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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장애 개념, 국제 기준보다 협소…“새로운 기준 필요”
정신장애 인구, 실제보다 ‘과소 추정’될 수밖에 없어
ICF VS GALI, 정신장애 측정에 적절한 도구는?
등록일 [ 2015년05월29일 21시59분 ]

▲2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5년 한국장애인복지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정신질환과 정신장애의 접점과 경계’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한국에서의 정신장애에 대한 개념 정의가 국제적 기준보다 협소해 정신장애 인구가 과소 추정될 수 있다며, 이를 바로잡을 새로운 국제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29일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열린 2015년 한국장애인복지학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정신질환과 정신장애의 접점과 경계’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개최됐다.

 

우리나라에서 정신장애인은 「장애인복지법」 2조에 따라 “지속적인 정신분열병, 분열형 정동장애, 양극성 정동장애 및 반복성 우울장애로 인해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받아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으로 정의된다.

 

2011년 장애인 실태조사에 따르면 정신장애 출현율은 0.23%에 그친다. 이 조사는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등록 재가정신장애인과 행복e음을 통해 집계된 시설거주 정신장애인을 고려한 숫자다. 보건복지부는 이 비율에 2010년도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군인, 외국인 제외) 전체 인구수인 4785만 677명을 곱하여 우리나라 정신장애 추정인구수를 산출했다. 이 계산에 따르면 현재 우리나라의 정신장애 추정인구수는 10만 9817명이다.

 

그러나 강상경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이러한 산출 방법은 잘못되었다고 지적했다. 강 교수는 “우리나라는 「장애인복지법」에 따라 정신장애 범주를 제한하고 있다”면서 “무엇보다 정신장애 특성상 미등록 장애인이 많은데 등록 정신장애인으로 대상을 제한하고 있어 실제 인구수보다 과소 추정될 수밖에 없다”라고 꼬집었다.

 

이러한 지적은 실제 OECD가 발표한 국가별 장애유병률에서도 드러난다. 2010년 OECD가 발표한 장애유병률 국가별 비교를 보면 한국은 OECD 가입국 중 가장 최하다. OECD 평균 장애유병률은 14.1%이며 한국은 평균치보다 한참 낮은 6% 수준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오래전부터 한국의 경우 엄격한 측정으로 이뤄져 있는 등록장애인구를 통해 장애출현율을 파악하기 때문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따라서 강 교수는 정신장애에 대한 개념을 정립하고 이를 측정할 새로운 도구로 국제기능장애건강분류(ICF)와 국제활동제약지표(GALI)를 제시했다.

 

2001년 WHO(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ICF에서 장애란 개인적, 환경적, 증상적 부분들이 복합적으로 작동하는 상호과정의 결과다. 이에 대해 강 교수는 “ICF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장애정의이고, 심신기능 손상, 활동제약, 참여제한으로 다양한 부분을 포괄하고 있다는 데 장점이 있다”면서도 “그러나 측정항목이 많아 실제 인구조사나 사회조사에서 사용하긴 어렵다. 실제 WHO에서도 이를 통해 국제비교를 한 연구 자료는 없다.”라고 밝혔다.

 

따라서 강 교수는 GALI가 측정과 비교연구에 더욱 용이하다고 주장했다. GALI는 주관적 건강상태, 만성건강문제 지표와 더불어 유럽에서 통용되는 건강 및 장애 측정도구인 MEHM(유럽인 최저 건강 지표)을 구성하는 지표다. 강 교수에 따르면 현재 WHO와 EU에선 GALI를 통해 장애를 측정하고 있다. GALI는 증상, 기능상의 손상이 6개월 이상 지속하는지를 묻는 단일문항으로만 구성되어 있다.

 

그러나 강 교수는 “제일 좋은 방법은 간단하게는 GALI로 가고, 치료계획·특성 등에 대해선 ICF 진단으로 하는, 이중으로 가야 하지 않겠나”면서 최종적으로는 두 도구를 적절히 조합하는 방안으로 갈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ICF에 대한 이러한 비판에 변경희 한신대 재활학과 교수는 정신장애 판정 도구로 ICF가 적절하다고 반박했다.

 

변 교수는 “ICF의 가장 큰 장점은 개인의 신체 및 구조의 기능 정도를 파악할 수 있는 의학적 평가와 개인의 활동과 참여 정도를 평가하는 사회적 평가 기준이 있어 종합적이면서 개별적 접근이 가능하다는 것”이라면서 “정신장애의 경우, 다양한 질환으로 기능 제한의 폭이 넓고 개인의 차이도 다른 장애영역보다 크”기에 ICF가 더욱 적절하다고 설명했다.

 

변 교수는 “ICF는 방대함으로 실용성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핵심지표’ 연구를 실시하고 있다”면서 “정신장애와 관련된 핵심지표로는 우울증과 양극성 정동장애가 있으며 올해엔 조현병에 대한 핵심지표가 발표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변 교수는 현재 장애유형별로 나누어져 있는 장애인복지 제도에 대해 “장애유형별 접근은 의료적 접근일 수밖에 없다. 이는 장애인이 장애로 인해 겪는 기능 제한을 평가하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장애유형별 접근이 아닌 장애로 인한 기능 제한과 개인 및 환경 등 종합적인 평가를 하는 방안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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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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