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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현 죽음으로 내몬 이가 ‘무결점 행정’하겠다? 장애인계 ‘분노’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으로 취임
등록일 [ 2016년01월05일 22시48분 ]
2013년 11월 청문회 당시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
‘메르스 사태’의 주범 문형표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해 12월 31일로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에 취임하면서 내외부 반발이 극심해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연금지부는 지난해 12월 31일부터 문 이사장의 취임에 반발하며 전북 전주시 국민연금공단 본부 사옥 앞에서 천막 농성에 들어갔다. 그러나 노조의 반발에도 31일 공단은 취임식을 열고 문 전 장관을 이사장으로 임명했다. 현재 노조는 문 이사장의 출근 저지 투쟁을 벌이고 있다. 
 
그의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취임 소식에 장애인계도 분노하고 있다. 국민연금공단 산하에 장애등급을 심사하는 장애등급센터가 있기 때문이다.
 
문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 시절, ‘장애 3급’이라는 이유로 장애인활동보조 등 적절한 서비스를 받지 못해 사망한 고 송국현 씨의 죽음에 어떠한 사과도, 책임도 지지 않았다. 뇌병변장애와 언어장애로 활동보조서비스가 필요했던 송 씨는 당시 등급 재심사를 신청하고 국민연금공단 장애심사센터를 찾아가 이의 제기도 했지만 끝내 서비스를 받지 못했다. 결국 2014년 4월 집에 홀로 있다 발생한 화재를 피하지 못하고 송 씨는 사망했다. 그러나 당시 문 전 장관은 송 씨의 죽음에 관해 “사과는 부적절하다”라며 ‘깊은 유감’만을 표했다. 
 
그러던 문 이사장이 이번 공단 취임사에서 장애심사센터와 관련해 “기초연금, 장애인활동지원과 같은 공단이 위탁받은 각종 복지서비스에 있어서도 ‘무결점 행정’으로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장애인계는 장애인계를 ‘기만’한 것과 다름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조현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정책실장은 “장애인과 사회적 약자 입장에서의 무결점을 이야기하기보다 공공기관 산하 ‘심사기관 입장에서의 무결점’을 이야기하는 것 같다”면서 “객관성, 공정성을 들먹이며 심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겠느냐”라고 내다봤다.  
 
조 정책실장은 “(문 전 장관이) 메르스 사태 이후 책임지고 물러난 지 4개월 만에 또 다른 국가 공공기관 수장으로 임명된 건 터무니없는 일”이라면서 “장관 시절 메르스뿐만 아니라 사회복지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무능력을 보여준 인사”라고 꼬집었다. 
 
이어 조 정책실장은 “기초생활수급자의 근로능력평가가 이뤄지는 곳도 국민연금공단인데 사회적 약자의 복지를 위한 필수적 역할을 하는 공단에 (문형표 전 복지부 장관이 이사장으로) 들어온다는 게 적합한 인사인지 매우 우려스럽다”라고 전했다. 
 
실제 문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 시절 사회적 약자 입장에서 복지의 보편화를 추구하기보다 박근혜 정부가 요구하는 ‘맞춤형 복지’에 힘을 쏟으며 사실상 복지축소를 가져왔다. 이러한 그의 행적은 복지 행정기관의 수장이기보다 ‘정권의 하수인’으로 기능한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 결과 기초생활수급자들의 최소한의 삶을 보장하는 기초생활보장법은 개악되고 부정수급자를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복지 수급에 대한 심사는 강화됐다.
 
한편, 참여연대도 문 이사장의 취임이 있던 당일 성명을 내고 문 전 장관은 공단 이사장이 될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참여연대는 문 전 장관을 “메르스 사태를 방치해 38명의 소중한 생명을 앗아갔으며, 사적연금을 옹호하고 국민연금제도에 대한 불신을 야기한 자”라고 평했다. 
 
참여연대는 정부가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추진하기 위해 문 전 장관을 공단 이사장에 임명했다고 보고 있다. 문 이사장은 복지부 장관 시절, 공단의 연기금을 운용하는 기금운용본부를 공단에서 분리해 투자를 전담하는 공사로 독립시키자는 이른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추진한 바 있다. 현재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연기금은 500조 원 규모에 달한다. 
 
참여연대는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는 겉으로는 수익성과 독립성을 명분으로 삼지만, 속내를 보면 국민의 소중한 노후자금인 국민연금기금을 투기자본화 하고, 가입자 대표의 참여를 배제하며, 제도로부터 기금을 분리해 기금운용에서 정부 경제부처의 개입을 높이겠다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국민연금기금을 금융재벌과 정부 경제부처에 넘겨 국민 노후를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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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혜민 기자 skpebble@beminor.com 이 기자의 다른뉴스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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