’이 열렸다. 사람들은 꽃을 들고 그 자리에 모였다. 광장은 발 디딜 틈 없이 가득 찼다. 노란색 옷을 입은 세월호 유가족이, 단원고 학생들이 자리의 맨 앞에서 함께 했다.

 

“우리 다윤이 예쁘죠? …전 미치도록 보고 싶습니다.”

 

딸이 잠긴 바닷물을 손으로 매만지던 세월호 실종자 허다윤 양의 어머니 대신 아버지 허흥환 씨가 무대에 올라 말했다. 그러나 이날 사람들에게 가장 전하고 싶은 말은 이 말이 아니었을까.

 

“국민의 한 사람, 다윤이의 아빠, 실종자 아홉 명의 대표로서 전진할 것입니다. 이젠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울고만 있을 시간이 저에겐 없습니다. 수많은 가족들 앞에 저는 당당히 말합니다. 앞장서서 가겠다고.”

 

그러니 함께하자고. 그 간절함을 전했다. 희생자 형제․자매들도 무대에 올랐다. 그들은 “사람들은 미안하다고만 할 뿐, 왜 이 잘못된 사회를 바꾸려 행동하지 않느냐”고 물었다. 그리고 1년 전 동생이 죽어가는 걸 생방송으로 지켜봐야 했던 자신이, 이렇게 죽어가는 것만은 지켜보지 말아 달라며 사람들에게 호소했다.

 

자신의 고통을 드러냄으로써 이미 움직이고 있는 그들은 또 한 번 사람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가장 적극적으로. "국가가 국민을 구하지 않은 이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하여.

 

이날 장애인계도 함께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50여 명의 장애인활동가가 새벽까지 함께 자리를 지켰다.

 

그 자리에서 1년 전 오늘을 떠올리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1년 전 그 날, 당신은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나.

 

몸이 안 좋아 집에 누워있던 문애린 씨(뇌병변장애)는 TV를 보던 차에 물에 떠 있는 세월호와 마주했다. 표현하기 힘든 것들로 마음이 채워지면서 묵직하고 무거워졌다. 그래도 한 명, 두 명 구했다는 소식이 들려왔고 다행이라 생각하며 그렇게 사람들이 다 살아 돌아올 줄 알았다. 그러나 아니었다. '역시 정부는 믿을 게 못 되는구나' 그녀는 생각했다.

 

임소연 씨는 점심을 먹다 그 소식을 들었다. 처음 들은 말은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 믿을 수 없었다. 다 구했다고? 정말 사실이야? 깊은 의구심. 그리고 밤을 맞았다. 그날은 그녀에게도 다급한 날이었다. 그날 밤, 사흘 전 집에 홀로 있다 일어난 화재로 몸의 1/3이 불타 의식을 잃고 병원에 입원 중인 송국현 씨의 상태가 더욱 위독해졌다는 연락을 받았다. 몸보다 마음이 바삐 병원으로 내달렸다. 휴대전화를 손에 쥐고 초조한 마음을 다스리려 애썼다. 인터넷에선 세월호 소식이 계속 들려왔다. 해경이 구조를 안 하고 있다는 어떤 이의 비명을 듣고야 말았다. 그 밤을 함께 샜다. 만감이 교차했다. 이쪽도 죽음을 기다리고 있었기에. 16일 밤을 지나 17일의 동이 트여오던 새벽 6시 40분, 송국현 씨의 심장이 멈췄다. 그로부터 1년, 세월호 유가족의 이야길 들으며 그녀는 그 밤이 떠올랐다. 그렇게 ‘우린’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이날 밤도 경찰은 시청 광장에서 광화문으로 헌화를 하러 가는 길을 기어이 막고야 말았다. 사람들은 손에 쥔 국화를 경찰 차벽을 향해 던졌다. 캡사이신이 뿌려졌다. 경찰은 사람들을 연행해갔다. 제일 앞선 이들부터, 이 분노를, 슬픔을 참을 수 없었던 이들부터 차례로. '그 날'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유가족들은 여전히 광화문 광장에서 버티고 있다. 가장 소중한 것을 잃어 더는 잃을 것이 없다는 이들이 맨몸으로 버티고 있다.

 

1년이 지났다. 지난 1년간 명백해진 것은 이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이 아니라 이 치욕스러운 정부의 민낯이었다.

 

▲하늘 높이 치켜든 국화 한 송이

▲"아직 세월호에 사람이 있다"
▲4․16 약속의 밤에 함께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
▲국화를 든 장애와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
▲국화를 든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문애린 활동가
▲"친구들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
▲4․16 약속의 밤에 함께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
▲아버지 목마를 탄 여자아이가 꽃다발을 하늘을 향해 들어 올리고 있다.
▲진선미 의원
▲"세월호 참사 주범은 노동착취 강화 주범"
▲한 어린아이가 국화를 든 채 아버지의 품에 안겨 있다
▲노란리본을 단 학생들
▲4․16 약속의 밤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4․16 약속의 밤
▲4․16 약속의 밤에 참여한 5만여명의 시민
▲ 4․16 약속의 밤에 참여한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활동가들이 행진하고 있다.
▲경찰은 서울시청에서 광화문 광장으로 가는 길목을 차벽으로 막았다
▲하늘 높이 치켜든 국화 한 송이
▲경찰이 쏘는 헤드라이트 불빛에 국화를 들어 올리는 남자
▲한 남자가 국화를 소중히 품에 품고 있다.
▲"세월호를 온전히 인양하라!" 행진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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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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