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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한 '동성애 반대' 외침 속, 퀴어퍼레이드 진행
보수.기독교 단체, 태극기 흔들며 “예수” 연호
16회 퀴어문화축제, 서울광장서 진행 중
등록일 [ 2015년06월28일 15시38분 ]

▲ 28일 퀴어퍼레이드 행사장 근처인 시청역 5번 출구에서 퀴어퍼레이드 참가자와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벽을 사이에 두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보수 기독교 단체의 반대, 경찰의 집회금지통고 등 숱한 우여곡절 끝에 열린 16회 퀴어문화축제 마지막 행사인 퀴어퍼레이드가 28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진행되고 있다. 올해는 마지막 행사까지 어김없이 보수 기독교 단체의 '동성애 반대' 맞불 집회와 함께 진행되고 있다. 
 
퀴어문화축제조직위원회(아래 조직위)는 올해 ‘사랑하라, 저항하라, 퀴어레볼루션’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6월 한 달간 성소수자의 인권과 자긍심을 알리는 행사를 진행해왔다. 지난 2000년 시작한 퀴어문화축제는 15회를 맞은 지난해, 퀴어퍼레이드 과정에서 보수 기독교 단체의 집단적인 반대 행동에 부딪혔다.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들은 지난해 퍼레이드 행진로를 점거하고 행진을 방해하는 집단행동을 펼쳤다.

 

올해 이들의 집단행동은 더욱 노골화됐다. 지난 9일 퀴어문화축제 개막식 때 서울시청 일대를 포위하고 행사 진행을 방해했고, 이에 앞서 지난 5월에는 퀴어퍼레이드 개최 예상 장소에 ‘집회신고’를 선점하기 위해 경찰서 두어 곳 앞에서 노숙하며 줄을 서기도 했다. 

 

이 때문에 28일 퀴어퍼레이드 준비는 만만치 않았다. 조직위는 지난달 28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퀴어퍼레이드에 대한 집회신고를 냈으나, 서울지방경찰청과 남대문경찰서는 보수 기독교 단체가 조직위보다 먼저 집회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조직위에 옥외집회금지통고를 내렸다. 하지만 지난 16일 서울행정법원이 경찰의 이 결정에 대해 집회 자유를 침해하는 법적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금지통고 집행 정지를 결정해 합법적으로 퀴어퍼레이드를 진행할 수 있게 되었다.

 

28일 오후 3시 현재 예수재단, 동성애반대연대, 살롬 선교회 등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 500여 명이 퀴어퍼레이드 장소인 서울광장을 중심으로 시청역 5번 출구, 서울시청 정문 앞, 국가인권위원회 앞 등에 포진해 퀴어문화축제 반대를 외치고 있다.

 

▲북을 치며 "예수"를 연호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

▲북을 치며 "예수"를 연호하는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


이들 단체는 퀴어퍼레이드 부스 행사가 시작된 오전 11시부터 교회 부흥회와 예배를 진행했다. 이들은 북춤을 추거나 태극기를 흔들면서 일제히 “예수”를 연호했으며, 연설자로 나선 한 회원은 동성애가 국가적, 종교적으로 해악이 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이들 단체는 서울광장에 퀴어퍼레이드를 허용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난하며 사퇴를 촉구했다. 심지어 동성애를 막기 위해 국가 계엄령 선포, 국회 해산 등을 촉구하는 극단적인 주장이 담긴 현수막을 내걸기도 했다.
 
경찰이 행사에 앞서 퀴어퍼레이드 행사장 주변을 보호벽으로 둘러쌓지만, 행사장 경계 여러곳에서 크고 작은 충돌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퀴어퍼레이드 행사장과 보수 기독교 단체 집회 장소가 붙어있는 시청역 5번 출구 부근에서는 경찰 벽을 사이에 두고 마찰이 벌어지기도 했다. 보수 기독교 단체 회원들이 행사장을 바라보고 일제히 태극기를 흔들며 소리를 지르면,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은 “서울은 동성애 혐오를 반대한다(Seoul against homophobia)”,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등의 현수막을 들고 대응했다. 

 

강명진 조직위 집행위원장은 “우리로서는 매번 저분들이 반대하는 게 불편하지 않을 수 없다. 보수 기독교 단체 분들이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것에 대해 우리는 관여하지 않지만, 저분들은 남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신념을 사용하는 게 문제”라며 “저분들이 자신들의 신념에 의해 하는 행동인지는 모르겠지만, 신념을 주장하는 방식에 대해 고민해보기 바란다”라고 밝혔다.
 
강 집행위원장은 “사회는 조금씩 변해가고 다름에 대한 존중도 늘어가고 있다”라며 “물론 변화의 과정에서 이런 마찰을 겪을 수 있다. 하지만 이에 맞서 끊임없이 변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광장 내 퀴어퍼레이드 행사장에서는 오전 11시부터 90여 개 성소수자, 인권단체, 정당 등이 부스를 차리고 부대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등 12개 대사관에서도 부스를 차려 이번 퀴어퍼레이드에 동참했다.
 
오후 2시 30분부터 퀴어퍼레이드를 축하하는 개막 행사가 진행 중이며, 오후 5시부터 약 1시간 30분간 본격적인 행진이 진행될 예정이다. 조직위는 올해 퀴어퍼레이드에 3만여 명이 참여할 것으로 전망했다.

 

▲부스행사가 진행되는 행사장. 성소수자, 인권단체 등 90여 개 단체가 부스를 차렸다.

▲한 참가자가 독특한 복장을 하고 "혐오를 멈춰라"라는 피켓을 든 모습.

▲외국인 참가자들이 무지개 현수막에 성소수자 차별 반대에 대한 내용을 적고 있다.

▲미국 등 12개 대사관에서도 이번 퀴어퍼레이드 부스행사에 참여했다. 미국 대사관은 미 연방법원의 동성결혼 합법화를 지지한 오바마 대통령 사진을 세워두고 참가자들이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했다.

▲퀴어퍼레이드에 참가한 한신대 학생이 "동성애 혐오는 치료될 수 있다"는 손피켓을 경계가 된 벽에 끼워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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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홍식 기자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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