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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가니’ 피해자 항소심도 ‘패소’… 법원 “국가 책임 없어”
법원, 공소시효 만료·증거 부족 등 이유로 항소 기각
피해자 항소심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 예정
등록일 [ 2015년05월28일 17시04분 ]

▲지난 2012년 3월 20일, 서울중앙지방법원 앞에서 열린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피해자 국가상대 손해배상 청구' 기자회견.


영화 『도가니』로 알려진 광주 인화학교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들이 국가를 상대로 한 항소심에서 법원이 “국가 책임이 없다”며 항소심을 기각했다.

 

서울고등법원 제29민사부는 진아무개 씨 등 7명이 대한민국, 광주광역시, 광산구, 광주교육청 등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 대해 28일 선고공판에서 원고의 항소 내용을 전부 기각했다.

 

피해자들은 1985년부터 2005년까지는 인화학교 교사와 학교 직원 등에게, 2009년에서 2010년까지는 학교 학생들에게 성폭력을 당했다며 국가를 대상으로 관리·감독 부실 등의 책임을 물어 지난 2012년 3월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었다. 피해자들은 인화학교를 운영하는 사회복지법인 ‘우석’이 국가로부터 공무 위탁을 받았으며, 지방자치단체가 사회복지시설을 관리·감독할 책임이 있었음에도 사실상 책임을 회피해 성폭력 사건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피해자들은 학교에서 성폭력이 일어나 안전하게 교육받을 권리가 침해됐음에도, 학교 교육을 관장하는 교육청이 제대로 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날 재판부는 2005년 이전에 일어난 성폭력 사건에 대해서는 국가배상청구권 공소시효인 5년이 지나 국가 배상 책임이 없다고 판시했다. 원고 측 피해자들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판정을 받고 피해 사실을 알게 된 2011년으로 공소시효 시점을 적용해야 한다고 항변했으나 이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어 재판부는 학생 간 성폭력 사건에 대한 광주시, 광산구의 책임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성폭력 재발방지를 위한 관리·감독 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근거가 부족하며, 지자체의 의무와 학생 간 성폭력은 인과관계가 없다고 보았다.

 

또한, 재판부는 교육부 장관과 광주교육청 교육감의 교육권 보호 의무 소홀 건에 대해서도 이들 수장이 교육에 대한 관리·감독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경찰관의 성폭력 초동수사 미흡, 지연에 대한 원고 측 제기도 수사 규정을 위반했거나 사건을 부당하게 처리했다고 볼 근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외에도 광주시 공무원이 피해자를 모독한 건에 대해서는 공소시효가 지났다며 기각했으며, 광산구에서 피해자에게 후견인을 지정하지 않은 잘못이 있다는 원고 측 주장에 대해서도 후견인 선임과 성폭력 인과관계는 불충분하다고 밝혔다.

 

이번 소송에 원고 측 변호인단으로 참여한 한국여성변호사회는 “2006년 국가인권위원회의 권고 이후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감독상의 주의의무의 수준이 고도로 높아졌다”라며 “(재판부는) 국가, 지자체가 의무를 저버린 데 대해 마땅히 국가에 장애를 가진 국민을 보호하지 않은 책임을 인정했어야 했음에도 이번 항소를 기각한 점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라고 유감을 표시했다. 원고 측은 항소심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할 계획이다.

 

한편, 인화학교 성폭행 피해자들은 2014년 9월 서울중앙지방법원 1심 재판에서도 공소시효 만료와 증거 불충분 등을 이유로 패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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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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